주제 무리뉴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 지휘봉을 잡은 지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2시즌을 걸치며 맨유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제 맨유에서의 세 번째 시즌이다. 이쯤이면 수확의 결실을 맺어야 할 때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언제나 3년차에 부진했다. 지금까지 감독 커리어를 통틀어 한 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무른 시간이 3년 2개월이다. 심지어 올 시즌 맨유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감이 앞서고 있다.

언제나 새드 엔딩이었던 '무리뉴 3년차'

 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콘스탄트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 ⓒ EPA/ 연합뉴스


그동안 주제 무리뉴와 숫자 '3'의 궁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5년 동안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지만 팀을 맡은 3년차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2년차에는 각별했다. 포르투,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를 거치며 두 번째 시즌에 언제나 우승컵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포르투와 인터 밀란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2003-04시즌, 2009-10시즌)을 견인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2011-12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를 물리치고 리그 우승을 탈환하기도 했다. 2013년 여름 친정팀 첼시로 복귀한 이후 2년차에 리그 우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 다음 시즌 부진에 빠졌다. 첼시에서는 2004-05, 2005-06시즌 연달아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차지했지만 3년차로 접어들자 맨유에 우승을 내줬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2012-13시즌 무관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선수단과의 불화가 겹치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어 첼시 세 번째 시즌(2015-16시즌)은 더욱 처참했다. 리그 순위는 강등권을 넘나들었고,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행보를 이어간 끝에 결국 성적 부진으로 첼시에서 물러났다.

맨유에서는 믿었던 2년차 징크스마저 유효하지 않았다. 여름 이적 시장 로멜루 루카쿠, 빅토르 린델뢰프, 네마냐 마티치 등을 영입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의 독주 를 지켜보는 처지로 전락했다. 물론 알렉스 퍼거슨 경이 2013년 은퇴를 선언한 이후 맨유의 가장 높은 리그 순위(2위)로 마감했으나 맨시티와 승점차는 무려 19점이나 벌어졌다.

또,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는 세비야에 덜미를 잡혔다. 예상치 못한 챔피언스리그 조기 탈락은 결코 맨유팬들을 납득할 수 없는 결과였다. FA컵도 결승에서 첼시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지부진한 맨유의 오프 시즌, 경쟁팀과 대조적인 행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맨유의 여름과는 사뭇 다르다. 엄청난 이적료를 투자하며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올 여름은 다소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여름 이적시장은 다음달 10일(한국시각)까지다. 3주가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맨유는 프레드, 디오고 달로트를 영입하는 데 그쳤다. 즉시 전력감인 프레드와 달리 19살의 달로트는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 영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히려 맨유와 경쟁하는 라이벌 팀들의 영입이 훨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맨시티는 리야드 마레즈를 영입했고, 리버풀은 알리송 베커, 파비뉴, 제르당 샤키리, 나비 케이타를 스쿼드에 추가시켰다.

감독 교체를 통해 리빌딩에 나선 첼시, 아스널도 분주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첼시는 조르지뉴를, 아스널은 베른드 레노, 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 루카스 토레이라, 마테오 귀엥두지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한 번 방심하면 맨유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토트넘, 리버풀, 첼시, 아스널에게 따라잡히는 것은 순식간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맨유는 교통정리가 시급하다. 나이는 많고, 주급은 높은 잉여 자원이 넘쳐 흐른다. 루이 반 할의 유산이었던 달레이 블린트의 아약스행이 유일한 방출 뉴스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에 중점을 두는 실리 축구를 구사한다. 그런데 제대로 믿고 쓸만한 수비 자원이 에릭 바이를 제외하면 마땅치 않다. 린델뢰프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했고, 필 존스, 크리스 스몰링, 마르코스 로호도 믿고 쓰기엔 부족함이 많다. 또, 1985년생으로 노장 대열에 합류한 좌우 풀백 애슐리 영,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줄곧 신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무리뉴 감독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수비로 향하고 있다. 영국 매체 <메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해리 매과이어, 크리스티안 보누치, 토비 알더웨이럴트 등 수준급의 센터백 영입이 주요 타깃이다.

매과이어는 레스터 시티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활약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보누치는 경험이 풍부하고, 빌드업과 수비력을 두루 갖춘 최정상급 센터백이며, 토트넘의 알더웨이럴트는 최근 몇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No.1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다.

과연 무리뉴 감독이 3년차에 부진하다는 징크스를 뒤엎고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맨유 3년차인 올 시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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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이적시장 무리뉴 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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