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후 21일 새벽2시 검색어 상황 프로듀스48 방송직후에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올라간 보아의 메리크리

▲ 21일 새벽 2시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검색어 Mnet <프로듀스48> 방송 직후 보아의 '메리크리'가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올랐다. ⓒ 야후


새벽까지 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렸던 지난 21일 일본에서는 폭염과 전혀 상관 없는 단어가 검색어 순위 3위를 장식했다. 2004년 일본에서 발매된 보아의 히트곡의 이름인 '메리 크리(メリクリ)'가 뜬금없이 포털사이트 야후 검색어 3위에 랭크된 것이다. 보아의 일본 최대의 히트곡이자 발매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크리스마스에 듣고 싶은 노래' 상위권에 랭크되는 명곡이다.

한여름에 정말 뜬금없는 검색어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한일 동시 방송 중인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 때문이다. 지난 20일 방송 포지션 평가 무대에서 연습생들은 보아의 '메리크리'를 불렀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된 '메리크리' 열풍은 아침이 될 때까지 SNS에 감상평이 올라올 만큼 엄청난 화제를 낳았다.

하위권 연습생들의 반전, '메리크리'에 쏟아진 호평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다들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 것이다. 훌륭한 무대에 대한 칭찬이야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왜 사람들은 눈물까지 흘렸을까. 이는 바로 무대를 만든 연습생 6명의 상황과 '메리크리'의 가사가 너무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정이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아의 '메리크리'를 커버한 6명의 연습생들은 애초에 이 노래를 원해서 부르게 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상위권 연습생들이 자신들이 지명했던 곡을 지명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밀려나게 된 것. 다음 생존 커트라인이 30위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무대를 꾸민 6명의 연습생 대부분은 다음 무대를 기약할 수 없는 탈락 위기에 놓인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꾸민 무대는 다른 연습생들 보다도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반주가 멈추고 침묵히 흐르면서 시작된 박해윤 연습생의 솔로 무대부분은 더욱 눈길이 갔다.

 20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48>에서 솔로 파트를 소화하는 박해윤.

20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48>에서 솔로 파트를 소화하는 박해윤. ⓒ Mnet


"늘 언제나 옆에 있어서 같은 꿈을 꾸는 여행을 하고 싶다
(ずっと ずっと そばにいて 同じ夢さがす 旅をしたい)"

마지막 무대일 수도 있다는 절실함과 한번이라도 더 같은 꿈을 꾸는 연습생들과 무대를 같이 만들고 싶다는 희망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하이라이트 가사는 그녀들의 사정을 알고 있는 모든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일본에서의 뜨거운 반응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네이버 TV캐스트 영상에서 다른 연습생들의 무대를 압도하는 엄청난 '좋아요'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어쩌면 이 무대의 몇 명의 연습생들은 다음 무대에 또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연습생들의 노력보다 뜨거웠던 소속사 몰아주기 논란? 

그러나 21일 오전부터 기사가 쏟아진 것은 의외로 '위스플' 논란이었다. '위스플'이란 위에화, 스톤뮤직, 스타쉽, 플레디스 등 4개 소속사을 일컫는 줄임말이다. <프듀48> 팬사이트인 DC인사이드 '프로듀스48 갤러리'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일부 누리꾼들은 "제작진이 이 소속사의 연습생들에게 분량을 몰아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CJ E&M과 위에화, 스톤뮤직, 스타쉽, 플레디스 소속사들간의 지분 혹은 인적 유착 관계를 주장하기도 한다.

앞서 <프로듀스101> 시즌1, 2에서도 분량 몰아주기 논란은 있었다. 방송분량은 곧 인기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20일 방송된 6회는 전체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키 포인트이기 때문에 논란에 더욱 불이 붙은 상황이다. 포지션 평가는 연습생들이 팬덤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무대다. 31위부터 58위까지 탈락시키는 2번째 순위발표식은 8회에 방송된다. 그러나 촬영 및 편집시간 확보를 위해, 7회 방송 이후 반나절 만에 투표를 마감한다. 이는 <프듀101> 시즌 1, 2 때도 반복된 일이다. 7회 방송에 나온 연습생들은 표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인기 있는 연습생이라면 무대를 보여주지 않아도 미리 표를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하위권 연습생들은 포지션 평가 무대를 통해 새롭게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그렇기에 7회에 나오는 하위권 연습생들은 인기를 얻을 마지막 기회마저 잃게 되는 셈이다.

논란은 이러한 상황에서 '위스플' 소속사 상위권 멤버들이 대부분 6회에 등장하면서 비롯됐다. 미야와키 사쿠라를 비롯한 12위 데뷔권 안의 일본인 멤버들의 무대는 모두 7회 방송으로 밀려났다. 39위 AKB48 멤버 나카니시 치요리 연습생은 21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 '쇼룸'에서 "20일 방송에 나오지 않아서 두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나카니시 치요리는 이 순위 그대로라면 8회 방송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20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48> 6회에서 '메리크리' 커버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연습생들.

20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48> 6회에서 '메리크리' 커버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연습생들. ⓒ Mnet


6회 방송분은 '국민 프로듀서'들이 <프로듀스48>에 열광하는 이유와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이 찜찜한 이유를 모두 보여줬다. 이렇게 어떤 연습생에겐 유리하고 또 다른 연습생에겐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경쟁은 이들만이 아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상상일까.

꿈을 향해 노력하는 소녀들에게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는 유일한 동앗줄이다. 방송분량이 많지 않아도 희망을 안고 오디션에 임하는 연습생들에게 이번 논란은 어쩌면 힘 빠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24일 오전 11시 모든 연습생들의 2차 포지션 평가 직캠이 공평하게 공개됐다. 이를 조금이라도 관심있게 지켜봐 주는 것은 어떨까. 국적 혹은 소속사의 이름과 상관없이 어린 친구들의 꿈과 열정을 지켜주고자 하는 편견 없는 마음으로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최성록 시민기자의 일본 블로그와 일본 매체에도 송부된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스48 메리크리 위스플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