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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날씨가 정말로 덥습니다. 이토록 후덥지근한 열기가 8월 초까지 간다고 하니 벌써부터 숨이 헉헉거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집 세 아이들도 덥다면서 벌써부터 짜증을 내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도서관에 가서 시원하게 책을 읽고 오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죠.
더위 먹은 닭?
▲ 닭 더위 먹은 닭?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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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혹시 닭들도 더위를 먹은 걸까요? 날씨가 덥지 않던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틀에 하나씩 달걀을 낳던 녀석들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5일째가 됐는데도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수시로 쌀겨랑 사료를 섞어서 넣어 주고, 물도 하루에 두 번씩은 새롭게 주고 있는데, 아직까지 달걀 하나 낳아 줄 기미조차 없습니다.
잘 익어가는 토마토. 남자들의 전립선에 제일 좋다고 해요.
▲ 토마토 잘 익어가는 토마토. 남자들의 전립선에 제일 좋다고 해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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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은 교회 텃밭에서 키우고 있는 과일 녀석들이죠. 이곳에 수박이랑, 참외랑, 토마토랑, 가지랑, 고추랑, 도라지랑, 가볍고 손쉽게 따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심었습니다. 담벼락 가까이에는 수박이랑 아로니아랑 푸룬이랑 작두콩이랑 복숭아나무도 심었고요. 그 중에서도 토마토가 제일 풍성하게 열매를 내놓고 있어 그나마 만족하고 있습니다.
고추가 정말로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타는 듯한 더위라 더 그런지 모르겠어요.
▲ 고추 고추가 정말로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타는 듯한 더위라 더 그런지 모르겠어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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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목포 시내에서 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을 신안군 농촌 마을에서 보낸 나로서는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이토록 뜨거운 날씨가 계속된다면 논에 물도 타들어갈 것이고, 깨나 콩을 심은 밭작물들도 다들 시들어 버릴 테니 말이죠. 올해로 예순 여섯 살인 울 어머니의 주름살도 그래서 더 깊게 패이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교회 텃밭에 3년된 도라지예요. 이른 더위 때문인지, 더 바싹 말라가고 있어요.
▲ 도라지 교회 텃밭에 3년된 도라지예요. 이른 더위 때문인지, 더 바싹 말라가고 있어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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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른 더위, #타는 듯한 더위, #더위 먹은 닭, #오이, #어머니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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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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