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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위력에 의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첫 공식 재판 이후 많은 보도들이 쏟아졌습니다. 안희정 씨에 대한 재판은 이후 6․9․11일로 이어졌고, 13일에는 배우자 민아무개씨가 피의자 측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재판이 이어지면서 선정적인 보도 양상이 극심해졌습니다. 김지은 씨 측이 비공개 재판을 요청한 것과 달리 안희정 전 지사 측은 공개 재판을 신청하면서 일부 피고인에 유리한 증언들이 여과 없이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안 전 지사의 배우자 발언까지 공개되면서 보도 양상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는 "안 전 지사의 증언이 노출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면서 "성폭력 사안은 '성폭력 사건 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도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함께 제정한 '성폭력 사건 보도 가이드라인'은 "언론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이라고 해서 피해자나 가족의 사생활이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증인들의 자의가 섞인 주장들을 그대로 중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으나 종편의 시사프로그램들은 재판에서 나온 자극적인 증언들을 중계하며 부적절한 방송을 이어갔습니다.

'안희정 재판', 있으나 없으나 매일같이 중계?

 △ 7/3~7/13 프로그램별 전체 방송시간 대비 ‘안희정 재판’ 관련 보도 시간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7/13 프로그램별 전체 방송시간 대비 ‘안희정 재판’ 관련 보도 시간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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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의 주요 시사프로그램(MBN <뉴스와이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정치데스크>, <뉴스TOP10>)은 첫 재판 이후 증인들의 주장을 매일같이 중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첫 재판 결과를 보도한 3일 이후 안희정 씨 부인 민 씨의 증언이 나온 13일까지 7월 5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안희정 재판'을 다뤘습니다. 총 681분의 방송시간 가운데 20.7%에 이르는 141분을 '안희정 재판'에 할애했습니다. 타 프로그램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재판이 2․6․9․11․13일 있었던 만큼 매 재판을 중계하는 것을 넘어서 재판이 따로 없던 날까지 선정적인 보도를 이어간 겁니다.

'피고 측 증언'으로 뽑은 제목들, 애초부터 '규정 위반'

 △ 7/3~7/13 ‘안희정 재판’ 관련 보도 대담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7/13 ‘안희정 재판’ 관련 보도 대담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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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관련 시사 대담은 제목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사건과 관련해 자극적인 단어를 뽑거나 피고 측에 유리한 증언들을 중심으로 양측의 '공방구도'를 부각한 겁니다.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 모든 대담 제목이 그런 부적절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TV조선은 <산부인과 진단서>(7/3)와 같이 피해자의 진료기록을 강조하거나 <리조트에서 무슨 일이?>(7/13)와 같이 장소를 명시하며 관음증적 시각을 보였습니다. <"혼인경험, 고학력">(7/4) <셀프 호텔 예약>(7/12) 등 피고 측 증언을 그대로 명시한 제목들과 <반격나선 측근들>(7/11)처럼 아예 피고 측에 서서 '반격'이라는 표현을 쓴 제목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채널A도 <"지사님, 저 울어도 되죠?">(7/11) <"'비서 마누라'로 불렸다">(7/13), <"김지은이 호텔 직접 예약">(7/12) <안희정의 반격>(7/11,) <안 부인 남편 구원투수 될까>(7/13)와 같은 선정적인 제목들이 대다수입니다.

MBN은 대부분의 제목을 '양측 공방'으로 뽑아 TV조선‧채널A보다는 위험성이 덜 했으나 역시 일부 사례에서 피고 측 증언을 인용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 비서 측 "안희정은 왕" vs 안희정 측 "유독 친밀" 양측 공방, 진실은?>(7/11), <안희정 아내 법정 첫 진술 '위험할 것 같아 멀리하라' 조언 공방 가열… 재판 영향은?>(7/13)이 대표적입니다.

TV조선‧채널A의 부적절한 '대담 제목', 어떤 규정 위반했나

이렇게 진행 중인 재판에서 나온 일방의 증언을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심의 규정 위반입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1조(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는 방송은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다룰 때 "정당한 사유 없이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않는 내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23조(범죄사건 보도 등) ④항은 "방송은 피고인․피의자․범죄혐의자에 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범죄행위가 과장되거나 정당화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만든 <성폭력 사건보도 실천요강>은 "2.기사 작성 및 보도시 주의사항"으로 "7. 사실관계가 확인되기도 전에 가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진실인 것처럼 여과 없이 보도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명시했습니다. TV조선‧채널A의 경우 프로그램의 코너 제목에서 이미 관련 규정과 준칙을 모두 어기고 있는 겁니다.

재판에 나왔다고 무조건 보도해도 되는 걸까

제목을 피고 측 증언으로 뽑다보니 방송 내용은 더욱 적나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채널A <뉴스TOP10>은 <"'비서 마누라'로 불렸다">(7/13)에서 피고인 측 주장들을 중심으로 방송을 구성했는데요. 황순욱 앵커는 먼저 "오늘 공판에는 '안희정 전 지사의 존재를 거스를 수 없는 절대권력, 하늘과 같은 존재다'라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 또 반대되는 진술을 했거든요. 이건 어떤 분위기를 강조한 내용이었습니까?"라며 피고 측 증인의 증언을 거론했습니다.

이에 양지열 변호사는 "(절대권력을 의미한 게 아니라) 김지은 씨가 정말 마음놓고 기대고 항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썼다"면서 "의아해했다"는 피고인 측 증인 성아무개씨의 반응과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증인의 발언이라는 이유로 피고에 유리한 정황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한 겁니다.

이어서 황순욱 앵커는 "그 스위스 출장 이후에 김지은 씨가 SNS 문자를 통해서 이런 내용을 보냈어요"라며 재차 구체적인 재판 내용을 물었습니다. 양지열 씨는 "(피고 측 증인) 성 씨가 김지은 씨와 주고받았던 문장들이 메신저로 100페이지 넘게 그 기간 동안에 있었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며 피고인 측 증인의 입장을 읊었습니다. 이후에도 방송은 반복적으로 재판에서 나온 피고 측 증언을 중계하는 방식으로 흘러갔습니다.

이런 방송 구성은 TV조선도 비슷합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0)의 경우 피고 측 증인 성아무개씨가 김지은 씨와 주고받았다고 밝힌 메신저 대화 내용을 그래픽 화면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얼굴 노출', 이제 그만 할 때 됐다

 △ 7/3~7/13 ‘안희정 재판’ 관련 보도 중 피해자 영상 활용 여부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7/13 ‘안희정 재판’ 관련 보도 중 피해자 영상 활용 여부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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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의 안희정 성폭행 혐의 재판 관련 방송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문제점을 화면에서 반복적으로 피해자 얼굴을 노출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MBN <뉴스와이드>는 3일부터 13일까지 단 한 차례도 피해자 얼굴을 노출하지 않으며 차별성을 보였습니다. 반면 TV조선은 모든 안희정 재판을 다룬 모든 방송에서 피해자 얼굴을 노출했고 채널A의 경우 <정치데스크>는 자제했으나 <뉴스TOP10>은 세 차례 노출했습니다.

성폭력 보도에서 피해자에 대한 정보 노출은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신상을 공개했다고 해도 이를 사용할 때엔 최대한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규칙입니다. 그러나 TV조선과 채널A는 피해자가 가해자와 함께 찍혔던 과거 영상을 긁어모아 반복적으로 보여줬고 심지어 김지은 씨가 JTBC에서 최초로 피해 사실을 털어놓던 인터뷰 영상을 배경으로 대담을 나눈 사례도 있습니다.

피고 측 증인으로 안 전 지사 배우자 민아무개씨가 등장한 13일 이후에는 가해자 가족인 민 씨마저 인권침해에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블러 처리를 하여 민아무개씨를 화면에 노출시켰으나 원을 그려 민아무개씨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0)의 경우 민주당의 지난해 대선 유세 화면을 보여주며 수많은 민주당 관계자 가운데 민아무개씨만을 블러 처리해 더욱 두드러지게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화면에서 자막은 <민 씨, 과거 드라마 패러디…안 내조에 힘써>라는 사건과 관련도 없는 황당한 내용입니다.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과거 영상 및 행적까지 동원해 신상을 파헤쳐서는 안 됩니다.

 △ 민아무개 씨 과거 영상 찾아 모자이크 후 부각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0)
 △ 민아무개 씨 과거 영상 찾아 모자이크 후 부각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0)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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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얼굴 노출 역시 심의규정 위반될 수 있어
 
방송들의 이러한 영상 사용 역시 심의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9조(사생활보호) ②항은 "방송은 부당하게 개인의 초상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성폭력 범죄의 경우 특별히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2조(공개금지) ①항은 "방송은 범죄사건 관련자의 이름, 주소, 얼굴, 음성 또는 그 밖에 본인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하 "인적사항"이라 한다) 공개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사항을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며 2호로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인적사항"를 특정했습니다.

또한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만든 <성폭력 사건보도 실천요강>은 "2.기사 작성 및 보도시 주의사항"으로 "3.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사생활에 대한 보도는 하지 않아야 한다. 이슈가 된 사건의 피해자라고 해서 사생활 영역까지 국민의 알권리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라고 정리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7월 3일~13일 MBN <뉴스와이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정치데스크>, <뉴스TO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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