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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내에서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이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7월 19일 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내에서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이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 현대중공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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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2011년 말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겼다"며 오는 8월부터 해양공장 가동 중단을 발표하자 현대중공업노조가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지난 19일부터 전면파업중이다.

울산 동구에서는 이처럼 해양공장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2600여명과 협력업체 2300여명 등 5000여명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지난 수년간 수만 명이 직장을 잃은 데 더해 지역경제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 동구가 울산시에서 2억원을 지원받고 3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20일부터 조선해양축제를 연다.

이에 따라 파업 중인 현대중공업 바로 옆 일산해수욕장에서는 파업 기간 유명가수가 노래하고 밤에는 불꽃쇼도 펼쳐질 예정이다. 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4000여만원 늘었다.
(관련기사 : '35년만의 가동중단'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울산 동구의 위기)

현대중공업 옆에 있는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20일부터 3일간 조선해양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모습
 현대중공업 옆에 있는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20일부터 3일간 조선해양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모습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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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에 따르면 울산조선해양축제는 일산해수욕장 밤바다를 배경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동안 매일 저녁 풍성한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고 한여름 뜨거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울산조선해양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기발한 배 콘테스트'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창작선을 제작하여 실력을 겨루는 경기이며,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방어잡기 대회는 대형풀장에서 맨손으로 물고기 잡는 행사다. 이외 일산해수욕장 해상에서 화려한 불꽃이 음악과 함께 어울리는 해상불꽃쇼가 펼쳐진다.

특히 전국의 유명가수를 초빙해 첫 날인 20일 일산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는 DJ 춘자와 Fly with Me, DJ 로이, B.N.G 등 유명 DJ들이 디제잉을 선보이는 '일산 EDM 파티'가, 21일에는 현숙과 서지오, 진시몬, 장민호, 김범룡, 임병수, 이용, 임지훈, 김민교 등 가수가 출연하는 '전국 TOP10 가요 쇼'가 펼쳐진다.

하지만 이처럼 즐거운 무대 인근에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천막을 치고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철야 농성을 펼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울산 동구에서 파업과 축제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일부 주민들은 "침체된 동구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지인을 많이 유입하는 축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울산 동구의 주력인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파업중인데 옆에서는 가수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수욕장 인근 공장 마당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축제 참가자들의 환호성과 화려한 불꽃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질까? 


태그:#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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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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