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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도 포구 풍경.
 황산도 포구 풍경.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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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 강화도(인천광역시 강화군)는 수도권의 보물섬 같은 곳이다. 육지와 연육교(강화대교, 초지대교)로 이어져 있다. 섬과 섬 사이를 잇는 연도교가 생겨 찾아가기 쉬운 동생 섬 석모도와 교동도도 유명하다.

강화도가 거느린 여러 부속 섬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황산도도 있다. 강화도 남쪽 해안가에 본섬과 붙어 있다시피 가까이에 자리한 섬 아닌 섬이다. 원래 대황산도와 소황산도 2개로 이루어진 섬이었다가 1960년대 바다를 메우고 간척을 통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횟집, 어판장, 바다 낚시터, 갯벌 체험장, 해안 산책로, 숙박시설들(카라반 캠핑장, 모텔)이 갖춰져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황산도의 명물, 어선 횟집 

큰 배안에 들어선 횟집과 식당.
 큰 배안에 들어선 횟집과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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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도 바닷가에 자리한 카라반 캠핑장.
 황산도 바닷가에 자리한 카라반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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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에서 강화도를 잇는 초지대교를 건너가다보면 왼편에 황산도가 보인다. 황산도 포구의 어판장 외관은 멀리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이채롭다. 거대한 어선 모양으로 만든 건물에 횟집과 수산물 가게가 들어서 있다. 황산도 인근에 초지대교가 생긴 이후 강화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자 눈길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이런 '배안의 횟집'을 만들었다. 밀물 땐 찰랑거리는 바다를 바로 앞에서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소망호, 복음호, 승리호 등 어선 이름을 간판으로 단 횟집엔 강화의 명물인 밴댕이와 작은 게가 들어간 음식이 눈길을 끈다. 몇 번 먹어보고 반해버린 강화도의 특산물 강화 순무로 만든 나박김치가 반찬으로 나온다. 밴댕이는 강화도 어느 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는 작고 은빚 나는 친근한 생선이다. 재미있는 이름의 밴댕이는 흔히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밴댕이 소갈머리'라는 속담에도 나오는 물고기다.

속담 '밴댕이 소갈머리'에 나오는 강화의 대표 물고기.
 속담 '밴댕이 소갈머리'에 나오는 강화의 대표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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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 젓갈.
 밴댕이 젓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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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작고 순해 보이는 물고기가 어쩌다 소갈머리가 됐을까 궁금해 식당 주인이자 어선 선장님께 물어 보았다. 아저씨는 2가지 설을 들려 주셨다. 첫 번째는 밴댕이는 잡히자마자 죽는 성질이 있어서란다. 두 번째가 그럴듯했다. 밴댕이의 뱃속 내장이 아주 적어 그런 속담이 생겼다고 한다.

밴댕이는 서해와 남해에서 두루 잡히지만 인천 강화도산을 으뜸으로 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화 연안은 산란 전 밴댕이가 몸을 불리는데 최적의 장소란다. 과거엔 황조기와 민어가 더 유명했지만 남획으로 인해 보기 힘든 귀한 생선이 되었다.

조선 시대에 밴댕이는 특별 관리 대상이었던 생선이다. 지금은 역시 서해안에서 맛볼 수 있는 한강변의 웅어(우어)와 함께 경기도 안산에 밴댕이를 관리하는 관청인 소어소(蘇魚所)까지 설치했다. 오뉴월 밴댕이 철이 되면 궁중의 음식재료 공급을 담당했던 사옹원에서 특별히 얼음으로 밴댕이를 재 신선도를 유지했다. 정조는 수시로 규장각 학자와 어영청 군관에게 밴댕이와 웅어로 상을 내렸으니, 이처럼 밴댕이는 왕의 총애도 한 몸에 받았다.

황산도 갯벌에 사는 왕주먹게, 농게 

황산도의 상징 농게.
 황산도의 상징 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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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흥미롭고 풍성한 갯벌이 펼쳐지는 황산도.
 하루 두 번 흥미롭고 풍성한 갯벌이 펼쳐지는 황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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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엔 게가 집 삼아 지어놓은 조그만 구멍들로 가득하다. 갯벌 체험장에 마련된 갯벌 위 산책로를 지나갈 때 마다 주변 게들이 정말 게 눈 감추듯 빠른 속도로 구멍 속으로 들어가거나 구멍 옆에서 대기하며 서있는 모습이 재밌다.

게 이름이 특이하게도 농게란다. 꽃게만 아는 내겐 호기심이 가는 이름이었다. 집게발이 몸집만 한 데 한쪽 발만 그렇게 크다고 한다. 썰물 때면 황산도 앞바다에 셀 수도 없이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정말이었다. 황산도의 상징으로 해안가에 조형물까지 세워진 게다. 

농게를 직접 보니 서해 갯벌에 사는 게 가운데 가장 독특하게 생긴 녀석이었다. 붉은색의 집게발은 몸집만큼 커 비정상으로 보일 정도다. 사람으로 치면 만화에 나오는 '왕 주먹 장군'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재미있게도 농게의 집게발은 오른쪽이 발달하는 경우도 있고, 왼쪽이 발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사람처럼 왼손잡이, 오른손잡이가 있는 것이다.

왼손잡이 흰발 농게.
 왼손잡이 흰발 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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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해안가 산책로.
 섬 해안가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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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발농게도 있었는데 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란다. 이 큰 집게발은 수컷에게만 해당하며 암컷은 비슷한 모양의 양 집게발을 가지고 있다. 집게발은 수컷의 과시용이자 구애용이기도 하다. 짝짓기 시기가 되면 수컷은 큰 집게발을 흔들며 암컷을 유혹한단다. 수컷 매미가 엄청난 목청으로 여름 내내 암컷에게 구애하는 것처럼.

갯벌엔 농게 외에도 방게, 칠게 등이 함께 산다. 모두 작고 귀여운 종류의 게다. 개펄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갯벌을 깨끗하게 하는 청소부로 불리는 게. 사람이나 갈매기의 먹이가 되기도 하니 참 착하고 고마운 동물이다.

황산도와 강화도 사이 바다를 이용해 만든 넓은 낚시터.
 황산도와 강화도 사이 바다를 이용해 만든 넓은 낚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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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때 즐길 수 있는 무인도 산책과 바다낚시.
 썰물때 즐길 수 있는 무인도 산책과 바다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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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도는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강화도와 황산도 사이에 흐르는 바닷물을 이용해 넓은 바다낚시터를 만들었다. 낚시 관련 용품을 대여할 수도 있으며 초심자도 즐길 수 있도록 낚시터 직원이 잘 알려준다. 낚시터 뒤에 자리한 방갈로에서 맛난 음식을 먹어가며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이 여유롭다.

황산도에선 바다낚시를 하기 위해 배를 타지 않아도 된다. 썰물 때 수심이 얕아지면 바지를 걷어 올리고 바다에 들어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물이 빠지면 생기는 길을 따라 황산도 인근 무인도를 오가는 바다 위 산책도 재밌다. 횟집, 어판장, 낚시하는 관광객들, 카라반 캠핑장에서 해산물 굽는 캠퍼들, 갯벌에 들어가 갯것을 잡는 사람들... 작은 섬이 분주하기도 하다.

[여행정보]

▶ 교통편 : 강화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이용 - 황산도 정류장 하차 (6번, 53번, 53A번)
▶ 황산도 카라반 캠핑장 이용 문의 : 031-932-8188

덧붙이는 글 | 지난 6월 30일에 다녀왔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황산도, #밴댕이, #농게, #바다낚시, #카라반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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