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 3집 Blooming Blue 청하가 3집 타이틀 Love U로 컴백

▲ 청하 3집 Blooming Blue 청하가 3집 타이틀 Love U로 컴백 ⓒ MnH Entertainment


<프로듀스101> 출신 청하가 19일 세 번째 미니앨범 Blooming Blue(타이틀 곡 Love U)를 발표하고 6개월 만에 가요계에 컴백했다. 데뷔곡이었던 Why don't you know가 음원차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고, 이어 올초에 발매한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는 쟁쟁한 음원 강자들이 있는 멜론 음원차트에서 발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36위(7월 17일 기준)에 랭크돼 있다. 이런 성적을 반영하듯 '롤러코스터'는 가온차트에서도 올해 상반기  디지털 종합차트 7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성과를 냈다.

1, 2집의 엄청난 성공에 더욱더 기대가 모아졌던 이번 앨범도 발매되자마자 리스너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타이틀 곡인 Love U는 멜론 실시간차트를 9위로 입성하여 자정에는 6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벅스, 엠넷, 소리바다, 삼성뮤직 차트에선 19일 0시 기준으로 실시간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바야흐로 솔로가수 청하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놀라운 성과다.

오디션 프로 출신 스타의 뻔한 성공스토리라고 하기에는 그녀가 여기까지 걸어온 길에는 특별한 부분이 많다.

그녀가 김청하라는 이름으로 <프로듀스 101>에 참가했을 때 그녀의 소속사 MNH(이하 엠엔에치)는 소속가수 하나 없는 작은 회사였다. 합정동 지하 사무실에는 좁은 연습실 하나만 달랑 있을 정도였고, 그녀와 경쟁하는 다른 연습생들은 JYP, 플레디스, 판타지오, 젤리피쉬, 스타쉽 등 나름 업계의 중견 기업들의 출신들이었다. 실제로 아이오아이 11명에 발탁된 연습생 중에 연기자 지망이었던 김소혜를 제외하고 소형기획사 출신은 그녀가 유일했다.

'무모한 도전'이라고 평가절하된 청하의 솔로 데뷔

MnH Entertainment Homepage 청하의 소속사 MnH Entertainment의 홈페이지

▲ MnH Entertainment Homepage 청하의 소속사 MnH Entertainment의 홈페이지 ⓒ MnH Entertainment


그녀가 솔로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대중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청하의 실력이 출중한 것은 인정하나 작은 소속사가 얼마나 일을 잘 할 것인가에 대해 염려하는 시선이 많았고, 여성 가수들은 대다수가 걸그룹인 상황이라 여성 솔로가 성공하기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듯 그녀는 3집까지 엄청난 성과를 내면서 달려왔다. 이런 괄목할 만한 성적보다도 더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그녀만의 성공방식이다.

과거 옷가게 이름인지 기획사 이름인지 헷갈린다는 그녀의 기획사는 이제 그녀의 팬들에게 '갓엠엔에치', '갓네치'로 불린다. 보통 연예인들 이름 앞에나 붙는 '갓(god)'이라는 수식어가 소속사 앞에 붙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다수가 이름도 몰랐던 그녀의 소속사는 이제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유명세도 갖게 됐다. 인기 있는 가수들의 소속사가 대부분 팬들의 방향과 맞지 않는 매니지먼트 등으로 욕 먹는 게 다반사인 것을 감안하면 이 작은 소속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듯하다.

그 특별함은 바로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대한민국의 대형 기획사들은 외국의 앞선 선진문화를 한국식으로 잘 포장하여 일반 대중에게 보급하던 문화산업의 선구자들이었다. 3대 대형 기획사는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흑인음악 장르였던 R&B, 힙합 등의 장르를 소위 한국화하여 케이팝(K-pop)이라는 장르를 창출한 업계의 기린아들이었다. 그들에게 대중들의 취향과 의견은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듯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과거와 달리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책상 앞에서 컴퓨터 클릭 몇 번으로 전 세계 음악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로인해 소위 대형기획사들의 상위 문화보급자로서의 메리트는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받는 기획사들의 특징은 이런 대중의 흐름에 맞춰 팬들과 소통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든다. 이를 잘 보여주는 회사가 바로 엠엔에치이다.

소통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엠엔에치이가 가장 잘하는 일은 팬들과 대중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소속사는 끊임 없이 팬사이트와 SNS를 모니터링하여 팬들의 요구를 거의 다 실행한다. 팬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안다는 이유로 이 회사에 붙여진 별명이 '덕질하는 회사'이다. 그만큼 소속사가 팬들의 의견과 자기 아티스트 중심으로 메니지먼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하의 음악 중에는 너무 앞서가거나 어려운 음악이 없다. 데뷔곡과 이번의 3집 타이틀인 'Love U'까지 귀에 익숙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라인이 중심이라 누구든지 쉽게 흥얼거릴 수 있다. 멜로디는 쉽지만 음악 자체의 기법과 리듬은 세련된 최근의 스타일을 채용하고 있다.

소속사의 완벽한 매니지먼트, 그리고 선곡능력과 함께 가장 주목해야될 부분은 반칙을 하지 않고 정도를 걸었던 그녀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프로듀스101>에서 초반 중위권이었던 그녀가 최종 때 막강 3인방이었던 전소미, 김세정, 최유정 3대 팬덤에 육박하는 40만표 이상을 득표하여 4등으로 아이오아이에 발탁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녀의 이런 심성이 크게 좌우했다.

대다수 대중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아하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주변과 분란을 일으키는 상황이 되면 외면하기도 한다. 그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소속사 연습생이었던 터라, 오디션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방송 분량이 적었지만 묵묵히 열심히 연습하고 방송에 임해 동료들과 트레이너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았다. 덕분에 연습생들의 고정픽에 선정되고, 트레이너였던 가희에게 "나랑 팀 만들래?"라는 엄청난 칭찬까지 듣게 된다. 티 내지 않으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 거기에 출중한 실력까지... 이것이 국민프로듀서가 그녀를 데뷔시키기 위해 아낌없이 투표하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런 모습은 그녀의 솔로 활동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녀는 라이벌 혹은 음원 강자들의 앨범 발매 등을 일부러 피하지도 않았고 앨범을 발매하면 각종 예능에 출연하는 등 그동안의 관례에서 한 발짝 벗어나 오로지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음반발매는 외부 상황을 고려하기보다 좋은 곡을 받을 때까지 기다렸고 그러다보니 데뷔는 애초 계획보다 한두 달 밀리기도 했으며, 2번째 앨범 '롤러코스터'의 경우에는 수지, 선미와 같은 여성 솔로 선배들과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바람직한 청하의 성공스토리가 계속되길

청하3집 Blooming Blue 7월18일 3집 Blooming Blue로 가요계 컴백한 청하

▲ 청하3집 Blooming Blue 7월18일 3집 Blooming Blue로 가요계 컴백한 청하 ⓒ MnH Entertainment


이번 3번째 앨범 또한 트와이스, 블랙핑크, 마마무, 여자친구 등 음원강자들이 모두 앨범을 내는 시기에 발표하였다. 좋은 음악이 아니라 음악방송 순위, 음원성적이 목적이었다면 이런 컴백 날짜 잡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오락 예능은 거의 출연하지 않았으나 음악순위방송과 음악관련 프로그램 <스케치북>,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은 빠지지 않고 다 출연했다. 홍보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본인의 음악을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좋은 음악보다 홍보 위주가 되는 현 음악시장에서 그녀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 대중에게 다가가자'라는 정도의 길을 택했고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어 '믿고 듣는 청하'라는 수식어를 갖게될 만큼 대중들에게 인정받게 됐다.

'좋니'로 엄청난 역주행 신화를 쓴 윤종신의 말처럼, 요즘 음악시장은 본질에서 벗어나 너무 산업화 되어가고 있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을 홍보 등 음악 외적인 곳에 더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기획사들 또한 팬들과의 소통보다는 업계 관련 회사들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회사를 확장해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만 온 신경을 쏟는 모양새다. 음악의 아티스트적 요소는 사라지고 비즈니스 개념만 남아가는 서글픈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청하의 성공 스토리는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형 기획사들에겐 그들의 본업이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인지 회사 주가를 올리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될 것이고, 군소 기획사들에겐 경쟁이 치열한 현재의 음악계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청하의 바람직한 성공스토리가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본인의 일본 블로그에도 기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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