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올시즌 초반 행보는 성공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인천은 2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3-2의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 같이 추락하며 현재 순위는 최하위인 12위까지 내려앉았다.

18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까지 올시즌 인천이 치른 리그 경기수는 18경기. 성적은 1승 7무 10패로 11위 대구FC에게 4점 뒤진 최하위다. 3월 10일 전북과의 경기 승리 이후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16경기 연속 무승행진을 이어가는 인천은 이제 올시즌도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벌이는 것은 확정된 상황이다. 자칫하면 올시즌은 진짜 강등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개 숙인 인천 선수들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5-2로 패하며 16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인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 고개 숙인 인천 선수들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5-2로 패하며 16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인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연합뉴스


전반기 인천의 팀 상황이 좋지 못한 이유

전반기 인천의 문제점은 소위 말하는 '극장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주고, 이로 인해 승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하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원인 제공을 한다는 것이다. 이어 지나치게 공격적인 축구인 것도 문제로 작용하지만 매경기 2골 이상 실점하는 불안한 수비가 원인이었다.

18경기를 치른 현재 인천의 실점은 40실점으로 평균 2골 이상의 실점율을 보이고 있다. K리그 1의 12팀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하는 중이다. 올시즌 인천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팀은 대구와 포항 단 2팀인데, 더 충격적인 건 K리그 2의 10팀 중에서도 인천보다 많은 실점을 기록한 팀은 없을 정도라는 점이다. 올시즌 K리그에서 인천이 보여주는 실점율은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승리를 쌓지 못하고 패배가 거듭되자 결국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2016시즌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극적으로 잔류를 이끌었던 이기형 감독은 지난 시즌 성적부진 때문에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했다. 그러다 5월 5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이후 경질됐다.

드리블하는 문선민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문선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 드리블하는 문선민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문선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은 이후 월드컵 휴식기 동안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욘 안데르센 감독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인천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가진 첫 경기인 전북과의 경기에서 3-3으로 비기며 희망을 걸어볼 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무승행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실 지난 7일 전북과의 경기는 인천이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였다. 인천의 공격듀오인 무고사와 문선민이 전반 30분 만에 3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3-2로 앞섰다. 인천은 안데르센 감독 부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오는가 싶었지만 종료 직전 김신욱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고 이어진 강원과의 경기에서도 2-0으로 앞서가다 2-2 동점을 내줬던 인천은 후반 34분 고슬기의 역전골로 다시 앞서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후반 43분 제리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또 한번 무승부에 그쳤다. 인천은 결국 이겨야 했던 2경기에서 연달아 무승부에 그치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수원에 2-5로 패한 인천, FC서울 상대로 반전 만들까

지난 주말 경남과의 경기에선 0-3의 완패를 기록한 인천은 18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2-5로 패하며 무너졌다. 4경기 동안 인천이 허용한 실점은 14실점. 특히 지난 경남전과 수원전에선 경기 종료 20분을 남겨놓고 내리 3골을 허용하는 등 후반 25분 이후 내준 실점수가 무려 8골이다. 물론 지나치게 더운 날씨에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이러한 패턴이 계속 이어지는 점에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전반기에 이어졌던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실수로 내주는 실점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답습되는 모양새다. 문선민과 무고사에게만 치중된 공격진의 득점을 바탕으로 막강 화력을 보여주지만 수비가 뒷받침 되지 못하는 와중에 인천의 순위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무고사 '동점이야'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인천 무고사가 기뻐하고 있다.

▲ 무고사 '동점이야'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인천 무고사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대로 반전의 기미를 찾지 못한다면 강등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13시즌 상위 스플릿에 올랐던 인천은 이후 2015시즌을 제외하면 매시즌 강등권에서 치열한 강등 경쟁을 벌이다 극적으로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시즌도 아직 시간은 남아있지만 반등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서 잔류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든다.

인천의 다음 상대는 FC서울이고 홈경기다. 지난 4월 1일 경기에선 0-1로 뒤진 종료 직전 송시우의 동점골에 힘입어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던 인천은 서울과의 경기에서 희망을 걸어볼 수도 있다. 그동안 위기 때마다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분위기 반전을 했던 기억이 있다. 후반기 들어 2승 2무의 상승세 속에 착실히 승점을 쌓아가는 서울을 상대로 인천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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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K리그 무고사 문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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