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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연합뉴스) 15일 경북 영주시 장수면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영주휴게소 입구에서 BMW 520d 승용차 엔진룸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2018.7.15 [영주소방서 제공=연합뉴스]
 (영주=연합뉴스) 15일 경북 영주시 장수면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영주휴게소 입구에서 BMW 520d 승용차 엔진룸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2018.7.15 [영주소방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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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발생한 독일의 고급수입차 브랜드 베엠베(BMW)의 520디(d) 차량 화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결함을 판단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 쪽은 해당 차량의 엔진계통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황우관 국토부 자동차 제작결함 담당 조사관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차 자료 분석을 통해 특정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 1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결함 여부 등 조사를 지시했으며 제작사 쪽에는 추가 기술적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단독]한달에 3대꼴...BMW 520d 8개월동안 20대 불탔다)

이같은 국토부의 조사 지시는 안전공단의 정보수집 단계 후 결함기술전문분석위원회의 심의 및 건의 절차를 뛰어넘어 진행됐다. 황 조사관은 "이번 조사 지시 배경에 제작사의 서류 제출 지연도 일부분 있지만, 화재 정보수집 결과와 언론보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안전공단의 자료와 언론 보도 등으로 불이 난 BMW 520d는 모두 14대로, 모두 2013년에서 2016년에 생산됐다. 2013년은 6세대 5시리즈(코드명 F10)의 부분변경이 출시된 시기다. 부분변경 차종에는 이전보다 연료소모는 줄이고, 출력 범위를 넓힌 개선된 엔진이 장착됐다.

국토부, 520d 차량 화재서 이상 증후 포착.."특정 엔진서 발생"

안전공단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불이 난 520d 차량은 모두 14건이다. 해당 자료에 드러난 피해 차량 운전자들의 증언을 살펴본 결과, 화재가 나기 전에 출력감소, 송풍구로의 연기 유입, 보닛 안쪽서 연기 발생 등의 3가지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30일, 대전휴게소에서 신고된 화재의 경우, 운전자는 갑자기 엔진의 출력이 떨어져 가속이 불가능했고, 차량 보닛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약 일주인 뒤인 4월 2일, 충남 당진시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 방향 지점에서 불이 난 520d의 운전자 진술도 같다. 주행 중에 가속 페달을 밟아도 가속이 되지 않고, 오히려 속도가 줄더니 운전석 쪽 앞바퀴에서 불길이 일었다는 것.

한달 뒤인 5월 3일, 강원도 원주에서도 차량에 불이 나기 전, 달리던 중 가속 페달이 작동되지 않았으며 계기판에 '구동장치 이상' 경고 안내가 떴다. 이후, 에어컨 송풍구를 통해 연기가 실내로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17일, 충남 당진의 서해안 고속도로의 목포 방향을 달리던 520d 차량의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밟아도 가속이 되지 않았고, 송풍구를 통해 검은 연기가 들어와 졸음쉼터를 찾았다. 이윽고 보닛 안쪽에서 불이 나기 시작했다. 같은해 12월 27일,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해변로에서 주행 중이던 2013년식 520d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밖에 차량 계기판에 구동장치 이상, 정상 출력주행 불가 등의 경고 문구가 뜨는 경우도 있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5일 경북 영주에서 불이 난 2014년식 차량의 경우에도 계기판에 구동장치 이상 경고가 뜨면서 달리던 속도가 줄어들더니 보닛에서 연기가 새어 나왔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경기도 양평과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2건의 화재도 이와 같았다.

전문가들,"EGR 또는 연료 펌프 및 호스가 화재 원인 가능성"

BMW 7세대 5시리즈
 BMW 7세대 5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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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520d 차량에 장착된 이지알(EGR)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GR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로, 경유(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를 걸러주는 장치다.

이 교수는 "520d EGR의 흡기구 쪽에 사용한 플라스틱 소재가 고온에서는 녹아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520d의 경우 흡기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도 EGR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작동해 화재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배출가스에 포함돼 있는 유증기(물방울 형태로 분포돼 있는 기름)가 응결돼 이 또한 화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3년 전, 이와 같이 잇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제기됐던 연료 호스의 결함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 교수는 "가속 페달 밟을 경우, 연료가 고압으로 많이 공급되는데 연료 라인에 크랙이 생겨서 누유로 불이 붙을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 명장 자격을 획득한 박병일 대표도 고압의 연료 분사로 인해 펌프 또는 호스에서 누유가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 대표는 화재 차량에서 나타난 경고 증상들이 연료가 샜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 쪽은 연료 펌프로 인한 화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의 기업홍보 담당자는 "연료 펌프 때문에 불이 나게 되면 연료통이 있는 뒷부분이 발화 지점이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없었다"면서 연료 펌프 및 호스 결함을 부인했다. 이어 그는 "해당 부분에는 별도의 공간이 있어 혹시나 불이 나게 되면 번질 수 없도록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BMW, #520D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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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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