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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퀴어퍼레이드 '자긍심 행진'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은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 반대하며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 서울퀴어퍼레이드 '자긍심 행진'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은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 반대하며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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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하나의 집회가 있었다. 주최측 추산 12만 명의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집회. 별 것 아닌 일일 수도 있었지만, 이 집회는 각종 방송사의 메인 뉴스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네이버 등의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하였다. 그 집회의 이름은 바로 '서울퀴어문화축제'이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2000년 이래로 매년 이어져 오고 있는 '퀴어'들의 축제이다. 사전적으로는 '기묘한', '괴상한' 등의 뜻을 가진 단어인 퀴어는 어떠한 집단을 칭할 때에는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기묘'하고 '괴상'하다는 뜻도 가진다. 대중의 눈에서 기묘한, 그리고 괴상한 이들의 축제. '퀴어'라고 불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들의 주인공들은 '성소수자'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사람 역시 성소수자이다.

그렇다면 성소수자란 무엇이기에 그들의 축제가 이렇게 화제가 되는 것일까?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성-소수자', 즉 성적인 면에서 소수인 이들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 성적인 면이란 성적 지향성(어떠한 성별에 끌리는지)과 성정체성(자신을 어떠한 성별이라고 느끼는지)을 말하는데, 이 두 가지 요소에 있어 소수인 이들을 성소수자라고 칭한다. 성적 지향성이 대중과 다른 이들의 예로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정체성이 다른 이들의 예로는 성전환자를 들 수 있다.

'동성애 축제'로 알려진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한 각지의 퀴어문화축제는 이러한 성소수자들의 해방일이다. 언제나 행해지는 탄압을 피해 음지에서 활동하던 이들도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고 다닐 수 있도록 열리는 축제의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방의 날에도 이들은 완전히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그들을 따라다니는 탄압은 축젯날이라고 해서 사라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만 해도 '동성애 반대' 세력에서 바로 길 건너편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축제의 행진 앞에 드러누워 진행을 막았으며, 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전체에 동성애는 원죄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깔렸다. 이러한 이들이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0여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되었을 정도이니 그 수준을 알 만 하다.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은 이렇게 눈에 띌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비가시적인 형태로 그들의 목을 조인다. 동성애를 더럽고 문란하다고 여기는 대중들의 인식과, 그들의 존재에 반대하도록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은 동성애자들이 존재함을 인정이라도 하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 동성애를 제외한 양성애, 범성애, 무성애 등은 그 존재 자체가 부정당해 대중은 그러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아마 당신도 이 칼럼을 읽고 나서야 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퀴어문화축제의 목적은 성소수자들을 가시화시킴으로써 대중이 그 존재를 인지하고 받아들이게 함에 있다. 그리고 십수년을 걸친 그 운동의 결과 과거 혐오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성소수자들은 이제 교과서에도 등장하여 그 존재를 알리고 있다.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해 찬반을 나누어 그들의 존재에 대해 토론하도록 가르치는 교과서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군가의 존재는 그들의 인권과 같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토론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때 한 곳에서만 열리던 퀴어문화축제는 2018년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7개 지역에서 열리거나 열릴 예정에 있다. 이러한 축제들을 통해, 어디에도 없던 우리들은 이제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 곳 뿐이어서 지역명조차 붙지 않았던 축제가 이제는 서울이라는 지역명을 달아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해방일'이 늘어서, 1년 365일이 해방의 날이 될 때까지. 더 이상 축제가 필요하지 않게 되어 어디에나 있는 우리들의 존재가 인정되는 그 날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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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페미니스트, 정신질환 당사자. 우리의 눈에서 쓰인 이야기들을 더욱 멀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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