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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동굴에 갇혀 있던 소년들이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코치의 리더십일 겁니다. 그 코치가 보여 준 리더십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명상'이었습니다.

동굴에 갇힌 어린이들이 두려움이나 공포감에 떨 수 있는 상황에서 코치가 명상으로 리드하고자 했던 것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평상심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정은 누구에게나 다 있습니다. 감정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있습니다. 감정이 가지는 힘은 괴력을 발휘할 만큼 대단합니다. 그러한 감정은 누구, 타인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순간적으로 욱하고 치솟는 감정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해 평생을 아주 불행하게 사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나쁜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감정 때문에 평생을 후회하며 살거나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줄 <감정 구출>

<감정? 구출?> / 지은이 족첸 뾘롭 린포체 / 옮긴이 이종복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6월 30일 / 값 16,000원
 <감정? 구출?> / 지은이 족첸 뾘롭 린포체 / 옮긴이 이종복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6월 30일 / 값 16,000원
ⓒ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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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구출>(지은이 족첸 뾘롭 린포체, 옮긴이 이종복, 펴낸곳 담앤북스)은 감정의 실체를 알아가는 감정 탐방이자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지혜,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가이드 해주고 있는 감정트레이너 같은 내용입니다.   

감정, 말로는 쉽습니다. 화가 나도 참고, 나쁜 감정이 생길 때마다 잘 다스릴 수만 있다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다스린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면 감정 때문에 불행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말은 전쟁에만 유용한 병법이 아닙니다.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의 실체를 알고, 감정이 왜 생겼는가를 알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까지 가지게 된다면 감정이 백번 일어도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감정이 우리의 삶을 이끄는 포스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화, 질투, 욕심, 공포…. 하지만 우리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화' 또는 '욕심'이라고 불리는 독립적인 실체를 찾을 수 없다. 에너지와 분별 개념, 이 두 가지밖에 없다. 그 어떠한 것도 실체를 가지고 있거나 독립적이지 않다. 우리가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감정 구출> 245쪽


책에서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구출)을 3단계, '알아차리며 거리 두기', '명확하게 보기', '내려놓기' 단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선 적의 실체를 명확하게 알아야 분별하고 찾아낼 수 있는 것처럼 감정이라는 것도 먼저 감정 자체를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알아차리며 거리 두기' '명확하게 바라보기' '내려놓기'의 세 가지 감정 구출 계획의 각 단계는(부정, 긍정, 치우침 없음이라는) 감정을 대하는 우리의 세 가지 태도와 연관 있다. 각 단계는 또한 각각의 '출구'를 제시한다. 여기서 출구란 마음챙김 수련을 통해 감정에 대한 상습적인 방응과 그 반응의 고통스러운 결과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해 주는 방법을 말한다. - <감정 구출> 47쪽


문제는 감정을 알아차려서 내려놓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차장 한쪽에 정차해 있는 열차 바퀴를 작은 망치로 툭툭 치는 역무원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공장엘 가면 잘 만들어진 도자기 그릇을 뭔가로 톡톡 두드리는 사람이 있는 걸 본적도 있을 겁니다.

이들이 하고 있는 걸 '타음 검사'라고 합니다. 의사가 청진기 소리로 소화기나 폐의 이상 유무를 검진하듯 이들은 기차바퀴나 도자기를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를 통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별하게 됩니다. 보통사람이 들으면 비슷비슷하게 들리지만 그들의 귀엔 불량품을 걸러낼 수 있는 알아차림의 소리로 들립니다.  

이들도 처음부터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집중해 듣고, 반복해 연습하다보니 아주 미세한 차이조차도 발견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 겁니다. 

이론상으로는 쉽지만 결코 쉽지 않아

감정을 알아차리거나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능력,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기까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잘 안 되고 서툴지만 집중하고 반복해 연습하다 보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고 느낄 수도 없었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론상으로, 감정과 소통하는 것은 쉬워 보인다. 그러나 실천에 옮기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상사가 해고 통지서를 건네주거나, 딸이 무단결석을 하거나, 배우자가 당신이 새로 한 헤어스타일을 마음 들어 하지 않는다. '후회할 말을 하기 전에 알아차리며 바라보고 멈추라'라는, 읽을 때는 쉬어 보이던 일도 막상 그 상황에 닥치고 나면 실천에 옮기기 쉽지 않다. - <감정 구출> 66쪽


책에서는 바로 이런 감정, 연습으로 터득하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는 감정, 그 감정을 알아차려 내려놓을 수 있는 명상을 다각적인 방법으로 반복해 연습하도록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작은 감정은 작은 감정대로, 큰 감정은 큰 감정대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크고 작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 때문에 소위 신세를 망치는 불행을 겪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감정의 실체를 알아 스스로의 삶을 억맬 수도 있는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부정적인 감정의 뿌리마저 행복한 삶에 쓰일 수 있는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감정을 명상으로 다스릴 수 있는 리더십은 동굴에 갇혀있던 코치만 가능한 것은 아닐 겁니다. 이 책을 통해 감정의 실체를 알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명상을 꾸준히 연습하고 또 연습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감정 구출> / 지은이 족첸 뾘롭 린포체 / 옮긴이 이종복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6월 30일 / 값 16,000원



감정 구출 -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티베트인의 알아차림과 명상

족첸 뾘롭 린포체 지음, 이종복 옮김, 담앤북스(2018)


태그:#감정 구출, #이종복,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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