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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명사] 정성스럽고 정답거나 또는 그러한 태도
사실 많은 사람들은 국민건강보험제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서 4대 보험료가 빠져나가면 알아서 잘 나가겠거니 하고, 고지서로 납부하는 시민들도 나라에서 보낸 세금이니 미처 자세히 신경 쓰기는 어렵습니다. 사실은 시민들이 무관심하다기보다는 제도는 복잡한데 정작 건강보험공단에서 이런 내용이 있다고 자세히 알려주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지 않는 것입니다.

문제는 건강보험료를 못 내게 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갑자기 설명도 없이 우편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은행에서 통장이 압류되었다고 문자가 날아오고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해도 밀린 돈 다 내야만 압류를 풀 수 있다 등의 대처가 현장에서는 종종 발생하고 있죠.

요즘 곳곳에서 '갑질'로 국민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겉으로는 고객만족도 우수인 건강보험공단의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에 대한 '갑질'을 다뤄볼까 합니다. 아래 내용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 피해상담센터에 들어온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례①] 잘못된 부과 때문에... 체납자가 된 5살 아기엄마

"저는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느라 아르바이트만 해야 했어요. 이마저도 아이가 자주 아파 입원하는 바람에 잘리기 일쑤였습니다. 이제 아이가 5살이 되어서 저도 아르바이트부터 꾸준히 일해보려고 해요. 세금을 당연히 내야 하는 걸 알고는 있지만, 한 부모 가정으로 한가정의 가장으로 살다 보니 금전적으로 많이 빠듯해서 여러 번의 분할납부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압류되면 생활이 정말 캄캄해지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성실히 갚아나가겠습니다."

작년 4월 저희 센터에 들어온 상담이었습니다. 이혼 뒤 자주 아픈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건강보험료 체납이 3년 동안 140만 원, 한 달 보험료는 5만 3천 원이 되었습니다. 어렵지만 다시 갚아나가고 싶다며 분할납부지원을 요청하셨죠. 그런데 저희가 살펴보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20만 원짜리 월세에 재산 하나 없는 분이 한 달 보험료가 5만 원이 넘는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과거에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선 공단에 방문하셔서 건강보험료 조정을 할 것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확인해보니 월세가 잘못 반영되어 있었고, 더욱이 한부모 가정은 경감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누락되어서 그동안 한 달에 5만 3천 원이나 되는 돈이 나왔던 것입니다. 조정결과 140만 원의 체납액이 29만 원으로 조정되었습니다. 한 달 보험료는 3950원으로 낮아졌습니다. 남은 체납액 29만 원도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 납부해왔던 보험료에서 충당되어 모두 사라지고 오히려 돈을 환급받게 되셨습니다. 공단의 잘못된 업무처리로 권○○님은 독촉과 심리적 고통을 느꼈습니다. 권○○ 님은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분통함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례②] 간 이식수술 기다리는데... 납부독촉만 하는 공단

"저는 현재 간경화로 이식수술을 준비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입니다. 작년 가을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습니다. 수급자가 되기 전 건강보험료 체납금 72만 원을 낼 형편이 되지 않아서 해결하기 위해 공단을 찾아갔지만, 공단은 체납금 전부를 내야 한다며 분할납부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3만 원씩 분할납부를 하고 있지만 이식수술비며 입원비며 3만원조차도 납부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건강보험공단은 결손처분이라는 제도를 통해 받을 수 없는 체납금을 탕감하고 있습니다. 위의 정○○ 님과 같은 기초생활수급자는 공단의 결손처분대상에 해당합니다. 원래 공단의 결손처분은 당사자가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공단이 적극적으로 해야 할 행동이지만 현장에서는 당사자의 권리보다는 징수에 급급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내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급자이면서 동시에 중환자를 대상으로 납부밖에 없다고 말하는 공단에 저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손처분제도를 알려드리며 공단에 연락해볼 것을 요청드렸지만, 이번에는 공단에서 분할납부 중이어서 불가하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하셨기에 분할납부취소요청하고 결손처분을 신청할 것을 다시 안내해 드렸습니다. 말미에 시민단체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을 꼭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제야 공단은 결손처분신청을 받아주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갑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례 ③] 다짜고짜 "퇴근하니 끊으세요"... 공공기관 맞나요

상담 전화를 받다 보면 과연 공공기관이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싶은 내용을 당사자분들로부터 듣게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같이 살펴보고 싶습니다.
하나. 올해 5월에 온 박○○님의 전화입니다. 자녀 수학여행을 보내야 하는데 체납 때문에 통장이 압류되어서 결국 못 보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희한테 전화하기 전 공단에 전화를 했더니 잔고가 얼마인지 묻지도 않고 무조건 "체납금의 50%를 내야만 압류를 해제"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20만 원이라도 50만 원이라도 내면 안 되겠냐고 하니 안된다는 말만 했다고 합니다. 전화를 마치고 그래도 다시 사정해야겠다 싶어 전화했더니 직원은 "본인이 퇴근해야 하니 전화를 끊으라"고 했다며 속상함과 분통함, 동시에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여쭤보니 정작 압류된 통장은 소액압류금지기준인 150만 원도 되지 않았습니다. 압류 해제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이대로 하면 평일 기준으로 다음날에는 압류가 풀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니 전화하는 날이 수학여행비 납부기한이어서 못 보낼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있는데 안 내는 것이라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박○○님은 전 배우자가 본인 명의로 사업체를 하다가 실패한 10년 전부터의 체납으로 어렵지만 반은 갚은 상태입니다. 지금은 살던 집마저 없어서 자녀와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빚도 많아 신용회복을 진행하다가 여력이 되지 않아 중단되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셨습니다.

둘. 올해 4월에 온 최○○님의 이야기입니다. 과거 최○○님과 남편은 고철-파지수집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주변의 권유로 사업을 크게 하자는 것에 휘말려 결국 사기로 모든 것을 다 잃게 되었습니다. 이때 폐업하며 건강보험료, 세금을 못 내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일의 특성상 오래전부터 허리가 아파서 지금은 전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최○○ 님 혼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초등학교 5, 6학년 자녀 둘과 남편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경기가 불황이라 식당에서도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당시 월세도 2달이 밀렸습니다. 얼마 전에 건강보험체납으로 압류가 되었습니다.

압류된 통장은 자녀들 학교 행정실에서 급식비와 현장학습비가 자동이체되는 통장으로 잔고가 2만 원이 전부인 통장입니다. 사업실패 이후 통장은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작년까지 학교에서 돈을 내라고 할 때는 현금으로 납부를 했지만 올해부터는 현금으로 납부가 더 이상 안된다고 해서 만든 통장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생활 속에 아이들은 눈치만 빨라져서 알아챌까 걱정이 되어 공단에 직접 방문하셨답니다. 울면서 압류를 해제해달라고 했더니 나오는 대답은 "한 달에 10만 원씩 10개월간 우선 내고 그 후에 분할납부로 한 번에 30만 원씩 낸다는 각서 같은 종이에 사인을 하고서야" 압류를 풀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잔고 2만 원 통장을 풀기 위해서요.

공단에서 날아오는 급여제한통보 우편에 병원도 잘 못 갔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체납을 어떻게 할 수 없냐며 묻는 질문에 혹시 주민센터에 의료급여신청을 해보신 적이 있냐고 말씀드렸더니 주민센터 공무원은 세금체납자면 신청조건도 되지 않는다며 박대해서 더 이상 뭘 못하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과정에서 계좌번호나 하나 적으라며 종이를 내밀더니 수급신청은 안 되고 민간에서 도와주는 게 있으면 보내겠다면서요.

작년 겨울 크리스마스에 그렇게 5만 원이 들어와서 평소 아이들에게 치킨과 피자도 못 사주다가 시키면서 자기 스스로가 원망스러워 많이 우셨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국가가 현찰을 받는데 깎아주는 게 어딨냐", "압류해제해도 언제든지 다시 할 수 있다", "로또라도 되어서 갚으세요" 등 당사자가 저희에게 말씀해주는 내용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절박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조금 과장되게 말씀하시는 건가 하고요.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건강을 지키기보다 '갑'이 '을'대하듯이 생계형 체납자를 더욱 어렵게 하고 상처 주고 있다는 사실만은 여전합니다.

'갑'은 건보공단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을'은 국민이 아닌 국민의 봉사자인 공단이어야 합니다. 가입자가 납부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제도가 유지될 수 없다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사회보험은 기여가 필수적이니까요. 하지만 잘못된 보험료 부과체계는 서민의 부담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체납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체납했다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인권과 존엄은 무시하고 징수에만 혈안이 되어서야 될까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만족도 우수, 적어도 생계형 체납자들에게는 기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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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시민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건강권 시민운동단체입니다. '건강'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임을 선언하며 2003년 4월 출범했습니다. www.konkang21.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