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카이 스크래퍼> 포스터

영화 <스카이 스크래퍼> 포스터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10년 전 FBI 인질구조팀의 팀장 윌 소여(드웨인 존슨 분)는 임무 중에 팀원들이 죽고 자신은 한쪽 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한다. 소여는 병원에서 의사 사라(니브 캠벨 분)를 만난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둘은 쌍둥이 남매를 키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소여는 예전 동료로부터 세계 최고층 빌딩 '펄'의 보안 팀장 자리를 소개받고 가족과 함께 머물게 된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테러범들이 펄에 침입하여 빌딩 소유주인 억만장자 쟈오 롱 지(친 한 분)의 비밀 금고를 노리고서 불을 지른다. 소여의 가족은 불길에 갇히고 소여는 도리어 범인으로 몰린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테러에 맞서는 드웨인 존슨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의 한 장면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영화 <스카이스크래퍼>는 화염에 휩싸인 240층 고층 빌딩 '펄'을 배경으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빌딩에 들어가 테러 집단과 맞서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는 <피구의 제왕> <위 아 밀러스> <센트럴 인텔리전스>를 만들었던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이다.

어릴 적부터 <타워링> <다이하드> <도망자>를 좋아한 로슨 마샬 터버는 할리우드에서 슈퍼히어로 장르와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주로 제작되는 지금 "<스카이스크래퍼>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스카이스크래퍼>엔 재난 영화 <타워링>과 액션 영화 <다이하드>를 합친 경험이 녹아있다. <도망자>도 들어갔다. 제작진은 여기에 새로운 볼거리를 섞었다.

첫 번째 볼거리는 드웨인 존슨이다. 과거 프로레슬러 '더 락'으로 이름을 알렸던 드웨인 존슨은 현재 할리우드 배우들의 출연료 순위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8년엔 <쥬만지: 새로운 세계><램페이지><스카이스크래퍼>를 잇따라 내놓으며 멀티플렉스의 요구에 부응했다.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의 한 장면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드웨인 존슨의 출연작을 살펴보면 친구(<분노의 질주> <램페이지>)와 가족(<샌 안드레아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신비의 섬><쥬만지: 새로운 세계>)을 구하는 내용이 많다. <스카이스크래퍼>에서도 이것은 유효하다. 그는 "육체적으로 가장 고된 작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주제가 있었기에 흔쾌히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스카이 스크래퍼>는 드웨인 존슨이 만화 속 주인공처럼 강한 모습이 아닌, 인간으로 보이도록 노력한다. 보 플린 프로듀서는 "주먹으로 다 때려 부수며 길을 만드는 드웨인 존슨 말고, 가까스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로슨 마샬 터버 감독 역시 "닥쳐오는 시련을 거뜬히 이겨낼 수 없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캐릭터를 부연한다.

파워 수치는 조정되었지만, 드웨인 존슨은 여전히 드웨인 존슨이다. 가슴과 팔의 근육은 변함없이 우람하다.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전략적 판단을 하는 등 지능도 탁월하다. 그는 몸과 머리를 활용하여 테러 집단을 제압하고 벽을 기어오르며 마천루를 향해 점프한다.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 소여를 보노라면 액션 게임의 주인공을 조종하는 느낌은 난다.

과거 액션영화의 향수 자극하지만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의 한 장면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또 다른 볼거리는 스카이스크래퍼(마천루) '펄'이다. "우리는 '펄'을 단순히 빌딩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로 분류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제작진은 존재하지 않는 건축물을 CG로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마지막 볼거리는 만능 도구로 사용되는 배관 테이프다.

<데어 윌 비 블러드> <미션 임퍼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나이트 크롤러>를 찍은 바 있는 아카데미 수상자 로버트 엘스윗 촬영감독은 빌딩의 수직적인 위용과 고공에 매달린 아찔함을 근사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스카이스크래퍼>는 미국에서 7월에 개봉하는 대형 스튜디오의 주요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속편이 아니다. 드웨인 존슨은 실베스터 스탤론,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등 1980~90년대 액션 스타의 계보를 잇는 거의 유일한 후계자이기도 하다. <스카이스크래퍼>와 드웨인 존슨은 과거 액션 영화의 향수를 자극한다.

<스카이스크래퍼>는 독창성은 떨어진다. 액션은 <다이하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영향을 받았다. 재난에선 <타워링> <데이라잇>의 그늘이 짙다. 서사에도 복사-붙여넣기의 흔적이 크다. 완다그룹이 소유한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고 홍콩을 무대로 중화권 배우가 대거 참여한 모습에선 세계 영화 시장을 향한 중국 자본의 힘이 느껴진다.

영화에서 펄의 가장 위층엔 '스피어'라는 공간이 위치한다. 모니터를 이용하여 다양한 영상을 구현하는 스피어는 마지막에 <상하이에서 온 여인>과 <용쟁호투>의 거울처럼 인물을 비추면서 시각적인 재미를 안겨준다.

스피어는 서사와 별다른 상관이 없다. 인간의 욕망으로 읽을 여지도 안 보인다. 그저 전개의 편리함을 위한 수단과 다름없다. 어쩌면 스피어는 CG는 발전하나 서사는 복제되어 뻔하게 반복되고, 슈퍼히어로 장르와 프랜차이즈에 목을 매는 할리우드를 보여주는 거울일지도 모르겠다.

드웨인 존슨 니브 캠벨 노아 테일러 로랜드 몰러 로슨 마샬 터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