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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구도심 옛 북정공원에 들어설 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하지만 이 조감도가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울산 중구 구도심 옛 북정공원에 들어설 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하지만 이 조감도가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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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와 시비 등 708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오는 2020년 12월 울산 중구 옛 북정공원 자리에 준공될 예정이던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이 돌연 중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부지선정 문제와 문화재 발굴 등으로 8년간 끌어오던 울산시립미술관은 우여곡절 끝에 올 여름 시공사 선정 후 본격 건립 예정이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 후 송철호 울산시장 인수위원회가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울산시장 인수위원회는 지난 6월 27일 문화예술 분과보고회에서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이 부족했고, (새로 선출된) 민선 7기의 시정철학이 담긴 미술관 건립이 필요하다"며 울산시에 시공사 선정절차 중단을 요청했다.

이어 지난 2일 송철호 시장이 취임한 후 울산시는 그날 조달청에 공문을 보내 시공사선정 업무 중단을 요청했다. 조달청은 곧바로 이날 오후 5시 나라장터 홈페이지에 '공사입찰 취소공고'를 게재했다.

인수위 지적에 따라 울산시는 조만간 미술대학교수, 울산 및 인근 도시에서 활동하는 작가, 예술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오는 8월 시민 토론회를 열어 종합적인 운영방안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인수위 결정이 사실상 설계변경을 요하는 것이라 추가비용 발생과 기간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계에서는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이 중단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론화를 거친 국비 사업이 선거후 시장이 바뀌고 새로 변경되는 데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다.

2012년 9월 13일 울산시가 시립미술관 부지로 울산초등학교를 확정 발표하자 박성민 중구청장과 지역주민들이 울산초에서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이곳에서 유물이 쏟아져 결국 바로 앞 북정공원으로 부지가 변경됐다
 2012년 9월 13일 울산시가 시립미술관 부지로 울산초등학교를 확정 발표하자 박성민 중구청장과 지역주민들이 울산초에서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이곳에서 유물이 쏟아져 결국 바로 앞 북정공원으로 부지가 변경됐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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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실마리가 나왔다. <울산제일일보>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신문이 인수위로부터 입수한 자료에는 시립미술관 재검토 사유 중 하나가 '미술관 주변 특화전략이 미흡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신문은 "시립미술관 건립에 주변 상권 활성화 계획까지 포함돼야 한다는 중구 상인들의 주장도 시민소통위(인수위)의 재검토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립미술관 첫 부지인 울산초등학교 터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부지 재선정이 추진되자 인근 상인들과 건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단체행동을 벌이며 현 부지로 재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인수위의 시립미술관 중단이 외부의 입김에 의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 만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파문이 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울산시가 전문가 의견과 시민 토론회를 거쳐 마련할 울산시립미술관의 추진 여부가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울산시립미술관은 지난 2010년 3선에 성공한 박맹우 시장의 공약에서 출발해 지난 2011년 8월 울산시가 시립미술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 구성됐다.

이에 울산시는 박맹우 시장 당시 울산시립미술관건립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4차례에 걸친 토론과 현장 답사를 통해 위원들로부터 제시된 7개의 후보지 중 2012년 9월 13일 시정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울산초등학교 부지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미술관 터를 고르던 지난 2015년 현장에서 조선시대 울산객사터가 발굴되면서 건립 기간이 다시 연장됐고 후임 김기현 시장에 의해 인근 중구 북정공원과 중부도서관 부지에 짓기로 결정됐다.

당시 김기현 시장이 글로벌 도서관을 내세우며 넓은터가 있는 중구 혁신도시에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하자 인근 상인들과 건물주들이 강하게 반대하며 연일 단체행돌을 벌인 바 있다.


태그:#울산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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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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