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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 표지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 표지
ⓒ 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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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일십백천만'을 실천하라는 말을 들었다. 하루에 하나의 선행을 하고, 열 번 웃으며, 백 자의 글을 쓰고, 천 자의 글을 읽고, 만 보를 걸으라는 것이다. 쉬워 보이는 게 하나도 없다. 그나마 할 만해 보이는 '백'과 '천'도 만만치 않다. 어릴 적, 개학을 앞두고 한꺼번에 몰아 쓰던 방학 일기는 하루당 백 자도 되지 않았으니까. 업무 서류로 천 자를 읽고, 모바일 메신저로 백 자를 쓰라는 말도 아닐 것이다.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의 저자는 글은 쓰고 싶지만 백지를 마주하면 머리가 멍해지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준비했다고 서문에서 말한다. 이 책의 제1부에는 '글쓰기, 나를 찾는 여정'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저자는 묻는다. 어릴 적 당신에게 세상은 거대한 놀이터였다. 그런데 왜 지금은 인생이 그저 흘러가는 것만 같게 느껴질까? 안정적인 직업과 귀여운 아이들이 있어도 왜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지금의 삶이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당신이 나이가 들었거나 생각이 닳고 닳아서가 아니다. 하루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지 않고, 내 주변 사람들과 일 또는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22쪽)

추천사에서 소설가 공지영은 말한다. 글쓰기는 삶을 두 배로 만들어준다고. 삶이 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글 또한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내게 사는 게 힘들어요, 하면 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권한다. 내 친구들에게서도, 나 자신에게서도, 심지어 이미 돌아가신 사형수들에게서도 나는 글쓰기의 치유력과 통찰력을 누구보다 깊이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7쪽)

글이란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다만, 글쓰기의 새로운 방법과 실용적인 형식을 알려주기 위해서 이 책을 썼노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이 책은 세 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는 글을 쓰는 태도, 두 번째는 글을 쓰는 색다른 방법, 그리고 세 번째는 다양한, 정말로 다양한 글쓰기 소재에 관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생활의 동반자가 되는 글쓰기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자.

글을 쓸 때 도움 되는 몇 가지 제안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쓰라는 것이다. 글을 정 쓰지 못하겠다면, 무엇이 글쓰기를 가로막는가에 관해 써보라. 이때 짧은 글을 목표로 해서 빠르게, 쉬지 않고 쓴다. 뭐든지 습관이 되면 쉬워진다. 습관을 들이기 위해, 적은 분량을 목표로 해서 정기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주제를 미리 정하고 글을 쓰는 것도 대단히 좋은 습관이다. 무엇에 대해 쓸지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주제가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에 글이 정연해진다. 주제에 맞추어 글쓰기를 연습할 때는 자동기술법, 즉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그대로 적는 방법을 써보는 것도 좋다. 5분이나 10분, 시간을 정해서 지금 이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쓴다. 멈추지 않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쓰인 글은 대단히 산만하지만, 많은 생각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정리하면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부분들을 압축하면 시가 되기도 한다.

글쓰기의 형식이나 문법, 맞춤법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자신을 위한 글쓰기라면 더욱 그렇다. 제멋대로 쓰기 시작하는 것이 글쓰기를 길들이는 데 좋다. 사전에 없는 단어도 만들어 보고 형식에서 벗어난 문장도 써보자. 이상의 <오감도>는 그런 단어와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노트, 필기구, 장소, 분위기를 찾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안네 프랑크는 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주고 친구로 삼았다. 예쁜 노트에 그립감이 좋은 필기구로 무장을 하면 글쓰기가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저자는 달리는 기차 안에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백색 소음이 가득 찬 카페에서 글 쓰는 것을 즐긴다. 자신의 방에서 글을 쓰는 경우라도 조명이나 음악, 향기 등을 이용해 글쓰기에 기운을 북돋아 주는 분위기를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다.

자신이 쓴 글을 나중에 읽어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저자는 연말에 1년간 작성한 노트를 되새기는 '의식'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면 얼마 뒤에 마무리될 지난 한 해가 꽤 괜찮은 해였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 내가 많이 사랑했고, 웃고, 느끼며,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50쪽)

글쓰기는 머릿속을 정리해 주고, 더 나아가 나의 삶을 정돈해 준다. 그래서 공지영도 글이 삶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가 책 끝부분에서 던지는 한마디 말에, 삶에 있어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가 담겨있다.

당신이 글을 쓰면서 날마다 삶의 무게를 줄이고 마음의 평화를 구했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겠는가. (182쪽)

글쓰기 소재 창고

 여행지에서는 글이 잘만 써지지 않던가?
 여행지에서는 글이 잘만 써지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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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소재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에 관한 것이다. 피천득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야말로 우리나라 수필계의 영원한 보석이 아닐까.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행위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글쓰기의 주제 역시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 나를 정의해 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 바꾸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 결심, 나의 신체, 삶의 목표에 관해 글을 써보자.

그리고 다음의 문장을 완성해 보자.

( )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 )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 )을 하기에는 지금이 딱 적당한 시기이다.

가능하다면 각 문장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적어 보자.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 시곗바늘이 올바른 위치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보자. (119쪽)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쓰기에 나서면 소재가 넘친다. 하루의 첫 10분에 대해 자동기술법으로 글을 써보자. 아침 명상을 마치고 나를 돌아보는 질문에 답해보는 것은 어떤가. 간밤에 꾼 꿈도 좋은 소재가 된다. 조금밖에 생각나지 않아도 그것 그대로 신선한 글쓰기 감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 글을 쓰는 것도 좋다. 오늘 있었던 좋은 일 세 가지, 오늘 감사하고 싶은 세 가지, 오늘 내가 잘했던 일 세 가지에 대해 쓸 수 있다면 최고의 일기가 될 것이다. 오늘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종류별로 정리해 보는 것은 어떤가. 시간과 거리를 두고 다시 마주하는 나 자신의 분신들을 바라보면,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나며 저절로 미소짓게 될지도 모른다. 차분히 글로 적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준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쓰기 소재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라도 여행의 계기나 여행 계획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다. 여행지에서 카페나 강둑에 앉아 끄적인 메모는 귀중한 추억의 물건이다. 여행 기록에 작은 대화문을 넣으면 생기가 넘쳐 난다. 여행지의 낯선 음식에 도전해 보고 그 경험을 생생하게 묘사해보자.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여행지에서의 평화를 적는 것은 그 자체가 명상과도 같다. 시간이 지난 뒤에는 추억을 되짚어 보는 글쓰기가 행복한 순간을 다시 한번 살게 해준다.

이제 글쓰기에 관한 많은 힌트를 얻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일기를 쓰자. 짧아도 좋다. 백 자 정도라도 쓰자. 일기를 쓰면서, 글쓰기가 나를 어떻게 일깨우는지, 어떻게 삶이라는 여정을 다시금 여행의 설렘으로 채워주는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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