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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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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아래 전편협)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휴업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060원 올라서 점주의 수입이 알바임금보다 못하다며 주휴수당을 합치면 이미 최저임금이 1만 원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1.5배 더 붙는 야간수당까지 고려하면,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전편협은 이런 상황에서 올해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최저임금을 맞춰줄 수 없어 범법자가 된다며 전국 7만 편의점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엄포도 놨다.

최저임금 때문에 힘들다고요? 정말로?

그런데 편의점은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에도 불법이 상식이었던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알바노조가 2017년 10월 편의점 알바노동자 4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일했다. 92%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제대로 주는 편의점 일자리는 거의 없는 셈이다.

게다가 야간수당 등의 가산임금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편의점은 주로 2~3명의 알바노동자가 주·야간 맞교대를 하는 대표적인 5인 미만 사업장이다. 편의점주들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정한 2급 발암물질인 야간노동을 시키고도 추가적인 임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합법적인 임금 할인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많은 알바노동자들은 이런 현실을 알고도 왜 침묵하고 있었을까? 그들은 사장님이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편의점주들은 불법을 알고도 묵묵히 일하던 알바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면 휴업하겠다고 협박한다. 편의점주들은 좀 더 솔직하게 말해야 했다. 왜 자신들이 이렇게 힘든지 말이다.

사단법인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편의점 업계 주요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3만 2611개의 총매출은 20조 3241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약 3조 원이 증가했다. 이 20조 원은 다 어디로 갔을까?

GS25를 예로 한 번 살펴보자. 이곳 홈페이지에 따르면 계약 종류는 크게 4개다. 편의점들은 보통 본사가 매출총이익에서 35%를 가져가는데, GS25에서는 이를 G타입이라 부른다. 시설과 인테리어 비용은 본사가 투자해주고, 임대료는 점주가 부담하는 형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매출총이익이다. 매출총이익이란 판매물건 값에서 원가만을 뺀 것이다.

조금 복잡하더라도, 한 번 계산해보자. 예를 들어 한 매장에서 매출총이익으로 1000만 원이 생겼다면, 35%인 350만 원을 먼저 본사에 보내야 한다. 그러면 650만 원이 남는다. 이 가게에서 주·야간으로 알바노동자 2명을 주 5일 고용하고 주말엔 점주가 일했다고 가정하면, 월 인건비 300만 원이 빠지고, 전기세 등 관리비 등으로 100만 원 정도가 빠진다.

그러면 250만 원이 점주의 손에 있어야 하지만, 여기서 건물주가 나타난다. 건물주가 임대료로 200만 원을 가져가면 편의점주는 고작 50만 원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편의점주들은 본사나 건물주가 아니라, 손쉬운 알바들의 인건비를 건드려서 최저임금 이하로 주거나 주휴수당을 빼서 지급한 것이다.

진짜 이유는 '갑'의 횡포... 싸움은 달라져야 한다

 편의점 음료수 진열대.
 편의점주가 싸워야 하는 것은 알바노동자가 아니라 '슈퍼갑' 본사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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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복잡한 산수의 순서만 바꾸어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1000만 원의 이익에서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를 먼저 제하는 것이다. 그러면 400만 원이 남는다. 점주입장에서는 이 400만 원이야말로 진정한 순이익이다. 여기서 본사와 동업을 한 셈이니 이익 중 35%를 주는 건 아무런 불만이 없을 것이다.

140만 원만 본사에 보내고, 편의점주는 26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게 된다. 황당한 이야기일까?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인건비나 임대료 등에 대해서 조금의 책임도 지지 않고, 35%를 무조건 가져가는 구조야말로 황당한 일이었다. 이것은 영세한 편의점주들을 대량생산한 핵심적 원인이다.

2016년 기준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매장 수는 3만 2611개에 이른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본사가 무조건적으로 유리한 계약이다 보니, 본사 입장에서는 일단 매장을 여는 게 중요하다. 물론 250m 거리 제한이 있다. 하지만 이 제한은 오직 같은 브랜드의 점포에만 적용된다. 다른 브랜드가 들어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GS25 옆에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옆에 CU가 들어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도시의 풍경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 결과가 3만여 개의 편의점이다.

다른 계약 형태도 살펴보자. GS25 본사가 직접 안전추구형(A타입)이라고 소개한 계약은 임대료, 시설/인테리어는 본사가 부담하고 그 대가로 매출총이익의 55%를 가져가는 형태다. 수익추구형은(H타입) 임대료와 시설/인테리어 개점투자비 등을 모두 점주가 책임지는 형태로 본사는 20%를 가져간다. 공동투자형(R타입)은 본사가 40%를 가져가는 형태로, 임대료와 시설/인테리어 비용을 본사가 책임진다. 안전추구형의 경우는 본사가 가져가는 매출총이익이 절반을 넘어가는 것으로 점주의 위치가 사장인지 의심이 될 정도의 계약조건이다.

이와 같은 불공정 계약 하에서, 점주들의 신분은 알바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매니저에 가깝다. 물론 여러 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기업형 점주도 있다. 그러나 지금 문제가 되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매니저형 점주다. 실제로는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사장이라는 신분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보호는커녕, 사업실패의 리스크를 져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점주들은 알바노동자들의 임금인상에 분노하고 그들을 공격할 게 아니라, 알바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편의점 본사와 건물주들과의 싸움을 시작하는 게 맞지 않을까?

결국 최저임금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1060원을 가지고 을과 병인 영세자영업자와 알바노동자가 싸울 것인지, 아니면, 20조 원짜리 산업을 가지고 을과 병이 함께 연대해서 슈퍼갑과 싸울 것인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나는 1000원짜리보다는 20조 원에 관심이 더 많다. 다른 편의점주들도 마찬가지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박정훈 기자는 최저임금1만원 (박종철출판사) 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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