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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환경연합 캠페인 홍보물
 서울환경연합 캠페인 홍보물
ⓒ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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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증막 같은 폭염과 함께 여름이 시작됐다. 빨대 꽂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6월부터 광화문, 서울역에서 '빨대 이제는 뺄 때'라는 이름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안 쓰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피케팅과 함께 관련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나눠드리고 있다.

캠페인이 필요하다 생각한 시점은 3년 전이었다. 한 동영상을 보고 경각심이 생겼다. 코스타리카에서 구조된 바다거북이의 콧구멍에 12㎝의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있었다. 비닐봉지, 종이컵,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의 이야기는 해왔지만 빨대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조차 없었다. 환경운동가인데도 불구하고 놓친 문제였다.

올 2월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에서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 담당 활동가로 오게 되면서 빨대 안 쓰기 운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많은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빨대를 주제로 단체 캠페인을 하는 것은 국내 최초일 것 같다.

세계가 앞다투어 빨대 퇴치에 나서는 까닭

폐비닐로 시작한 '재활용 폐기물' 대란은 혼돈의 헤프닝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폐기물 감축을 둘러싼 많은 과제가 아직 우리에게 남겨진 상태이다. 이미 국외 여러 나라는 적극적으로 해답을 찾고자 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선언에 따라 자국 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각종 고민들이 이어진 것이다.

여러 나라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것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특히 사용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 되지 않고 손쉽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였다. 다음은 2018년 1월부터 현재까지 각 국가와 기업이 발표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관련 다양한 자구책들이다.

 - 캐나다 밴쿠버 2019년 6월부터 식당 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 6월부터 식당 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미국 시애틀 7월부터 식당 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버클리,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법안 발의 중 
 - 유럽연합(EU) 2021년까지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대체
 - 영국 왕실 내 행사 및 왕족 거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영국 2019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프랑스 파리 2019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스위스 뇌샤텔 2019년부터 식당 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대만 2030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 인도 202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포함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 매리엇호텔 영국 60개 지점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퇴출
 - 스타벅스 2020년까지 전세계 매장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퇴출, 빨대 없는 뚜껑 개발
 - KFC 싱가포르 올 7월부터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퇴출
 - 맥도날드 영국, 아일랜드 올 9월부터 종이 빨대로 교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가 작고 가볍다. 재활용이 되지 않아 그냥 버려지며 하천을 따라 해양으로 흘러가 해양폐기물이 되기 쉽다. 무엇보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플라스틱 조각들로 분해돼 해양생물들에게 많은 피해를 준다.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하여 섭취했다가 폐사하기도 하고, 신체의 일부에 끼이거나 박혀 고통받는다.

북태평양 미드웨이 섬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날개가 큰 새인 알바트로스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섭취로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알바트로스는 국제적멸종위기종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 '사이테스'(CITES)의 '부속서 I'에 등재된 조류다.

또한 말레이시아 접경 바다에서 구조됐다가 폐사한 둥근머리돌고래의 뱃속에서는 플라스틱 비닐 80장이 나왔다. 호주 북동해안의 최대 산호서식지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플라스틱 빨대에 접촉한 개체가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질병에 걸릴 확률이 89%에 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광업자들이 나서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안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피해사례는 일부 멸종위기종 해양생물에게만 닥친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다. 플라스틱의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 등을 고려하면 인류에게도 재앙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은 자연에 퍼지는 미세플라스틱을 연간 3190만 톤으로 추정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처럼 부피가 작은 플라스틱들이 바다에서 분해돼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0.1㎛보다 작은 입자인 나노플라스틱이 되면 먹이사슬에 의해 인류에게까지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속 유해물질을 잘 빨아들이는 흡착 성질이 있어 플랑크톤과 해양생물체의 먹이가 된다. 밥상에 오르는 해산물을 통해 인간도 충분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인천∼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가 세계에서 2∼3번째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곳으로 발표됐다.

법이 모르는 현실

 커피숍에 꽂힌 빨대
 커피숍에 꽂힌 빨대
ⓒ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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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줄기에 꽂아주는 플라스틱 캡
 꽃 줄기에 꽂아주는 플라스틱 캡
ⓒ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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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빨대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나조차 캠페인을 기획하기 전까지 몰랐던 사실이다.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이 일회용품으로 규정한 품목을 보면 빨대는 빠져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법에서 정한 일회용품에 포함되지 않아 사용억제 및 무상제공 금지 대상이 아니다. 커피숍 매장에 비닐 혹은 종이로 포장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한 뭉텅이씩 비치된 이유다.

환경부는 폐기물 대란 이후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50% 감축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부터 줄여야 실현가능할 것이다. 법률상 일회용품에서 제외된 빨대, 컵홀더 말고도 꽃다발 시듦을 방지하는 캡 등 신기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들이 자고 일어나면 생겨나는 게 현실이다. 품목으로 일회용품을 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사용 용도와 플라스틱 종류 및 함량으로 규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테이크아웃 음료를 마실 때다. 20여 년 전부터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생겨나면서 길거리를 다니면서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머그잔에 먹으면 일회용 빨대를 쓸 필요가 없지만 테이크아웃 컵에는 뚜껑이 씌워져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시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들고 나가기 위해 일회용 컵을 쓰겠다고 하면 커피숍 입장에서도 건넬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다회용 컵을 이용하게 되면 세척, 살균, 소독에 따르는 비용이 발생해 경제적 부담이 된다고 하소연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빨대 구매비용, 폐기물 처리비용과 세척·살균·소독 시스템 비용을 장기적으로 비교해보면 후자가 기업들에게 더 이익이지 않을까? 다회용 컵 운영을 위해 사람을 고용한다면 또 다른 차원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이 가능할 것이다.

시대는 변화하며 날로 새로운 일회용 제품이 나오고 있어 법이 변화를 좇아가기 버겁다. 폐기물 제로화의 지름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중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법으로 규정하고 강제하지 않더라도 우리 스스로 강한 다짐과 실천을 해야 할 때이다. 오늘부터 외쳐보자.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나부터 사용하지 않겠어!"

 빨대, 이제는 뺄 때!
 빨대, 이제는 뺄 때!
ⓒ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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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현경 시민기자는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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