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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판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의 모습.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판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의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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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의 재판장이 "사법농단에 관련된 판사들이 국정농단 재판을 맡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법정에서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 이영훈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국정원장의 특수활동비 상납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1심 선고에 앞서 최근 <경향신문> 보도를 언급했다.

<경향신문>은 해당 보도에서 이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으로 있으면서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의 뒷조사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어 국정농단 사건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법원이 검찰에 제출한 '사법농단' 의혹 문건에 따르면, 법원행정처의 다수 부서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하 전 회장을 압박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그 가운데 전산정보관리국은 하 전 회장의 변호사 수임 내역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부장판사는 "이번 재판의 공정성에 관해 의문 제기한 기사가 난 것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라며 "변호사 수임 통계 내용 실제 제공했는지 (확실하지 않고), 기사 내용도 문건 내용과 다른 것 같다. 사실 확인도 안 된 상황에서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근거해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법원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문제를 바로잡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개인적으로는 이번 보도가 국정원 특별사업비 뇌물 사건에 무죄 판결이 선고되는 것에 대한 불만의 우회적 표출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오해될 여지가 있어 유감스럽다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공판에 출석한 배성훈 부부장검사는 선고 이후 "처음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잠시만"이라며 발언을 요청했으나 이 부장판사는 "(배 검사는 사건과) 관련도 없지 않느냐. 따로 듣지 않겠다. 그 부분을 따로 논란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거절했다. 배 부부장검사는 "관련 없지만 그렇게 유감을 말씀하셔서"라며 말을 이어가려 했으나 "더 얘기하지 않겠다"며 이 부장판사는 퇴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후 검찰 관계자는 "재판중인 사건과 무관한 재판장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해당 언론과 사적으로 말할 내용이지, 그와 전혀 무관한 사건 재판의 선고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할 내용이 아니"라며 "나아가, 그 언론보도에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지 등 전혀 확인되지 않은 개인적 추측을 전혀 무관한 사건 선고에 앞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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