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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는 '난초명명식'(Orchid Naming Ceremony)이라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국화인 '난초'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한 뒤 그 난초에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국빈들의 이름을 붙여주고 직접 심게 하는 전통이다. 국빈들의 싱가포르 방문을 환영하고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행사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를 위해서 4~5년간 특별한 난초 품종을 배양한다고 한다.

난초명명식은 지난 1957년 주싱가포르 영국 고등판무관의 배우자인 앤 블랙(Anne Black)의 이름을 딴 난초명명식을 시작한 이후 지속되어온 행사다.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 싱가포르 국립식물원) 안에 있는 국립난초정원에는 약 1000종의 난초와 2000여 종의 난초 교배종을 재배하고 있고, 정상과 유명인사 등 세계적 귀빈들의 이름을 딴 180여 개의 난초를 관리하고 있다.

이 특별한 '난초명명식'에 초대받은 '세계적 국빈들'로는 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윌리엄 영국 왕세자 부부,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 로라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라오안 주룽지 전 중국 총리 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미치코 일본 왕비,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 등이 있다.

 싱가포르의 난초명명식에 초대받은 윌리엄 영국 왕세자 부부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부터).
 싱가포르의 난초명명식에 초대받은 윌리엄 영국 왕세자 부부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부터).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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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지난 200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난초명명식에 초대받아 '권양숙 난'을 선물받았다. 권 여사는 난초명명식에 서명한 뒤 "제 이름의 꽃이 생기다니 기분이 묘하고 가슴이 벅차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권 여사가 한국의 영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난초명명식에 참석했다고 알려졌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도 난초명명식에 초대받아 '이순자 난'이 생겼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한류를 이끌었던 배우 배용준씨와 권상우씨도 지난 2004년과 2006년 '배용준난'과 '권상우난' 명명식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이들도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 등에 준하는 국빈 대접을 받은 것이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오후 국립식물원 내 난초정원에서 열린 '난초 명명식'에서 방명록 작성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오후 국립식물원 내 난초정원에서 열린 '난초 명명식'에서 방명록 작성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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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리셴룽 총리가 12일 오후 국립식물원 한-싱 유네스코 페스티벌장에서 영부인들과 함께 양국 세계문화유산과 관련한 사진과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리셴룽 총리가 12일 오후 국립식물원 한-싱 유네스코 페스티벌장에서 영부인들과 함께 양국 세계문화유산과 관련한 사진과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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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11일부터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난초명명식에 초대받았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2일 오후(현지시각)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부부와 함께 보타닉 가든에서 열린 '문재인·김정숙난 명명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문재인·김정숙 난' 증명서를 받은 뒤 난에 이름표를 꽂았다.

청와대는 "난초명명식은 싱가포르 정부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귀빈에 대한 환대와 예우의 의미를 담아 새롭게 배양한 난초 종에 귀빈의 이름을 붙여주는 행사로 한국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이날 만들어진 '문재인·김정숙 난초'는 양국간 '금란지교(金蘭之交)'와 같은 우정의 상징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문재인·김정숙 난' 명명식이 열린 보타닉 가든은 지난 1859년 동식물연구에 조예가 깊었던 래플스경의 제안으로 개원했다. 지난 1874년 영국 식민지 정부의 관리 아래 귀속돼 런던 큐 왕립식물원에서 교육을 받은 정원사들이 이곳을 관리했다. 특히 지난 1928년부터 난초 재배와 교배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보타닉 가든은 열대 식물학과 원예학 등 싱가포르 식물연구의 중심지다. 이곳은 지난 2015년 싱가포르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구로 등재됐다.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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