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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기무사령부 홍보동영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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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기무사령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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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한미 군사합동 훈련 폐지를 우려한다. 또 한 쪽에선 군 기강 문제를 거론한다. 이게다 군 흔들기가 문제란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국군 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해서다. 판을 뒤흔들고 본질을 흐리려는 저항이 이미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찔리는 표정이 역력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적폐놀이" 운운에 이어 "문건 유출 배경"을 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는 또 다른 정치적 논란거리가 됐다"는 11일 자 <중앙일보> 사설도 이에 못지않다. 앞서 10일(현지시각)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수사 지시의 의미를 훼손시키려는 딴죽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의 이 "기무사의 진실, 정치적 수사로 흘러선 곤란하다" 제목의 사설은 "군인권센터가 밝힌 것처럼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위수령을 발령하고 계엄령 선포를 계획했다면 관련자들은 응당 처벌의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도 "정상회담을 위해 국빈방문 중인 인도에서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수사기구를 구성하라'고 요구할 정도로 이번 사건이 급박하고 위중한 것인가 하는 의문에서다"라고 되묻는다. 그러면서 오해 아닌 오해를 증폭시킨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불거진 이번 사건이 이달 들어 쟁점화된 것에는 현 정부의 의도가 숨어 있을 것이란 오해를 살 수 있다. 기무사 개혁 또는 폐지를 위해 이번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첫 번째다. 또 '재판 거래'라는 명분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전직 법원행정처 인사들을 적폐로 규정한 것과 맞물려 이번 사건도 과거 정부 인사들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청와대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을 사고 있는 민주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를 물타기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야당에선 현 정부가 가설적 성격이 강한 기무사 문건까지 들먹이며 적폐몰이를 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문 대통령 수사 지시 흔들고, 문건 의미 축소·왜곡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 계엄령 관련 문건’ 관련 특별조사단 구성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 계엄령 관련 문건’ 관련 특별조사단 구성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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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개혁부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도한 사법농단, 게다가 드루킹 특검까지 아주 불리한 과거지사는 다 끌고 들어오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주거니 받거니 '촛불 계엄령' 사태를 뒤흔드는 꼴이랄까.

물론 같은 날 "대통령이 키운 '기무사 문건' 소동…軍 매도 지나치다"라는 사설을 낸 <문화일보>도 존재하지만, 역시나 이 분야 1등은 <조선일보>다. 11일자 "탄핵 찬반 세력 국가 전복 상황 때 軍은 어떻게 해야 하나" 사설은 제목부터 화끈하다. 똑같이 문재인 대통령의 수사 지시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한 이 사설의 본질은 이거다.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는 호도 말이다.

"문제의 문건은 탄핵찬성 촛불집회는 18차례 연인원 1540만 명,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는 15차례 연인원 1280만 명이 참가했으며 탄핵이 기각되거나 인용될 경우 '혁명' 또는 '내란'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탄핵선고가 나오면 그 결정에 불복하는 쪽에서 청와대·헌법재판소의 진입·점거를 시도하는 국가적 혼란이 우려된다면서 그런 상황을 가정한 군 차원의 대비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이 문건이 "최악의 상황에 대처"한 것 뿐이라고 단정한다. 그렇게 촛불집회의 의미를 축소·폄훼했던 <조선일보>가 드물게 기계적 균형을 작동시킨 이유는 어렵지 않다. 기무사의 문건이 마치 두 집회의 성격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확한 대처 방안을 모색한 것이라는 듯. "탄핵 선고가 어느 쪽으로 나오든 국가적 혼란이 오는 것이 아니냐고 많은 국민이 걱정했었다"며 나라 걱정을 하는 것도 다 꿍꿍이가 있어서다. 예컨대, 이런 식.

"만일 일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헌재 결정에 분노한 쪽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문건에서 언급한 대로 정부 종합청사, 국회, 대법원, 한국은행, 국정원 등이 점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면 그 상황에서 군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도 손 놓고 있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군의 입장에선 국가 전복·마비 상황이 실제 벌어질 경우에 대비한 비상 계획과 법적 절차 등을 검토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수 있다. 다행히 그런 극단적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고 당연히 그 문건은 실행될 이유가 없었다."

"계엄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지만 군으로서는 그런 대처를 했어야 마땅하다는 논리를 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반면 "최근 이 문건을 공개해온 여당과 시민단체는 '12·12 군사반란을 연상시킨다'고 했다"라면서도 작금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과거 계엄령을 불러왔던 군부 쿠데타가 지금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애써 문건의 심각성을 축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기무사 문건은 탄핵 반대 세력에 의한 과격 폭력 시위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이다. 그런데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검토 문건을 두고 '쿠데타' 운운하는 것은 적폐 청산을 이어가려는 목적은 아닌가. 청와대 말대로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이 큰 사안이라면 왜 문건이 공개된 즉시 수사를 지시하지 않고 지금에서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실로 눈물겹다. 다각도로 문건의 파괴력과 진의를 축소·왜곡하려는 <조선일보>의 노력이. 하지만 줄곧 이 기무사 문건을 추적해 온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의 시각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임 소장은 기무사의 문건을 "친위 쿠데타" 시도의 증거로 단언했다. <조선일보> 사설에는 없는 빈곳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왜냐하면 사실은 이 문건이 친위 쿠데타가 아니려면 몇 가지 알리바이가 있어야 됩니다. 첫째, 탄핵이 인용됐을 시 친박들이 난리를 피우거나 폭동을 일으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가 문건에 없습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한 '친위 쿠데타'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친위 쿠데타 의혹을 제기했던 임 소장은 기무사 문건에서 빠진 것이 바로 탄핵 기각 시 군이 친박 세력들이 벌일 혼란은 염두에 두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립'을 강조한 <조선일보>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 해석인 것이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군)본인들이 진보와 보수가 싸워서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예단합니다. 점을 치고 있어요. 사실 이런 예단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역시 귀 기울일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이 예단 하에서 이것을 작성했기 때문에 군이 정치 개입을 한 것이죠,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군의 정치개입은 법으로도 엄격히 통제해 놓고 있는 것이고, 세 번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출 계획이 없습니다. 만약에 시위대가 청와대를 공격했을 경우에 이 문건대로라면 작전 계획에 따라서 대통령을 수방사 벙커로 피신시켜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계획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문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욕망을 그대로 투영한 문건이라고 보셔야 됩니다."

동일한 그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신군부에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조선일보>의 시각에서야 대수롭지 않은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노벨평화상 수상까지 거론됐던 '촛불시민'들을 탱크로, 장갑차로 밀어버리려던 군의 그 전근대적이고 반인권적인 계획 자체가.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인을, 촛불시민들을 모조리 군사 법정에 세워 가둘 수 있는 쿠데타를 상상하고 실행에 옮기려 문건까지 작성했다는 사실이.

쿠데타 시도에 다름 아니었던 그 기무사 문건의 저의를 어떻게든 축소시키는 것도 모자라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조선일보>의 스탠스는 그 자체로 반국가적이다. 제 이익에 휘둘려 "적폐놀이" 운운하는 자유한국당이 그 스탠스를 받아 안을 것은 불을 보듯 빤하다. 이번 기무사 문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 지야말로 그 누가 '국가의 적'인지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 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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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