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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한 일자리 상황판 모니터를 보며 일자리 현황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한 일자리 상황판 모니터를 보며 일자리 현황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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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일자리 창출'의 시대다. 시대, 정권과 관계없이 일자리는 한 인간의 자아 실현의 욕구와 함께 한 가정의 살림을 책임지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비록 자아 실현이라는 거창한 직업의 목표가 많이 퇴색되고, 먹고 살 수만 있게 해달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요즘이지만, 직업을 통해 자신의 소명을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소중한 몸부림은 시대를 넘어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일자리의 중요성을 어느 정부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1호 지시는 '일자리 위원회 구성'이었고, 첫 일정은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시연'이었다. 이러한 대통령의 행보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공부문의 의사결정자들이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메시지로 작동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일자리 만들기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을 조성했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정책의 첫 번째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획이다.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에서 기간제 근로자, 파견·용역근로자 신분으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내용이다. 불안정하게 일자리를 유지해왔던 비정규직을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민간 기업의 정규직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수단으로 볼 수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정책수단이 '임기제 공무원' 채용 확대다. 임기제 공무원은 공직에 근무하거나 공공부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익숙한 용어가 됐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공무원 형태다. '공무원임용령'을 확인하더라도 실제 임기제 공무원이 어떤 근무 여건에 처해있는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국가공무원법'에서 약간의 단서를 찾을 수 있는데, '전문지식·기술이 요구되거나 임용관리에 특수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일정 기간을 정하여 근무하는 공무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임기제 공무원은 정해진 기간 근무한다고 했으니 계약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계약직은 정년이 보장되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계약이 해지·만료돼 퇴사해야 하니 비정규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한시적인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특수한 기술, 전문성이 요구될 때 일정 기간 채용해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방편으로 임기제 공무원을 도입한 것이다.

작은 규모로 잘 활용하면 공공부문에 부족한 전문성을 높이고, 시간이 정해진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면 필요한 인력 충원 방식이다. 그러나 직업공무원제를 통해 정년을 보장받는 일반 공무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직업 안정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임기제 공무원 채용 확대의 또다른 이름

그렇다면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수단 중 임기제 공무원 채용 확대는 '비정규직 확대'와 다를 바 없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목표를 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수단과 '임기제 공무원 채용 확대' 정책수단은 충돌된다. 정책의 정합성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정책학 이론 관점에서 정책의 정합성에 문제가 있는 것과 함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향후 예상되는 사회문제 때문이다. 2017년 12월 기준, 일반임기제 공무원은 중앙부처 1077명, 지방자치단체 5500명이다. 이 통계는 임기제 공무원의 다른 유형인 시간선택제임기제, 한시임기제 공무원을 포함하지 않은 규모이니, 임기제 형태로 채용된 공무원의 수는 이보다 2~3배가량 될 것이다. 상당한 숫자다.

문제는 이렇게 큰 규모의 공무원들이 일정 기간 계약을 맺고 근무하고 있다 보니 퇴사를 해야 하는 시점에는 또 다른 양상의 갈등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많은 숫자가 한꺼번에 채용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지는 않겠지만, 우리 사회는 이 규모만큼 일자리 문제를 겪어야 한다. 지금 편하자고, 고통을 내일로 미루는 격이다. 언젠가 감당하기 힘든 험상궂은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규모가 커지면서 집단화되고,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와 진정한 의미의 정규직화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직 내에서 임기제 공무원들이 느끼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나 불안한 위치에 관한 사항은 길게 언급하지 않아도 예상되는 바다. 이제 임기제 공무원의 조직 내 근무 여건까지 챙겨야 하는 정부의 새로운 숙제가 주어졌다.

임기제 공무원을 늘려서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목표를 달성하려는 계획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도 진행됐다. 생각해보자. 지금 문재인 정부가 어떤 정부인가. 엄동설한 추위를 견디며 수많은 국민의 열망이 투사된 촛불로 만든 정부다.

그런 정부가 박근혜 정부가 취했던 일자리 정책을 따라가서 되겠는가. 관련 부처에서는 이 점을 명심하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정책대응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지난 정부의 정책을 모두 거부해야 한다는 어리석은 주장이 아니다. 문제가 예상되는 정책수단은 과감히 수정하거나 버려야 한다. 임기제 공무원 확대가 바로 버려야 할 수단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최영조씨는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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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 이슈,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 많은 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