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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교육장소, 도토리 농장.
 학생들의 교육장소, 도토리 농장.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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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120만여 명이나 되는 대도시 수원에 이런 마을이 있을 줄이야!'

이 생각이 서너 번이나 머릿속을 들락거리고 나서야 목적지인 '수원 자연물 목공 꿈의학교(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칠보로 88번 길)'에 다다를 수 있었다.

아파트 숲을 지나자 좁다란 샛길이 나왔다. 샛길 양옆은 밭이다. '이 길이 정말 맞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채 직진했다. 아니,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가는 길이니 내비게이션을 믿을 수밖에.

어째서 학교 이름에 '자연'이 포함됐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칠보산 자락 2천여 평 밭이 모두 학교였다. 목공 수업은 밭 가운데 있는 비닐하우스 두 동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이 교실인 셈이다.

수원 자연물 목공 꿈의학교(아래 목공 꿈의학교)를 방문한 날은 지난 7일 토요일 오전. 무척 더운 날씨였다. 태양은 작열했고 아이들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무더위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사포질, 드릴 작업에 열중했다.

아이 옆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사포질을 하는 어른도 있었는데, 바로 아이의 엄마였다. 학부모도 수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게 이 학교 특징이다.

학부모는 밭에도 있었다. 아이가 목공 수업을 하는 동안 엄마는 텃밭에서 일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고 있었다.

"3월에 분양받았어요. 5학년인데, 우리 애가 수업을 받는 동안 저는 텃밭에서 일하는 거죠. 고구마, 옥수수, 토마토... 정말 좋아요. 내년에도 하고 싶어요. 텃밭도, 꿈의학교도. 형, 언니들이 수업하는 동안, 이 애들(동생들)은 잡초 뽑기 같은 거 하고요."

어린 딸이 만든 빵 도마... 기뻐하는 엄마
 플랜트 박스 만들기
 플랜트 박스 만들기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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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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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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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은 목공 꿈의학교 운영 단체인 '칠보산 도토리교실'에서 분양했다. '칠보산 도토리교실'은 지난 2003년 설립한 비영리 민간단체다.

도시 농사를 위해서 임대한 땅 중 일부를 주말농장으로 분양했다는 게 이진욱 대표 설명이다. 칠보산 도토리 교실에서 직접 기른 옥수수와 감자 등은 아이들 간식이 된다. 밭 자락 풀을 먹고 자라는 염소는 아이들의 좋은 친구다.

아이들 꿈을 찾아 주는 게 목표인 꿈의학교지만, 하루빨리 꿈을 찾으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학교가, 학교를 만든 '칠보산 도토리교실'이 실제로 하는 일은 '목공예의 세계'를 보여주는 정도다. 나머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찾고 스스로 결정한다.

중학교 3학년 주현지 학생은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 학교를 찾았다. 그는 "그런데 해보니 진짜 재미있다"며 시원스레 웃었다. 주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공예에 관심이 많았다. 꿈의학교에서 활동하면서 막연했던 꿈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에 만든 '빵 도마'는 주현지 학생에게 재미와 함께 뿌듯함을 선물했다. 집에 가져가니 엄마가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엄마의 기쁜 표정은 주현지 학생에게 뿌듯함을 안겨줬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모두 나누어 준다.

중학교 1학년 양윤호 학생은 꿈의학교 3년 차다. 해마다 다른 꿈의학교를 찾았다. 당연히 배움의 종류도 해마다 달랐다. 작년에는 건축설계, 재작년에는 과학, 올해는 목공이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배움은 과학이지만, 과학자가 그의 꿈은 아니다. 그는 아직 꿈(진로)을 정하지는 않았다. 천천히 알아볼 생각이다.

중학교 1학년 정희원 학생은 이 학교에서만 꿈의학교 3년 차를 맞았다. 하지만 꿈(진로)이 목공예는 아니다. 양윤호 학생처럼 천천히 알아볼 계획이다.

자연 감성 훈련,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학생들의 친구 염소.
 학생들의 친구 염소.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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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랜트 박스 완성.
 플랜트 박스 완성.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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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서는 아이들만 꿈을 찾는 게 아니다. 강사도 이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정선아 강사다. 정선아 강사는 이 학교 실무 담당자이면서 강사 업무까지 맡고 있다. 원래 직업은 원예복지사다. 이곳(칠보산 도토리교실)에 하루 이틀 놀러 온 게 인연이 돼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놀러오다 보니 나무가 좋아졌어요. 그래서 목공예도 하게 됐고요. 아이들이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굉장히 뿌듯해 하는데, 그게 저는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어른들만 다룰 수 있는 줄 알았던 드릴, 톱 같은 장비를 원 없이 만져 보는 경험도 소중하고요. 장비를 다루면서 아이들이 자신을 스스로 대견해 하는 것 같아요."

이 학교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 자연과 친구가 된다. 자연 친화력을 기르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아이들은 누군가 특별히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부턴가 밭작물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았다. 염소 먹이도 주었다. 이 모든 게 자연과 감성으로 연결하는 훈련임을 과연 이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작품 판매도 중요한 배움 활동이다. 실제로 돈을 벌어봐야 진정한 꿈(진로) 찾기 교육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시농업 문화를 확산을 위해 마련한 다래기 장터 등에서 아이들은 직접 판매 활동을 한다. 수익금은 전액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부한다.

수원 자연물 목공 꿈의학교는 올해 4년 차를 보내고 있는 경기 꿈의학교 터줏대감이다. 30여 명(초등학교 5, 6학년, 중학생)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꿈의학교는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핵심 정책으로 학생들 꿈을 찾아주기 위해 운영하는 학교 밖 학교다. 올해 총 1140여 개의 경기 꿈의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이 교육감은 "앞으로 4년간 꿈의학교 3000개(현재 1140여 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플랜트 박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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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꿈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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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부, 경기도 담당.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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