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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비 사막과 몽골 유목민의 집 '게르'.
 고비 사막과 몽골 유목민의 집 '게르'.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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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고비, 죽을 고비 등 어떤 일이 되어 가는 데에서 매우 어려운 순간이나 국면을 뜻하는 우리말 '고비'. 몽골엔 우리말과 일맥상통하는 고비라는 사막이 있다. 고비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사막이며, 몽골어로 '거친 땅'이라는 뜻이 있단다.

고비가 포괄하는 지역은 몽골 땅의 30퍼센트에 달하는데, 이는 남북한을 합한 한반도의 2배가 넘는 면적이란다. 이 책 <진짜 몽골, 고비>는 2주간 고비 사막 패키지 여행을 한 후  쓴 여행기다. 저자는 자칭 오지 여행가인 친구의 사진에 넘어가 덜컥 몽골 그것도 고비 사막여행을 떠나게 된다.

오래 사귄 벗이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황무지와 지평선, 구름 몇 점 떠 있는 하늘이 전부였다. "몽골 고비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무작정 떠돌다 그곳과 만났어. 네가 거기를 다녀왔으면 한다. 벗은 슬쩍 내 안색을 살피더니 덧붙였다. "그곳에는 상처를 치유하는 묘한 힘이 있어." - 책 서문 가운데 


별들이 쏟아질 듯한 새벽하늘, 낙타 등에서 보는 해넘이 등 몽골의 풍광이 느껴지는 사진들도 여럿 들어있어 여행기가 한층 생생하게 다가온다.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나라에 사는 우리에게 몽골은 한없이 넓고, 또 멀게 느껴지는 곳이다. 알고 보니 몽골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이 많다. 

저자는 고비 지역만을 여행하는 테마여행상품을 이용했는데 사막 일몰을 보며 걷기, 낙타타기, 유목민의 전통 천막집 '게르' 체험하기, 몽골전통 술 '아이락'과 주민이 직접 잡은 양을 쪄서 만든 '아흐' 등 전통음식 먹기도 있어 여행이 다채롭고 흥미롭다. 

 책 표지.
 책 표지.
ⓒ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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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보다 고행에 가까운 고비여행 

황무지를, 모래언덕을, 초지의 가장자리를, '그리움이 한계'라는 게르와 게르 사이를 기진한 낙타처럼 뚜벅뚜벅 걸었다. 마침내, 사진 속에서 보던 고비 사막의 풍경과 맞닥뜨렸다. 눈길이 가닿는 끝자락마다 온통 지평선이었다. 

일부러 다져놓은 양 평탄한 대지 위에는 인간의 흔적은커녕 풀 한 포기, 바위 하나 없었다. 텅, 빈 채였다. 완벽한 공허에 압도당했다. 내 자신이 하찮게 여겨졌다, 배밀이하는 벌레나 서둘러 공중에 흩어질 먼지처럼. - '사막은 다만 고비의 일부였다' 가운데 


고비에 가는 것은 사실 여행보다 고행에 가깝다. 현대인에게 필수품인 휴대폰은 손전등으로 변신하고 모래땅, 허허벌판, 황무지, 지평선, 적막, 단조로움을 견디며 가도 가도 초원이고 지평선인 풍경은 지루하도록 계속된다. 저자의 일행들이 지어낸 이 여행 패키지의 상품이름이 재밌다. '심심해서 죽어봐라'란다.

사막 여행이다 보니 책 표지에서 보듯 낙타가 자주 출현한다. 낙타는 '사막의 배'로 불린다는데 알면 알수록 대단한 동물이다. 물 한 방울, 풀 한 포기 없는 망망대해에서 안 마시고 일주일, 안 먹고 한 달을 버티며 물을 만나면 200리터를 한꺼번에 마시기도 한다. 배달 생수통 10개의 양이다.

 고비 사막의 황혼녘.
 고비 사막의 황혼녘.
ⓒ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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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미! 징헌거!" 소리가 절로 나는 몽골 노래 

책속에 나오는 낙타 사진을 보다가 잊은 줄 알았던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제목은 <낙타의 눈물(2003년)> 몽골 비암바수렌 다바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낙타와 함께 생활하는 고비의 유목민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 저자도 체험했던 몽골 전통 악기 머링호르(마두금) 연주를 듣고 낙타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연출일 가능성이 크지만 영화의 이야기와 이어지면서 감동이 인다.

낙타는 자기 새끼가 아니면 절대 젖을 물리지 않는 동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몽골 고비사막에선 낙타에게 마두금의 슬픈 연주를 들려줘 낙타의 심리를 자극해서 다른 새끼에게도 젖을 먹이도록 하는 전통방식이 있다니 신비하고 왠지 낭만적이다.

몽골인은 목도 악기다. 몽골 사람이 육성으로 몽골의 자연을 흉내 낸 노래를 '흐미'라고 한다. 누구나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독특한 창법의 흐미는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초원에서 부는 바람소리 같고, 악마의 주술 같기도 한 이 노래를 들은 저자와 일행들은 일제히 외친다. "흐미! 징헌거!"

이 책을 읽고 몽골 사막 여행을 결심할 독자를 위한 팁 하나. 저자에 의하면 일반인은 낙타를 한 시간 이상 못 탄다고 한다. 말의 승차감이 일반 자동차라면 낙타는 트럭이라고.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진짜 몽골, 고비 - 바람에 묻고 바람에 묻고 바람에 묻다

노시훈 지음, 심영주 그림, 어문학사(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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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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