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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바뀌었습니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이번 개편으로 '송파 세 모녀'와 같은 저소득층의 부담은 낮아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건강보험료를 내지않는 많은 지역가입자들은 앞으로 낼 보험료가 낮아진다고 하니 조금 숨통이 트일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보험료 부과체계가 바뀌게 된 이유이기도 했던 '송파 세 모녀' 와 같은 저소득층에게는 이번 개편이 도움이 될까요? 앞으로 세 번에 걸쳐 국민건강보험에서 배제된 생계형 체납자들의 실태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송파 세 모녀'에게 매겨질 1만3100원의 보험료, 달라지지 않은 현실

송파 세 모녀는 과거 5만 원에 가까운 건강보험료를 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죄송합니다'라며 남긴 봉투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부과체계 개편으로 공단은 송파 세 모녀가 있었다면 월 1만3100원의 최저보험료로 낮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송파 세 모녀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공과금을 냈다고 하지만, 송파 세 모녀와 같은 저소득층은 이번 보험료 개편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낼 보험료가 낮아졌는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편은 앞으로 내야 할 건강보험료에 대한 내용입니다. 즉, 과거에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 체납이 생긴 생계형 체납자들에게는 앞으로 낼 월보험료가 줄어들어도 체납된 보험료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건강보험료 체납은 체납자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법정최고금리(월 2.325%, 연 27.9%)보다 높은 최대 9%의 연체금을 시작으로 건강보험을 통해 병원 이용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급여제한과 부당이득금 징수, 체납자의 생활여건 등은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압류 등이 이어집니다. 보험료를 내지 않았으니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부과체계 개편은 과거에 잘못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인정한 결과물입니다.

과거 건강보험료를 책정하는 데는 '평가소득'이 적용되었습니다. 평가소득은 가족구성원들의 소득·재산을 확인해보니 연 500만 원이 안되는 것 같아 실제 얼마를 버는지 확인하기 어려우니 성별·연령 등으로 생활 수준이나 경제활동 가능성을 '추정'하여 매긴 소득입니다. 실제 소득이나 재산만으로 책정되는 것이 아닌 불합리한 보험료 부과 체계였던 것입니다. 연 500만 원이 안되어 평가소득이 적용된 사람들의 보험료가 한 달에 5만 원까지 부과되었습니다. 17년 6월 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6번 이상 건강보험료를 못낸 체납자 중 평가소득이 적용된 세대는 145만 세대에 달하고 이는 전체 체납자의 69.2%였습니다.

공단의 통계만으로도 145만 세대인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 안냈으니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거나, 어려워도 내는 많은 사람이 있다라고 쉽게 말해도 될까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국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극찬했다지만, 한국의 건강보장제도는 저소득·취약계층이 체납을 반복할 수밖에 없어 대규모 의료보장사각지대를 양산하는 실패한 제도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뀐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남은 문제점

그렇다면, 체납이 아닌 바뀐 보험료 자체는 괜찮을까요? 앞으로도 바뀔 것이라고 하지만 1단계 부과체계 개편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 중 생계형 체납과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할까 합니다.

첫 번째, 최저보험료 도입

연 소득 100만 원 이하인 세대의 경우 월 1만3100원(1단계 부과체계 기준)의 최저보험료를 납부하도록 바뀌었습니다(재산이 있을 경우 이 금액에서 더해집니다). 기존 보험료 부과체계가 평가소득을 적용해서 최대 5만 원까지 내던 것을 생각하면 부담이 낮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부 저소득층에게는 오히려 역전됩니다. 기존에 3680원의 보험료를 내던 분이 오히려 보험료가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1단계 부과체계가 유지되는 2022년 6월까지는 기존 보험료가 바뀌는 보험료보다 낮으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지만 향후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고 배제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건강보험은 소득에 비례해서 납부하는 것이 상식에도 부합하고 원칙이기도 한데 오히려 소득역진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회보험은 모두가 만원을 내서 필요할 때 보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낼 수 있는 만큼만 내고 필요한 만큼 보장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원칙이 흐트러졌습니다. 아쉬운 대목입니다.

두 번째,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한시경감제도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2022년 6월분까지는 기존 보험료보다 바뀐 보험료가 더 높을 경우 올라간 보험료 전액을 경감하도록, 또 기존에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있다가 이번 제도 변경으로 탈락하는 경우에는 바뀐 보험료의 30%를 경감하도록 하는 한시경감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갑작스런 보험료 인상으로부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경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제 현실과는 맞지 않아 생계형 체납자를 포함한 저소득층에게는 오래 유지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바뀌었다가 다시 지역가입자가 되는 경우, 주소지를 옮기면서 가족구성원이 바뀌는 경우 등에는 한시경감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건강연구소와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들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체납자의 다수는 잦은 실업으로 건강보험 자격이 변동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잠깐 직장에서 사회보험료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소득이 불안정한 것은 마찬가지인데 기존에 낮은 보험료가 아닌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만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세 번째, 청년실업 등을 고려하지 않은 피부양자 제도 강화

이번 건강보험료 개편을 통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인정기준이 엄격해졌습니다. 기존에는 금융·연금·근로소득 및 기타소득이 각각 4천만원을 넘는 경우에만 피부양자에서 제외되었지만 7월부터는 모든 소득을 합한 금액이 연 3,400만원을 넘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재산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녀의 직장건강보험에 무임승차했다는 비판이 그동안 많았기 때문이고 대표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험료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을 비춰볼 때 무임승차를 막기위한 피부양자 인정기준 강화는 바람직하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30대 청년세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소득·재산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30세 이상 65세 미만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경제적으로 자립한 것으로 보아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것입니다. '고용대란', '실업률 최악'이라는 현실 앞에서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지역 건강보험에서 납부유예 또는 면제·경감제도는 재난, 섬·벽지 거주 등 매우 제한적입니다.

사회적 연대의 다른 이름, 함께 맞는 비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생계형 체납자를 그저 불성실한 납부자로 취급하거나,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많은 사람은 어려운 현실에도 잘 납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도덕적 해이', '성실납부자와의 형평성'은 주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실제 소득과 맞지않게 고지서를 보내고 무조건 납부해야만 하는 건강보험료로 많은 저소득층은 체납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뀐 건강보험 부과체계는 여전히 생계형 체납자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위험을 단지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함께 비를 맞을 수는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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