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선 전후 댓글여론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49·구속수감중)가 지난 5월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에 압송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8.05.10
 대선 전후 댓글여론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49·구속수감중)가 지난 5월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에 압송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8.05.10
ⓒ 최윤석

관련사진보기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최후 진술을 통해 자신이 "네이버 광고 단가를 높여놨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구체적인 형량을 구형하진 않았으나 재판부에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김씨와 우아무개씨(필명 둘리)·양아무개씨(필명 솔본아르타)·박아무개씨(필명 서유기) 4명에 대한 네이버 업무방해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들은 황토색 수의를 입은 채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다.

검찰 "다수 공범이 조직적 여론 조작...실형 선고해달라"

검찰은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나누어 가진 백서엔 '네이버는 기사 유통의 90%를 장악하는 거대 물류지로 네이버 여론이 수도권 민심'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며 "다수의 공범이 가담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댓글 순위를 조작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증거인멸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이전부터 수사에 대비해 텔레그램을 삭제하고 USB를 부수는 등 수사를 지연시켰다"라며 "수사 과정에서도 피고인들끼리 진술을 맞추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 일부는 현재까지 노트북 암호를 묵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검찰은 구체적인 형량을 제시하진 않았다. 재판부가 결심공판을 연기해달라는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들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 종결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속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났다며 예정대로 결심을 진행했다. 검찰은 "형에 대한 의견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추후에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이틀 동안 네이버 아이디 2286개와 킹크랩이라는 서버를 이용해 네이버 뉴스기사 537개에 댓글 1만 6658개, 공감·비공감 184만 3048회의 클릭신호를 보내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드루킹 "실제 수익은 네이버가 챙겨... 악어가 악어새 고소해"

드루킹 댓글 관련 진상조사를 위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첫번째 공식 브리핑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드루킹 댓글 관련 진상조사를 위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첫번째 공식 브리핑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김씨는 준비해온 A4용지 6쪽 분량의 최후 진술서를 통해 반론을 펼쳤다. 그는 네이버를 '악어'에, 자신을 '악어새'에 비유하며 네이버 업무방해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사회 물의를 빚은 데 사과드리고 깊이 반성한다. 다만 네이버의 고소와 검사 기소는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감 클릭 행위는 부정한 명령이 아니다. 제한 속도가 없는 곳에서 200km를 달렸다고 한들 위법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댓글로 인한) 실제 수익은 네이버가 챙긴다. 이는 돈을 번 되놈이 재주를 피운 곰을 고소하고,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것과 같다"며 "네이버 트래픽 수를 증가시켜 네이버가 돈을 벌게 해줬다. 네이버가 경제적인 이득을 봤으므로 업무방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네이버는 기사 창을 사람이 직접 편집하기 때문에 기사편집권을 쥐고 있는 건 네이버"라며 "검사가 정량적인 증거도 없이 검찰이 여론 조작을 주장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집행유예 선고되면 특검 수사 차질 빚나

나머지 피고인들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에 이들에 대해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구속 중인 김씨 등이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드루킹 특검팀이 한창 수사를 진행할 무렵 풀려나게 된다. 김씨를 강제 수사해야 하는 특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변화다.

그러나 지난 3일 박상융 특검보는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씨가 구속되건 석방되건 관련 없이 주어진 여건 내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 또한 "(형량에 관해) 여러 예측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정해진 건 없다"고 강조했다.


태그:#드루킹, #서유기, #특검, #킹크랩, #네이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