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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장치 이물질, 엔진 내 녹 발생 등으로 다임러트럭에 손해배상과 대금 환불을 요구한 차량 소유주들.
 냉각장치 이물질, 엔진 내 녹 발생 등으로 다임러트럭에 손해배상과 대금 환불을 요구한 차량 소유주들.
ⓒ 다임러트럭 차량 소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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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서 급성장 하고 있는 수입 상용차 업체들이 차량 판매에만 급급한 나머지, 차량 사후관리(애프터서비스) 등은 소홀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다임러와 만트럭 운전자들은 올해 들어 자신들의 차량에 대해 꾸준히 차량 결함을 지적했지만, 회사쪽에선 제대로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법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다임러트럭 차량 소유주 48명은 엔진 내 녹 발생, 조향장치 불량 등으로 그동안 큰 손해를 봤다면서, 법원에 환불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차량 결함 증상은 다양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향 장치 결함이 라고 입을 모은다. 조향장치는 운전자가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조작하는대로 차량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장치다. 이들 운전자들은 해당 트럭들이 조향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방향 전환 등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임 아무개씨는 "최근 당진에서 발생한 덤프트럭 운전자 사망 사고의 경우 해당 차량의 조향 장치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 트럭 운전자들의 하소연 "시민들의 목숨을 빼앗을수도 있다"

이물질, 녹 발생 등의 결함이 나타난 다임러트럭
 이물질, 녹 발생 등의 결함이 나타난 다임러트럭
ⓒ 다임러트럭 차량 소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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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조 제동 장치인 리타더로 인한 냉각수 오염 문제도 있다. 벤츠 덤프트럭의 리타더의 경우 냉각수를 이용한 방식(워터 리타더)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이 자칫 엔진 결함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제동을 위해 엔진의 열을 식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고열과 고압으로 인해 냉각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냉각 배기관에 이 물질이 끼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냉각 장치에 이 물질이 생기면 사람의 동맥경화처럼 혈관이 막혀 냉각수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게 된다. 이는 결국 엔진의 열을 식혀주지 못하게되고 엔진이 과열돼 출력이 떨어지고, 운행을 지속할 수가 없게 된다. 주행중에 엔진이 멈추는 일이 발생할수 있다는 것. 또 오염된 냉각수로 인해 엔진에 녹이 발생할수도 있다.

그렇다면 차량 제조사에선 왜 이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걸까. 자동차정비 분야에서 명장의 자격을 얻은 박병일씨는 "그동안 상용차의 리타더는 오일을 사용했지만 냉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냉각수를 이용하는 곳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크기가 큰 상용차 엔진을 식히고, 제동거리를 짧게 하기 위해 오일 보다 점도가 낮은 냉각수를 사용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다임러트럭, "안전규정에 위배되지 않아...무상보증 최대 5년"

이밖에 운전석 에어백 미장착, 변속기 오작동, 브레이크 시스템 오작동 등도 문제다. 소송을 제기한 운전자들은 회사의 수리나 부품 교체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그들은 트럭 매매계약 해제와 대금 반환, 즉 환불을 요구했다. 또, 수리 기간동안 차량 운행을 하지 못했던 일수만큼의 손해도 회사쪽에서 보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임러트럭 쪽은 일부 부품에 대해 무상보증 기간을 크게 늘리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운전자들이 결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워터리타더를 비롯해 변속기 계통인 프로펠러 샤프트(앞-뒤 바퀴 사이에서 엔진의 동력을 뒤쪽으로 전달하는 긴 축)와 최종 감속 장치(파이널 드라이브) 등에 한해 주행거리 상관없이 업계 최장인 5년 무상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정진호 마케팅 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결함 지적을 받는 문제들이 국내 안전 규정상 위배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운전자들의 사용상의 부주의나 주행 환경, 작업상 여건 등으로 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운전자들이 서비스 센터를 찾아, 일부 부품을 교체하면 문제의 증상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워터 리타더의 경우 개선된 부품으로 바꾸면, 해당 증상의 정도와 빈도가 크게 줄어든다고 회사쪽은 강조했다.

하지만 임 아무개씨는 주장은 회사쪽과 사뭇 다르다. 새 부품으로 바꿔도 증상이 계속되고, 무상 보증 연장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씨는 "신차는 판매된 지 얼마 안돼 해당 증상이 발견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 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모터쇼 앞에서 집회했던 만 트럭 운전자들도 소송에 나서

만트럭버스코리아 차량 운전자들이 7일 차량 결함 인정을 요구하며 '2018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 2018 부산 국제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 앞에서 시위 중인 만트럭버스코리아 차량 운전자들. 만트럭버스코리아 차량 운전자들이 7일 차량 결함 인정을 요구하며 '2018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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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미국의 레몬법을 들며 다임러 트럭에 계약 해제와 대금 환불의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레몬법은 미국에서 차량 또는 전자제품에서 제작상 결함이 있을 경우 교환 또는 환불하도록 규정한 소비자 보호법이다.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하 변호사는 "하루 벌어 사는 상용차 운전자들에게 반복된 수리와 부품 배송 지연은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면서 "하자가 중대해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을 없던 것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 트럭 뿐 아니라 만 트럭 차량 운전자들도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역시 자신들의 트럭에서 엔진 내 녹 발생과 제동 시스템 오작동, 기어빠짐 현상 등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입 트럭 운전자들의 잇딴 지적에 정부도 결함 여부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산하의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지난달 해당 회사들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회사쪽에선 "독일 본사에서 차량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방문했다"면서 "국내에서 채취한 냉각수 샘플과 본사 자료 등을 국내 외부 기관에 조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회사쪽에선 조사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과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태그:#만트럭, #벤츠트럭, #다임러트럭, #수입상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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