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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양심적 병역거부 보도한 조선일보
▲ 조선일보 양심적 병역거부 보도한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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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8일 '대체 복무 없는 병역법 5조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이를 "종교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시켜라"라고 보도해 논란이다. '헌재의 결정 취지를 축소·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8일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 5조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관련 기사 : 헌재, '대체복무제' 규정 없는 병역법 조항 헌법불합치). 29일 다수의 언론들이 '종교나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가 허용됐다고 보도한 반면 <조선일보>는 "종교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시켜라"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종교적 병역거부'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조선>은 "헌재가 이날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병역법 5조는 병역 종류를 현역, 예비역, 보충역 등으로만 규정한다"라며 "종교적 병역 거부자들이 입대 대신 군(軍)과 관련 없는 일을 하는 대체복무제는 포함돼 있지 않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조선>은 헌재가 "종교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병역법 88조에 대해서도 <조선>은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이 조항은 입영 기피자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종교적 병역 거부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했다"라며 "위헌 의견 재판관들은 종교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상 이들의 처벌 근거가 되는 조항도 위헌이라고 했다"라고 했다.

"결정문엔 '종교적' 단어 없어... 헌재 취지 왜곡 보도"

하지만 헌재의 결정문 어디에도 '종교적 병역 거부자'라는 말은 없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종교·정치·성정체성·평화주의 신념 등의 이유로 집총과 입대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그런데도 <조선>은 굳이 '종교'로 한정지어 표현했다.

이에 <조선>의 기사만 보면, 헌재가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게만 대체복무라는 '특혜'를 준 것으로 곡해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민영 변호사는 "해당 기사는 헌재의 결정을 보도한 것이다. 그런데 결정문에는 '종교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라며 '가짜뉴스'라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우리 헌법은 양심을 세부적으로 구분해 보호하고 있지 않다"라며 "하지만 <조선>의 보도만 보면 헌재가 특정 양심만 보호하는 것처럼 곡해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이번 헌재의 결정은 종교가 아닌 양심의 자유에 근거해서 나온 것"이라며 "(해당 보도가) 헌재의 취지 자체를 왜곡한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도 "물론 통계적으로 보면 종교적 병역거부가 절대 다수이긴 하다"라면서도 "헌재의 이번 결정은 종교가 아닌 양심에 대한 일반론적인 결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양심적 병역 거부를 종교적 행동으로만 몰아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석방 촉구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헌재의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판결과 대체 복무제 마련과 구속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에 대해서는 합헌, 대체 복무제가 없는 병역법은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 '양심적 병역거부자' 석방 촉구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헌재의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판결과 대체 복무제 마련과 구속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에 대해서는 합헌, 대체 복무제가 없는 병역법은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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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논의 초점 흐리는 '종교 논쟁'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종교'만 강조하면,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여호와증인 등 특정 종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게 양심적 병역거부 반대론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용석 활동가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분들 중 다수가 보수 기독교다"라며 "(대체복무를 허용해주면) 젊은이들이 여호화증인으로 가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장이 일부이지만 기독교쪽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언론회가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설문조사한 게 있다"라며 "대체복무를 도입할 경우 종교를 바꿀 의향이 있느냐라는 특이한 질문이 있다. 이걸 논리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24일 한국교회언론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체복무를 도입할 경우 종교를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71.1%가 '종교를 바꿀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다. '종교를 바꿀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12.4%에 그쳤다. 그럼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종교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헌재의 결정이 있었던 28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전쟁없는세상, 국제엠네스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기자회견을 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특정 종교만의 문제라고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변호사 시절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맡았을 때, 거부자들이 가톨릭과 불교 등의 신자였다"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오태양 '병역거부' 이후 18년 싸움... "오래 기다렸다, 평화가 승리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바른군인권연구소 등 단체들은 "특정 종교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국민 상식에 용납될 수 없다"라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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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신지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