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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방송 캡쳐 속 번식장과 기사 속 번식장은 동일한 장소가 아님) 반려동물 번식장의 어미 개들이 살아가는 환경.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자료사진, 방송 캡쳐 속 번식장과 기사 속 번식장은 동일한 장소가 아님) 반려동물 번식장의 어미 개들이 살아가는 환경.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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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7일 양일간에 걸쳐 한 동물보호단체가 전북 소재의 불법 번식장, 일명 '강아지 공장'에서 반려동물 110여 마리를 구조했다.

번식장은 도로변에 바로 접해 있어 주위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간 지자체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이곳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 준 듯했다. 이곳은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그리고 건축법을 위반한 불법 번식장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해당 번식장은 무허가 건축으로 지어진 비닐하우스로 이루어졌고, 한 동에 80여 마리의 개들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좁은 뜬장에서 밀집 사육되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는 자신의 배설물과 먼지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고양이 20여 마리가 있었다. 외부 견사에는 좁은 장소에 오랫동안 갇혀 있어 퇴행으로 거동이 불편한 개도 있었고, 노안으로 시력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개는 구조 후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두 눈이 없었다.

비닐하우스 안은 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아 악취가 진동했고, 철장 밑은 언제 청소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배설물이 쌓여있었으며, 거미줄과 먼지가 곳곳에 뒤엉켜 있었다. 녹조와 검은 이끼로 가득 찬 물그릇은 이곳 동물들이 제대로 식수를 공급받지 못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또한 동물들에게 재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와 유통기한이 지난 약품들이 널려있었고, 곳곳에 죽은 강아지가 어미 개와 함께 방치되어 있었으며, 바닥에는 동물 뼈들이 발견되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지옥'을 방불케 했다. 구조된 개와 고양이는 바로 동물병원에서 필요한 검사를 받았는데 모두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냈던 터라 탈수, 심장 사상충, 세균성 장염, 호흡기 질환, 피부병 등 갖가지 병들을 갖고 있었다.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번식장은 말 그대로 강아지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자란 동물들은 경매장을 거쳐 애견숍이나 동물병원으로 팔려간다. 강아지들은 귀엽고 작은 모습으로 진열되기 위해 엄마 젖을 다 떼기도 전에 어미 개와 격리된다. 몸집이 더이상 크지 않도록 하니, 면역력 저하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된다. 모견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비좁은 철망 안에서 강제적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개의 평균 수명은 15년인데 강아지 공장의 모견들은 4, 5년 정도밖에 살지 못하고 더 이상 쓸모가 없을 때는 식용으로 팔려나간다.

정부와 지자체는 불법의 영역에 있는 번식장을 단속하고 보다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한다. 참혹한 환경의 번식장과 생명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곳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의 어두운 현실을 알게 되었다면 우리는 생명을 사지 말고 입양해야 할 것이다.


태그:#불법번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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