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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재판관 소수의견…"공정한 경쟁 막고 직업수행 자유 침해"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대형마트가 새벽 영업을 못 하도록 하고, 한 달에 이틀 이상 의무적으로 휴업하도록 한 유통산업 발전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이마트 등 대형마트 7곳이 유통산업 발전법 12조의2 1∼3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2013년 1월 시행된 유통발전법 12조의2는 지자체장이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마트 직원에게 휴식을 보장하고, 전통시장과 중소 상인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인천 중구청과 부천시, 청주시는 이 규정을 근거로 2013년 지역 내 대형마트에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 또는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동시에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를 의무휴업일로 지정했고, 대형마트 측은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강한 자본력을 가진 소수 대형 유통업체 등의 독과점에 의한 유통시장 거래질서 왜곡을 방지하고,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한다"며 "헌법에 규정된 경제영역에서의 국가목표 등을 구체화한 공익으로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조항으로 전통시장 등의 매출 증대에 실제 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며 "대형마트 등의 경제적 손실과 소비자의 불편 등도 생길 수 있으나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 최소한 범위에 그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대형 유통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건강권 확보 또한 국가의 보호의무가 인정되는 공익"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용호 재판관은 이 조항에 대해 "경쟁의 촉진이 아닌 경쟁자를 보호하기 위한 경제적 규제"라며 "그 자체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하고, 자유시장 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조 재판관은 "대형마트 등 운영자의 직업수행 자유를 상당 부분 제한해 그들의 매출액 감소를 초래한다"며 "해당 조항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인 전통시장 등의 보호 효과는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미미한 데 비해 제한·침해되는 공익은 월등하게 크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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