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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 선출된 지방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됩니다. 제가 살고있는 서울 강북구에도 지역구 12명, 비례 2명 등 총 14명의 구의원이 새로 선출돼 8대 강북구의회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8대 강북구의회 당선자들의 정당 분포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9명, 자유한국당 4명, 무소속 1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지난 7대 강북구의회와 비교해보면 자유한국당 당선자가 1명 줄어든 것에 불과해 '여당 압승, 보수 몰락'이라는 일반적 평가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2·3인 선거구가 중심인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의 특성상 거대양당 이외에는 지역구 당선이 어려운 현실에 기인합니다. 강북구의 경우, 4개 지역구 모두 3인 선거구였습니다. 구본승 무소속 후보가 3선에 성공한 라선거구를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2명, 한국당 1명이 당선했습니다.

이는 서울 전체의 기초의원 당선자 현황을 살펴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전체 당선자 369명 중 거대양당(민주당, 한국당) 소속이 아닌 당선자는 16명(바른미래당 8명, 정의당 5명, 무소속 3명)으로 4.34%에 불과합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다양성 확보를 이유로 2006년부터 기초의원 중선구제가 도입됐지만 거대양당이 당선자를 독점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거대양당이 선거구를 쪼개고 다수의 후보를 출마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선거구제 도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3~5인 선거구로 바꾸고 한 정당에서 선출 정수까지의 후보자를 출마시킬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한편, 8대 강북구의회는 초선 당선자가 8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게다가 평균 연령이 49세로 한층 낮아지면서 참신하고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의정활동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8대 강북구의회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지방의회의 대표적인 '적폐'로 지목돼온 외유성 해외연수 근절을 위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해외연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강북구 해외연수 주민감사 결과 보도화면 캡쳐
 강북구 해외연수 주민감사 결과 보도화면 캡쳐
ⓒ 티브로드 보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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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강북구위원회가 청구한 2016, 2017년 강북구의원 공무국외여행 관련 주민감사 청구에 대한 감사결과가 지난 5월 24일에 발표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기관경고 1건 (공무원 여비업무 처리지침/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 위반, 공무원 여비규정 제16조 위반)
- 주의 3건 (공무원 여비규정 제8조의2/제12조의2 위반, 강북구 공무국외여행 규정 제3조 및 제9조 위반, 저작권법 제37조/공공저작물 관리 및 이용 지침 제20조 위반)
- 시정요구 1건 (과다 산정 여비 739만9780원 환수)
(관련 글 : 강북구의회 해외연수 감사... 위법사항 적발)

감사결과를 통해 강북구의회의 공무국외여행이 총체적 부실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감사대상 해외연수 총 경비 5147만1210원의 14.4%에 달하는 740여만 원의 환수 조치가 내려질 정도로 큰 규모의 혈세 낭비가 있었습니다.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새로 출발하는 8대 강북구의회의 첫 번째 과제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환수 결정된 금액을 강북구의회 예산으로 부담하는 것은 혈세 낭비를 반복하는 것이므로 해당 해외연수에 참여한 의원과 직원 개개인이 부담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번 감사 결과는 청구시효의 문제로 인해 2016년과 2017년에 진행된 공무국외여행에만 국한된 한계가 있으므로 7대 강북구의회 임기 동안 진행된 공무국외여행에 대한 강북구 차원의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동일한 사례의 혈세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조례 정비 등 제도적 장치를 임기 내에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지방선거 이후 정의당 당선자들은 지방자치 혁신을 위해 ▲ 외유성 해외연수 ▲ 재량사업비 등 선심성 예산편성 ▲ 인허가·지자체 발주공사 알선 등 이권 개입 ▲ 취업청탁·인사개입 ▲ 영리 관련 겸직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외에도 서울과 부산 등에서 외유성 해외연수 불참 및 근절을 선언하는 당선자들이 잇따르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낙선자로서 새롭게 출발하는 강북구의회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길 촉구합니다. 특히, 감사 대상 해외연수에 참여했던 다선 의원들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첫 발걸음을 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일웅씨는 정의당 강북구 지역위원장입니다.



태그:#강북구, #해외연수, #지방선거, #강북구의회,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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