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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검찰 소환되는 조양호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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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9시 23분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이때 "직원들이 퇴진을 요구하는데,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는 입을 굳게 닫았다. 포토라인에 서게 된 감회,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자신을 둘러싼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죄송하다"는 답을 내놓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 두 딸과 아내 이어서 포토라인 서게 됐는데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검찰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 상속세를 왜 내지 않은 건가. 검찰이 의미 있는 자료를 확보 했다는데 오늘 조사 자신 있나.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

- 횡령·배임 혐의 받고 있는데 혐의를 인정하나? (총수 일가) 변호사비는 왜 회사 돈으로 내셨나?
"죄송합니다."

- 직원들이 퇴진 요구하는데 회장자리 물러날 생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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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든 박창진 "확실한 단죄 있어야"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벤데타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이 ‘갑질 아웃, 저질 아웃’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촉구했다.
▲ 피켓 든 박창진 "확실한 단죄 있어야"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벤데타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이 ‘갑질 아웃, 저질 아웃’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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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다. 딸 조현민씨의 물세례 갑질 뒤 '서면 사과문'을 낸지(4월 22일) 68일 만이다.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린 조 회장은 약 45초 동안 포토라인에 머무르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조 회장 뒤편에는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벤데타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들이 "갑질 아웃, 저질 아웃"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서 있었다. "대한항공이 무자격 조종사를 고용했다"고 주장하는 한 시민은 조 회장이 포토라인에 서 있는 동안 "조양호를 구속하라"고 수차례 외치기도 했다.

그동안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조 회장의 검찰 출석은 최근 불거진 사태 이후 대한항공 총수 일가 네 명이 포토라인에 서게 된 불명예로 기록됐다. 앞서 조 회장의 두 딸(조현아·현민)과 아내 이명희씨가 경찰·검찰·법원·인천세관·이민특수조사대 등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포토라인에 선 바 있다.

이날 박 사무장은 조 회장 출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일반 국민이면 분명히 벌을 받아야 할 행동임에도 시간이 자꾸 지연되는 모습, 또 조현민·이명희씨의 사건이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 국민의 입장에서 개탄스럽다"라며 "대한항공이란 거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분이 경영은 하겠다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개탄스럽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단죄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사무장은 "조 회장은 땅콩회항 때 제게 절대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하는 등 여러 거짓말을 해왔다"라며 "오늘은 제발 거짓말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양심껏 본인이 받아야 할 벌을 달게 받았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석일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부위원장도 "조 회장 일가를 향한 단죄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공권력에 의해 (조 회장 일가가) 단죄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가면을 쓰고 나온 대한항공 조종사는 "박 사무장과 함께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앞으로도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위한 활동을 계속 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직원연대 활동에도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검찰, 조사 마치는대로 구속영장 검토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벤데타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이 ‘갑질 아웃, 저질 아웃’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촉구했다.
▲ 검찰 소환되는 조양호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벤데타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이 ‘갑질 아웃, 저질 아웃’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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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지난 4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를 진행해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조 회장 형제가 아버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으면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25일, 31일 연달아 한진빌딩, 조 회장 형제의 자택 및 사무실, 대한항공 본사 재무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25일 조 회장의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26일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해외에 있는 조 회장의 누나 조현숙씨도 국내에 들어오면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조세포탈뿐만 아니라 횡령·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를 이용한 횡령을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규모는 200억 원이 넘는다.

앞서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총수 일가가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 사무실 등도 포함됐다. 두 회사는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판매 업체인 스카이샵에 각각 주류와 화장품을 공급하는 면세품 중개업체다. 트리온무역에는 조 회장 자녀 삼남매(조현아·원태·현민), 미호인터내셔널에는 부인인 이명희씨가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검찰은 총수 일가가 자신들이 대표로 있는 중개업체를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이른바 통행세를 편취하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대로 구속영장 신청 등 조 회장의 신병 처리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조 회장은 검찰 외에 경찰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조 회장과 정석기업 대표 원아무개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용역업체 소속 경비원들이 조 회장 자택에서 일했고, 그 비용을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5일 "경비 인력 관련자 18명을 조사했고, (조 회장 등) 피의자들도 소환해 조사할 생각이다"라고 발표했다.


태그:#조양호, #대한항공, #탈세, #횡령, #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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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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