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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 폐교를 활용해 자연놀이터로 만들었다
▲ 흙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 폐교를 활용해 자연놀이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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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안의사랑마을공동체 회원 18명은 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 지원으로 전북 완주군 교육공동체 현장을 다녀왔다. 완주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지역공동체운동이 활성화된 곳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로컬에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고산면 일대에서 운영 중인 공동육아모임 '숟가락' 공동체와 고산청소년센터 '고래',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고산향' 교육공동체 등의 활동 사례를 보고 경험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공동육아모임 숟가락 이영미 대표 안의마을사랑공동체 회원들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
▲ 공동육아모임 숟가락 이영미 대표 안의마을사랑공동체 회원들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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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모임인 '숟가락'은 지난 2014년 결성돼 현재 13가구가 믿고 의지하며 함께 아이를 키워오고 있다.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에 공간을 마련해 공동육아를 진행 중이다.

[숟가락 공동육아모임 이영미 대표 인터뷰]
구심은 아이들이고, 우리 모임의 목적은 '아이를 어떡하면 잘 키울까'

"우리도 예전에는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친구들과 뛰어놀면서 자랐어요. 부모들이 보이지 않게 도와주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야 아이들이 편안하게 놀아요. 안돼! 하지마! 위험해! 하는 순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심지어 아파도 잘 놀아요.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들도 불안해하니까요."

"올해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공부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부모들이 모여 책도 읽고 사는 이야기도 나눠요. 부모들 사이의 신뢰가 쌓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아이들도 보고 배웁니다. 다른 가족들과 같이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아요. 정이 쌓이고요."

"처음에는 체계 없이 시작했어요. 경험해보지 않은 일들이라 당면한 문제들을 그때그때 해결했어요. 때로는 불만이 쌓이기도 하고 서로 틀어져 싸우기도 했어요. 그러다 규칙도 만들기도 해보고 끊임없이 회의하며 지금은 규칙을 모두 없앴어요. 규칙이나 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 사람들과 오래 만나는 것입니다. 오히려 문제가 있은 후에 훨씬 더 친밀하고 가까워졌어요."

 아이들과 함께 가꾸는 작은 텃밭
 아이들과 함께 가꾸는 작은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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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구성원은 농사, 자영업, 목수,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부모입니다. 처음에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경험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시작했지만 오히려 전혀 무관한 부모들의 만족도가 더 높아요. 저희 숟가락 모임을 보고 이곳으로 귀촌한 가족도 있어요."

"저는 이곳에서 각종 지원 등 서류업무를 거의 전담하고 있어요. 무급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돈을 받으면 이만큼은 해야지 하는 기대감 생겨서 부담돼요."

 안의마을사랑공동체 회원들과 함께
 안의마을사랑공동체 회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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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작은 재능이 소중하게 쓰여질 수 있는 곳
서로 경쟁보다는 서로 받쳐주고 협력하는 문화

고산청소년센터 '고래'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고산청소년센터 '고래'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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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고산청소년센터 김주영 센터장 인터뷰]

"고산 인구가 줄고 쌀 생산량도 줄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은 100평 양곡창고를 개조해 센터가 설립되었어요. 중고등학생 4~50명이 방과 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어요.  고래는 '고산의 미래' 또는 '오래된 미래'를 뜻합니다. 지역의 고민은 아이들이 갈 곳이 없는 것이었어요. 청소년 유해시설도 없고, PC방이나 노래방도 없어요.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읍내의 편의점입니다. 고산 읍내에 모여 컵라면이나 아이스크림 먹으며 모여 있어요.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좀더 건강한 음식과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주고 싶었어요. 다행히 완주군청에서는 좋은 공간이 생겼는데 이를 관광 자원화 계획을 갖고 있었고, 주민들이 군청을 2년 동안 설득해 농촌형 청소년문화공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청소년과 부모와 함께 공간을  활용하자는 논의를 했고 그렇게 센터가 설립되었어요."

"주요 프로그램은 고래아카데미와 무모한 공작단입니다. 고래아카데미는 6명의 고등학교 아이들과 여행인문학 공부 중입니다. 이곳 아이들은 서울의 청소년과 다른 결을 갖고 있어요. 예쁘고 착한데 사적인 관계가 큰 지역에 안주하려는 경향을 띄어요. 문화적 접근 기회가 적어 창의력과 상상력 키우고 다양한 삶의 방식 보여주려고 했어요. 지역에 살지만 다양한 대안적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여러 지역도 방문하고 해외 홍콩과 대만  school of everyday life 방문도 하고 체험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안생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어요."

"우리의 공간을 꾸미고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 평상이나 파티션 제작하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자작나무 사다리, 벽화 그리기, 공동육아 숟가락 놀이터를 같이 만들었지요. 지역의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같이 놀자는 목표로 지역 센터의 지원받아 일 년에 4번 단오축제가 열립니다. 더불어 고산향교육공동체에서 주관해서 대안적 위험한 놀이터 해보려고 고민 중입니다."

양곡창고를 개조한 센터 건물 아이들이 참여해 만든 벽화와 놀이터
▲ 양곡창고를 개조한 센터 건물 아이들이 참여해 만든 벽화와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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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노력이 있으니 행정이 받아 안아

"고산이 인근 6개면의 중심지로 공동체 활동 활발하게 하고 있어요. 행정이 지원하니 더 많은 교육 공동체가 고산으로 들어와 계속 교육 활동가를 교육하고, 학교 프로그램은 풍부해지고 있어요. 학교협동조합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지역의 모든 학교와 부모를 아우르는 조합으로 방과 후 모든 프로그램을 위탁 받으려고 해요. 청년들이 계속 지역에 들어오게 하고 있어요. 부모도 내 아이, 남의 아이 구분 않고 같이 돌보고 있어요. 그러나 문제점은 이런 것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활동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의지나 지역의 욕구를 받아 안을 청년들이 들어오게 하고 계속 교육하는 중입니다."

중고등학생들 위한 문화공간 벽에는 아이들의 메모와 그림들로 가득하다
▲ 중고등학생들 위한 문화공간 벽에는 아이들의 메모와 그림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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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입장이 다르고 하고 싶은 것이 달라 시끌벅적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이 잘 키우기에 공감
사업을 많이 하기보다는 소통이 활발해야

"고산의 교육공동체들은 소수의 몇 명이 오랜 시간동안 노력해 온 결과입니다. 시작하는 몇 사람은 어렵지만 어느 정도 기간을 견뎌내야 합니다.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늘리기 보다는 문화나 합의된 정서를 만들어 내야 하지요. 여건은 어렵지만 깊이와 철학이 있어야 오래 가고, 사람들 사이의 정서적 공감대 형성에 많이 투자해야 건강한 지역문화가 형성될 것입니다."

[고산향교육공동체 박현정 전 사무국장 인터뷰]
어릴 때부터 마을이 함께 관심을 갖고 나눠 키우면 문제 아이는 없다

 고산향교육공동체 박현정 전 사무국장
 고산향교육공동체 박현정 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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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38년 동안 살았는데, 완주 고산면으로 온 이유는 아이들 학교를 좋은 곳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살고 있던 전주의 아파트 앞 학교에 가서 학부모회와 녹색어머니회, 합창단 등의 활동을 하며 촌지 없애기 운동을 벌였는데, 혼자 어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은 곳에 가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선택한 곳이 고산이에요."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보니 아이 친구의 절반 이상이 조손·다문화·한부모 가정 등으로 돌봄의 대상이었어요. 내 아이 하나만 잘 가르치면 안 되겠구나 싶었죠. 처음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책 읽어주기 등의 활동을 하다가 학부모회에 참여하면서 잘 되고 있다는 다른 학부모회를 찾아 견학을 가기도 하고, 작은 학교 관련 자료를 읽으며 공부도 했어요."

"그러다가 아이가 4학년이 되니까 중학교는 어디로 보낼까 고민되기 시작했어요. 고산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되면 가까운 전주로 빠져나가는 일이 흔하게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곳 중학교는 공립이라 같은 교사들이 순환하면서 근무하니까 전주나 이곳이나 똑같은 선생님에게서 같은 교육을 받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고산면은 지역의 발전방향을 교육으로 정했어요. 그래서 면내의 5개 학교 모두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을지 설문 조사를 실시했어요. 교사와 부모,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한 조사였는데, 설문 결과 60-70%가 경쟁 보다는 협력, 진학 보다는 진로가 중요하다고 대답했으며, 함께 마을을 키워가자는 응답이 나왔어요. 이 설문 결과를 가지고 지역주민 300여명이 면사무소에 모여 토론하면서 함께 변화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것을 토대로 2011년에 고산향교육공동체가 만들어졌는데, 초중고 교사와 학부모, 지역 공무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민관협력조직으로 우리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흔히 말하는 문제가 있는 아이라도 마을과 초등학교 교사, 중등학교 교사가 함께 아이에 대해 알고 관심을 기울이면 잘 관리될 수 있어요. 문제 있는 아이는 초등학교까지는 견디다가도 중학교 1학년이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해요. 그런 아이를 학교에서 나름대로 관리하고 지역사회에서 2-3년 동안 저녁밥을 지어 먹여주고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면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더니 아이들이 의젓하게 자라서 대학까지 진학했어요. 힘들어하는 아이 하나만 잘 키우면 문제가 생기지 않아요. 그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마을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나눠 키우면 잘 클 수 있다.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함께해주면 잘 커요."

"가장 싼 교육이 공교육이에요. 이미 공교육에 우리 세금을 내고 있는데, 왜 돈을 더 들여 대안학교를 만들어야 하나요? 지금부터 우리 세금이 잘 쓰여지게 하는 것이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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