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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9일 17시 46분 ~ 17시 56분(총 10분)
2018년 2월 20일 17시 37분 ~ 17시 52분(총 15분)
2018년 2월 28일 11시 14분 ~ 12시 9분(총 55분)


합치면 총 80분.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인 최승우(50), 한종선(43)씨가 2017년 11월 7일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인 233일 동안 국회에서 관련 법안 논의가 이뤄진 총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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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 않냐고 묻지마라!" 그들이 악에 받친 이유
피해자는 길바닥서 덜덜 떠는데 국회 법안이 4년째 잠자는 이유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팻말 뒤로 천막 속 최승우씨가 잠 자는 모습이 보인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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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법'(진화위법) 통과를 외치며 노상에서 혹독한 겨울을 버틴 피해자들은 어느새 무더운 여름을 맞고 있다. 국회에서는 그동안 단 세 차례 법안 심사가 이뤄졌을 뿐이다. 그마저도 중간 쉬는 시간(22분)까지 계산하면 공식 회의 시간은 단 58분. 1시간도 채 안 된다.

홍철호 한국당 의원(경기 김포을) : "지금 사실 우리 원내에서 (이 법안에 대한) 정확한 팩트에 대해 이해가 안 돼 있어요. 그전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것도 제가 알고 있는데... 3월 초에 어차피 우리가 한 번 더 하기로 지금 합의가 돼 있으니까 그때는 결론을 내겠다, 그리고 또 필요하다면 우리 의견을 다듬어 가지고 오겠습니다." (2018년 2월 20일, 행전안전위원회 행정및인사법 심사 소위원회)

장제원 한국당 의원(부산 사상구) : "이것 당장 통과시켜야 돼요?" (2018년 2월 28일, 동일 소위원회)


문제는 시간의 총량만이 아니다. 논의 내용도 영양가가 없었다. 법안을 주관하는 행전안전위원회 행정 및 인사법 심사 소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과 협의를 해야 한다며 회의를 다음으로 넘겼지만 끝내 빈손으로 돌아왔다.

속기록엔 3월에 소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고 명기돼 있지만 회의는 지난 2월 28일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금감원장 논란, 드루킹 특검 등 여야의 강경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회는 파행만 거듭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지"

 최승우씨가 농성장 안에서 본 국회 앞 도로 풍경. 최승우씨 제공.
 최승우씨가 농성장 안에서 본 국회 앞 도로 풍경. 최승우씨 제공.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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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들 싸움에 새우등만 터지는 거 아입니꺼..."

그런 국회를 바라보는 피해자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여야의 충돌로 국회가 공전할 때마다 '새우등' 터지는 심정이라고 했다. 국회 앞 농성 232일째가 되던 지난 26일 아침, 국회 앞에서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씨를 마주쳤다.

- 어디 가나.
"아침에 조깅 한 바퀴 하러 갑니더... 운동 안 하면 몸이 자꾸 쳐지니까... 종선이는 또 위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 나왔다 아입니꺼."

최씨가 기어 나온 뒤로는 겨울내 천막을 둘러쌌던 대형 비닐 대신 바람이 통하는 방충망이 눈에 띄었다. 최씨가 눈곱을 떼며 말했다.

"답답하지 왜 안 답답하겠습니꺼. 그래도 이제 적응돼서, 이것도 뭐 그럭저럭 지낼만 합니더. 여기에라도 안 있으면 우리 얘길 어디 가서 하겠습니꺼.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지."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검찰은 뒤늦게나마 사건 재조사를 시작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 같은 인권 유린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무부와 외교부에 '강제실종보호협약'을 비준하도록 권고했다. 최근 법무부와 외교부도 수개월만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최씨는 일련의 변화들이 끈질긴 농성이라도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종선씨, '진실의힘' 인권상 수상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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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와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지키며 피해생존자 모임 대표도 맡고 있는 한종선씨는 지난 26일 제8회 '진실의힘 인권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앞서 김근태 전 장관 등이 수상했던 상이다.

- 소감이 어떤가.
"좋으면서도 과분하고... 미안하다. 사건 해결도 다 안 됐는데 받는 것 같아서..."

한씨는 수상이 '미안하다'고 했다. 최근에도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던 그였지만 농성을 계속할 거라고 했다.

"몸이야 힘들죠, 당연히. 그래도 끝까지 할 거예요. 잘 될 겁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아니고 인권 문제 아닙니까. 이제는 제발 좀 빨리 통과시켰으면 좋겠습니다. 20대 국회도 이제 후반기인데... 이 문제를 좀 잘 해결할 분들이 맡았으면 좋겠어요. 더 이상 피해 생존자들을 기다리게만 하는 건 가혹해요. 국가의 잘못은 국가가 풀어야 되는 거잖아요. 잘 될 거예요. 그렇게 믿어야죠."

입법 공백사태가 한 달여 이어지고 있는 국회는 이날부터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시작한다.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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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농성이 233일째 이어지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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