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안네나 뮤직의 신예 음악인 이진아.  새 음반 <진아식당 Full Course> 발매와 함께 다음달 13~14일엔 단독 콘서트도 진행한다.

안네나 뮤직의 신예 음악인 이진아. 새 음반 <진아식당 Full Course> 발매와 함께 다음달 13~14일엔 단독 콘서트도 진행한다. ⓒ 안테나뮤직


이진아는 지난 2014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아래 < K팝스타4 >) 참가자 중 가장 독특한 음색, 놀라운 키보드 연주로 주목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과 양현석은 극과 극으로 갈리는 평가를 했지만 이진아는 결국 최종 3위까지 올랐고 이후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 뮤직에 안착, 본적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2016년 디지털 싱글 <애피타이저(Appetizer)>, 2017년 첫 미니 음반 <랜덤(Random)>을 거치면서 이진아는 재즈적인 화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색깔이 담긴 작품들을 내놓았고 이들 음악들은 색다른 소리를 찾는 마니아들의 환영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에피타이저>에선 소속사 선배 유희열, 신재평(페퍼톤스)의 힘을 빌어 정갈하고 깔끔한 팝 음악을 들려준 데 반해 <랜덤>에선 그룹 더티룹스의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 사이먼 페트렌과 손잡고 변화무쌍한 곡 전개로 듣는 이의 허를 찔렀다.

래퍼 그레이와 재즈 힙합이라는 예상 밖 조합

 지난 26일 발매된 이진아의 첫 정규 음반 <진아식당 Full Course> 표지

지난 26일 발매된 이진아의 첫 정규 음반 <진아식당 Full Course> 표지 ⓒ 안테나뮤직


26일 공개된 첫 정규 음반 <진아식당 Full Course>는 이렇게 진행되어 온 3부작 음악 여정을 마무리 짓는, 맛깔나는 진수성찬과 디저트처럼 꾸며졌다.

앞서 발표된 싱글, 미니 음반 수록곡 등을 총 망라한 탓에 실제 신곡은 전반부 3트랙과 소속 레이블 콘서트에서만 공개된 안테나 엔젤스(정승환, 권진아, 이진아, 이수정)의 단체곡 '우리 시작' 등 총 4곡뿐이다. 구성 면에선 살짝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막상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런 감정은 금방 사그러든다.

타이틀 곡 'Run'은 최근 가장 뜨거운 비트 메이커인 그레이(작사/편곡), 샘 옥(작사/작곡/편곡)의 참여라는 예상 밖 조합이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재즈 힙합'이라는 기존 이진아와는 사뭇 다른 색깔의 음악이지만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걸친 옷처럼 빠르게 적응했다. 어린 아이 같은 특유의 목소리, 감각적인 비트, 속도감 넘치는 키보드 솔로 등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녀의 또 다른 음악 속으로 듣는 이들을 이끌어 준다.

풍성한 외부 음악인 참여... 흔들림 없는 이진아의 음악

 안테나 뮤직의 신예 음악인 이진아

안테나 뮤직의 신예 음악인 이진아 ⓒ 안테나 뮤직


EDM 계열 프로듀서이자 트와이스, 러블리즈, 프로미스나인 등과의 작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탁(TAK)의 가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서정성 깃든 팝 음악 '편하다는 건 뭘까'로 가볍게 몸을 푼 그의 진가는 이어지는 트랙 '냠냠냠 (Rebooted Version)'을 통해 드러난다.  < K팝스타4 >의 경연곡으로 주목받았던 작품에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 기반의 사운드를 추가하면서 더욱 풍성한 요리로 만들어 낸다.

쟁쟁한 외부 음악인들의 참여는 자칫 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야할 가수의 존재감을 희석시킬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흔들림 없이 자신의 색깔을 균형감 있게 드러낼 수 있는 건 오로지 이진아가 지닌 음악의 힘 덕분이다. 그녀 고유의 음악에 새로운 흐름과 장르 등을 양념 삼아 버무려 낸 진아식당의 풀코스 요리가 입맛을 자극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이번에도 빛난 안테나의 재기발랄한 홍보

 지난 25일 이진아의 신보 발매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안테나 뮤직의 V라이브 생중계.  '사장님' 유희열과 이진아를 비롯해서 페퍼톤스, 샘김, 정승환이 출연해 유쾌한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25일 이진아의 신보 발매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안테나 뮤직의 V라이브 생중계. '사장님' 유희열과 이진아를 비롯해서 페퍼톤스, 샘김, 정승환이 출연해 유쾌한 시간을 마련했다. ⓒ V라이브


음악 외적인 부분인 홍보에 있어 안테나 뮤직은 언제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V라이브 등으로 음악 팬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낸다. 과거 루시드폴의 음반 발매를 위해 TV 홈쇼핑 채널에 소속사 음악인들이 한꺼번에 출연해 큰 웃음을 자아낸 데 이어 페퍼톤스, 샘김, 권진아 등의 신보 홍보에선 Mnet <프로듀스 101> 연습생들의 경연 방식을 흉내낸 V라이브를 진행하는 등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못잖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런 홍보 방식은 이제 안테나만의 '특별 요리'처럼 자리 잡았고 이는 <진아식당>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신작 발매 전날 진행된 V라이브에선 음반 제목에 걸맞게 유희열을 비롯한 이진아, 페퍼톤스, 샘김, 정승환이 레스토랑 주방의 셰프들로 분장하고 언제나 그렇듯 요리와는 전혀 무관한 각종 개인기와 음악 연주로 채우면서 1시간여 즐거운 파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뻔하디 뻔한 홍보 방식이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안테나의 '재기발랄한' 행보는 레이블 특유의 음악과 함께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하긴 이래야 안테나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진아 안테나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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