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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김우성 화가 개인전에 방문한 해남지역 청소년들
 지난 16일 김우성 화가 개인전에 방문한 해남지역 청소년들
ⓒ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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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에 소재한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김우성 화가 개인전이 있었다. 개인전 제목은 '질풍노도 똥바다'이다.

폭 259센티미터, 높이 181센티미터 오일 캔버스 화폭 여섯 점이 주인공이다. 80년대, 당시 문화예술인들은 작품을 통해 사회의 민낯을 고발했다. 우리가 민중예술이라 부르는 것들의 계보를 김 화백은 현재의 색깔로 잇고 있었다.

김 화백 개인전의 키워드는 '세월호'였다. 철학 없는 부패한 권력구조가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차디찬 바다로 수장했는지, 그는 5년 여간 공들인 작품으로 말했다.

'우리들의 죽음'
 '우리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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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죽음'은 세월호 희생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형상한 작품이며 희생자들의 영혼이 반짝이는 물결로 변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죽음의 구조
 죽음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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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구조'는 자본주의의 순환구조는 착취와 소비이며, 이렇게 축적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벨탑 같다고 김 화백은 생각했다. 이명박의 탐욕스러움이 보여주는 것처럼 좀처럼 멈출 수 없는 욕망을 '돈', '물질' 때론 상업광고 한 장면을 패러디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자본 똥으로 승화하다
 자본 똥으로 승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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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똥으로 승화하다'는 재벌들은 온갖 폭력적인 수단으로 자본을 빨아들이고 여기저기 똥을 싸질러 댄다며, 결국 황금이 똥바다로 변하기 시작하여 여기저기 고통의 울부짖음이 가득하다는 이미지 속에 작품이 이뤄졌다.

똥바다
 똥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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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바다'는 온갖 부정부패 패악질의 군상이 똥범벅으로 뒤집어쓰고 똥바다로 휩쓸려 간다는 이미지를 포착했다.

똥바다 태평양을 건너다
 똥바다 태평양을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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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바다 태평양을 건너다'는 70년 동안 쌓인 똥바다가 발원지를 거슬러 올라가듯 태평양을 건너 거대한 쓰나미를 이루며 아메리카로 향하고 있는 형상을 그려냈다.

벗이여 새날이 온다
 벗이여 새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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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벗이여 새날이 온다'는 똥바다 속을 뚫고 드디어 장엄한 촛불의 바다로 승화되어 고통에 상처받은 영혼과 함께 새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오픈식이 있던 지난 16일, 청소년들 한무리가 전시관을 찾았다. 오후 6시 오픈식보다 조금 이른 오후 1시 반 무렵이었다.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는 야호문화나눔센터에서 프로그램 '청소년&예술가'에 참여한 청소년들이었다. '세월호'는 여전히 해갈되지 않는 갈증이었다.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아이들에게 '세월호'를 감성적으로 닿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림속 캐릭터 동작을 모방하기전 친구 도움을 받아 동작 조각을 맞추고 있다
 그림속 캐릭터 동작을 모방하기전 친구 도움을 받아 동작 조각을 맞추고 있다
ⓒ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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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 화가 작품과 아이들 몸동작이 한 호흡을 이뤘다. 교육은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 예술이 있는 곳이 교실이었고, 아이들 동작이 교과서였다. 그림속에 있는 캐릭터가 마치 화폭을 뚫고 나온 것처럼, 아이들은 그 동작 하나를 따라했다.

아이들 최종 목표는 연극 <햄릿> 공연이다. 배우 연습 중에 하나로서, 지역에서 행해지는 문화예술 장에 직접 찾아가 그 분위기를 느끼고 감성을 충전하는 시간이었다. 무릎을 모으고 팔을 허공에 뻗은 자세, 그 자세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은 손가락 하나까지 신경을 집중하여 표현했다.

누가 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눈을 감아 깜깜한 세상에서 오직 자신의 몸 근육만이, 세월호 참사 당시 감정 상태가 되어 보는 것, 그것을 느끼면 충분했다.

감성을 충만히 느끼기 위해서, 사전에 김우성 화가는 아이들에게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어떻게 그리게 됐으며,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말이다. 왜 사람들이 촛불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여전히 촛불은 꺼진 것이 아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이해했을까. 무슨 감정과 만났을까.

몸동작 퍼포먼스가 끝난 후, 재차 그림을 보는 아이들 눈빛이 반짝였다. 고맙고도 신기했다. 스마트폰과 사진기를 이용해, 동료끼리 사진 찍기도 했다. 쑥스러워 웃기도 했다. 그러한 사진이 노트북에 옮겨지고 사진 슬라이드쇼 영상으로 제작 됐다. 쇼에는 음악도 입혔다. 빔프로젝트를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감상했다.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동작 하나가 모여 예술이 됐다.

귀를 막고, 무릎을 꿇는 아이 동작이 아슬아슬하다.
 귀를 막고, 무릎을 꿇는 아이 동작이 아슬아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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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 화가와 이러한 교육을 주선한 야호문화나눔센터 전병오 대표는, "아이들은 문화교육의 대상자만이 아니다. 지역 예술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문화를 공유하는 창작자다. 교실이나 강당이 아닌 예술 현장에서, 공간 전환의 의미를 일깨우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행위야말로 사람을 이해하고, 예술적 혜안을 틔우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태그:#김우성, #질풍노도똥바다, #야호문화나눔센터, #청소년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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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생.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재협동학 박사과정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졸업. 융합예술교육강사 로컬문화콘텐츠기획기업, 문화마실<이야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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