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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이천시 창전동 골목이 새 옷을 입었다.
 지난 23일, 이천시 창전동 골목이 새 옷을 입었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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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창전동(동장 류봉열)과 창전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홍주)는 지난 6월 22일(금)~23일(토) 2일간 창전5통 골목 벽에 새 옷을 입혔다. 이 골목은 오래된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좁은 데다 막다른 골목길 4개가 이어진 미음(ㅁ)자형이다.

이번 골목벽 색칠하기는 꽃, 바다, 숲, 여명 등 자연을 주제로 파스텔 톤의 단순한 색으로만 의미를 담았다. 주제에 맞게 꽃에서 연상되는 분홍, 바다 이미지인 푸른빛, 숲을 연상시키는 연록, 희망의 빛 여명을 상징하는 흰색 계열 등의 색으로 골목의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22일, 이천시 창전동 골목에 자연을 주제로 한 색이 칠해졌다. 이 골목은 꽃이 주제다.
 지난 22일, 이천시 창전동 골목에 자연을 주제로 한 색이 칠해졌다. 이 골목은 꽃이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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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의 주제는 '바다' 다
 이 골목의 주제는 '바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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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색이 칠해진 골목을 찾았다. 벽 앞에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벽 앞에 내놓은 의자, 꽃이 심겨진 화분, 모여 앉은 사람이 풍경이었다. 다음은 마을 사람들 몇 분이 한 말을 정리한 것이다.

"좋아요. 골목이 깨끗해지고 밝아져서 정말 좋아요. 이 골목이 칙칙하고 으슥했거든요. 그러다보니 담배꽁초, 오물, 쓰레기 등을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미간을 헤치는 불미스런 일들도 더러 있었고요. 그런데 골목이 환해지고 따뜻해졌으니 나쁜 마음을 먹고 들어온 사람도 마음을 고쳐먹고 나가겠지요.

환한 데서 누가 나쁜 마음을 먹나요? 화사하고 편안한 색이 칠해져서 우리 마음까지 밝아졌어요. 그림 없이 깨끗한 색깔로만 칠해놔서 아주 좋아요. 캄캄한 밤에 지나가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사람 그림이 많이 그려진 벽화에 진짜 사람이 서 있는 줄 알고 엄청 놀란 적이 있거든요. 골목이 깔끔해졌으니까 마을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서로 서로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요."

이 골목 주제는 '숲, 감나무에서 떨어진 푸른감이 풍경이 되었다.
 이 골목 주제는 '숲, 감나무에서 떨어진 푸른감이 풍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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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다니는 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초등학생도 밝은 얼굴로 말했다.

"좋아요. 골목에서 신나게 놀고 싶어요."

'여명', 즉 미래 희망의 빛의 의미를 담은 흰색 골목에서 아이들이 풍경이다.
 '여명', 즉 미래 희망의 빛의 의미를 담은 흰색 골목에서 아이들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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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봉열 창전동장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등 해외와 국내에 단순한 색채를 활용해 안전하고 아름다운 마을이 조성된 사례가 있다. 골목벽 칠하기에 이어 집집마다 꽃 심기가 확대되어 지역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이 되기를 바란다"며 "도심에 오랫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된 빈집이 마을 책방, 독서토론, 공동육아, 작가들의 작업 공간, 전시 공간 등 마을 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 재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창전동은 이천시의 원도심(原都心. 도시가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도심지 역할을 한 지역)으로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모여 살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낡고 오래된 주택과 상가가 밀집되어 있다. 빈 집도 많다.


태그:#골목길, #문화마을, #도시재생, #빈집, 문화공간, #도시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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