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개는 늘 그 자리에서 묻는다. '당신은 어디까지 갈 것이고, 왜 가려 하는지'... 이 질문을 수없이 듣고 난 후 비로소  답할 수 있다면 이 여행은 성공적일 것이다.
▲ 자전거 여행중 피할 수 없는 것, 수없이 기다리는 고갯길 고개는 늘 그 자리에서 묻는다. '당신은 어디까지 갈 것이고, 왜 가려 하는지'... 이 질문을 수없이 듣고 난 후 비로소 답할 수 있다면 이 여행은 성공적일 것이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오늘 아침에 운동기록을 확인해왔다. 2018년 운동기록은 대략 1000Km를 넘어선 듯하다. 산행과 걷기를 포함한 기록이고 자전거만 집계하면 900Km가 조금 못 된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봄이었고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라는 핑곗거리도 있지만 올핸 좀처럼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운동을 시작한 2013년 이래 6년째인데 여느 해라면 못 되어도 2000Km 이상은 달렸어야 하는데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행인 것은 추세가 나쁘지는 않고 서서히 발동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록만 저조했던 것이 아니라 올핸 자전거 여행 한 번을 못했다. 1박 2일 라이딩 한 번을 못했고 짬짬이 서너 시간 라이딩을 가진 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 새롭게 개척한 코스도 없었으니 상반기 중 내 자전거 여행 실적은 글자 그대로 전무하다.
핑게거리가 많아서였는지 저조하였고 여행의 기록이 전무하다.
▲ 길벗의 2018년 상반기 운동기록 핑게거리가 많아서였는지 저조하였고 여행의 기록이 전무하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자전거 여행의 장점은 무엇보다 내가 들이는 노력만큼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여행이라면 하루에 적어도 100여 Km에서 150Km, 심지어는 200여 km를 넘나드는 이동이 가능하다. 아직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약간의 훈련을 통해 이런 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이 정도라면 한국사회에서도 경계를 넘나드는 이동이 가능한 거리이다.

물론 경험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50, 70, 100으로 찍히는 라이딩 거리가 실감 나지 않고 매우 멀고 힘겨운 거리로 느껴질 것이다.

자전거를 세워둔 지 오래된 사람이라도 지금 당장 방치된 자전거를 끌고 나가 20~30Km쯤을 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주 저질 체력이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 가능한 것이다. 이 단계에서 50으로 올려보는 것이다. 이렇게 단계를 구분하는 게 가능한데 30, 50, 70, 100, 150km 정도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로부터 주말마다 서너 번쯤 타게 되면 이제 50여㎞쯤의 거리를 달릴만한 자신감과 체력이 길러진다. 여기까지는 어지간한 사람이면 이내 도달할 수준이라고 본다. 물론 아직 이 수준의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난 다음날의 뻐근함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세상사 공짜로 되는 법은 없지 아니한가. 그리고 그만한 뻐근함이 이렇게 거리를 늘려 가는데 주저앉힐 만큼은 아니고, '할 만한데'라고 여겨질 것을 확신한다.

'내가 50㎞를 달려 내다니,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해보면 70-100㎞쯤을 탈 수 있겠는데? 그 정도면 전주에서 군산 정도는 충분히 왕복해볼 만하겠는 걸'과 같은 자신감이 들 법하다.

이 단계가 중요하다. 겪어본 바로는 30, 50, 70, 100, 150㎞ 정도로 구분되는 레벨이 있는 듯하다. 50㎞를 몇 번 타 본다고 70㎞, 나아가 100㎞정도의 거리를 달리지는 못한다.

달리려고 마음먹으면 달리지 못할 것 없지만 라이딩 뒤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라이딩이 즐겁지 못하고 고역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 단계에서 한두 달 좀 더 훈련해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다시 그 레벨에서 좀 익숙해지고 탈 만하다 여길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으로 단계를 밟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어 가면 입문한 지 6개월이면 바야흐로 100㎞ 라이딩 정도를 할 수 있다. 단계를 높이는데도 직선을 그려가기보다는 변증법적 과정(?)을 밟아 가는 게 좋다.

처음 자전거를 탈때 무척 두렵고 힘든게 여정중의 고갯길이다. 익숙해질수록 고개는 많은 도움을 주고 깨달음을 남겨주곤 한다. 무엇보다 고갯길은 효율적인 훈련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이다.
▲ 고갯길을 두려워 말라 처음 자전거를 탈때 무척 두렵고 힘든게 여정중의 고갯길이다. 익숙해질수록 고개는 많은 도움을 주고 깨달음을 남겨주곤 한다. 무엇보다 고갯길은 효율적인 훈련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이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30→50→안정적이고 전단 계보다 빠르고 힘차게 30→50→70→다시 30, 50을 안정적으로 타기→다시 100→전 단계를 다시 밝아가기...>

단계를 높이면 처음엔 힘들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내 몸이 나의 경험을 통해 기억하기 때문이다. 조금의 인내와 훈련으로 내 근육이 성장한다.

50㎞쯤을 달리는데 자신감이 붙었다면 고개 넘는 훈련을 해 보는 게 좋겠다. 우리나라 지형상 50㎞가 넘는 거리를 고개 없이 평탄하게 코스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는 4대 강 길 조차 크게 험하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고갯길을 여러 번 넘어야 하기도 하다.

처음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할 때는 조그만 언덕만 나와도 두렵고 힘들게 여겨지지만 노력 앞에 이길 고개는 없다고 본다. 밋밋한 평지를 오래 달리는 것보다 오르고 내리는 고갯길이 오히려 재미있기도 하며 하체에 길러지는 훈련 효과가 상당히 크다.

장거리 라이딩은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시간을 아끼고 다음 목적지까지 달하는데 단축시켜 주는 속도를 높이는 훈련이 필수적이다.

MTB를 기준으로 1시간에 20㎞로 달리는 걸 가정해보자. 아침부터 시작해 10시간을 달리고 그중 4시간은 쉬고 6시간을 달리는데 쓰면 120㎞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속도가 평속 27㎞쯤으로 올라가면 같은 시간에 162㎞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조금만 부지런히 노력해서 6개월을 투자했다. 봄부터 시작한 도전이 바야흐로 100㎞를 넘나드는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데 충분한 상태가 되었다. 왜 100㎞가 거론되었는가를 말할 차례가 되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하루에 달리는 거리가 대략 100-150㎞내외다. 인천의 아라뱃길에서 서울을 거쳐 한강을 거슬러 올라 문경새재를 넘으면 낙동강을 만난다. 다시 이 길이 대구, 밀양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길이 650여㎞쯤에 달한다.

4박 5일 내지 5박 6일 정도의 여정을 도전할 만한 최소한의 체력이 확인됨을 의미한다. 빠르게는 3박 4일에도 가능해지니 이제 전국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고 시간만 허락하면 어느 곳이든 다닐 만한 수준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5박 6일간 600Km여정의 남도여행을 함께한 생활자전거이다. 기어도 고장난채 훈련도 되지 않은채 떠났지만 남다른 자심감을 가지고 돌아 올 수 있었다.
▲ 길벗의 오래된 생활자전거 5박 6일간 600Km여정의 남도여행을 함께한 생활자전거이다. 기어도 고장난채 훈련도 되지 않은채 떠났지만 남다른 자심감을 가지고 돌아 올 수 있었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자전거 여행에서 중요한 건 엔진!

여차 저차 한 과정을 거쳐 체력도 각오도 되어 있는데 자전거만 있으면 떠날 수 있다고 가정하자.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야 길벗 정도의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애마를 구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인 이야기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자전거가 좋다고 멋지게 라이딩을 하는 것은 아니며, 자전거보다는 라이더의 허벅지가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 확신한다.

자전거를 굴려줄 엔진이 관건이지 자전거 자체는 크게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허벅지는 엔진이요. 자전거는 엔진이 굴려 나가는 길을 지면에 찍어대는 신발에 불과하다고 본다.

남도여행 5박 6일 여정을 함께 한 것은 20만 원짜리 생활자전거였다. 심지어는 기어까지 고장 난 채 고개를 넘나 들었고 담양의 수리점 주인에게서 '이 자전거를 타고 그 길을 다녔다고요?'라는 반문을 듣기도 했었다.

생활자전거를 넘어서 두 대의 자전거를 샀는데 그중 산악용 MTB는 80만 원짜리, 도로에서 탈만한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60만 원짜리였다.

위에서 언급한 60-80만 원의 자전거도 적지 않은 가격임에 분명하다. 필요가 느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전거에 맛을 붙여보고자 한다면 30-70만 원 정도의 입문형 자전거를 권한다.

기준을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느 정도 투자도 해야 본전 생각도 나서 열심일 수 있으니 그 정도 가격의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싶어서 말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가격이면 정말 훌륭한 라이딩을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비싸고 좋은' 자전거를 구입해 열심히 타고 있는 경우보다는 차근차근 필요에 따라 자전거를 구입해 열심히 타는 사람을 더 많이 보았다면 설명이 될까?

나의 여행기를 보고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한강 낙동강 라이딩을 같이 했던 JH가 그랬다. 그 반대의 경우도 여럿 보았다. 투자한 게 아까워 열심히 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에서 느낀 배반의 증언 같은 경우 말이다.

겁내거나 두려워 말고 떠나라~

이제 떠날만한 준비가 되었나?

이 정도면 국내일주도 가능하고 다른 요인을 제외한다면 일본 여행도 가능한 수준은 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전거 여행은 시작하면서부터 경험이 쌓이고 체력이 길러지는 것이니 모두를 완벽하게 갖추고 떠날 필요는 없다는 것, 길벗의 조언을 바탕으로 떠날 자신감을 가지기에 이것으로 충분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주 생태교통시민행동 공동대표, 전주 자전거 다울마당 위원.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