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 모습.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를 상대로 공을 몰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 모습.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를 상대로 공을 몰고 있다. ⓒ AP/연합뉴스


25일(이하 한국 시각)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가 2차전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본선에 참가한 32개국이 모두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면서 서서히 참가국들의 운명도 결정되어가고 있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확정된 팀도 있고,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되어 경기 후 귀국을 준비하는 팀도 있다.

개최국 러시아를 포함하여 우루과이(이상 A조), 프랑스(C조), 크로아티아(D조), 벨기에 그리고 잉글랜드(이상 G조)까지 6개 팀은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대로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이상 A조), 모로코(B조), 페루(C조), 코스타리카(E조), 튀니지, 파나마(이상 G조) 그리고 폴란드(H조) 8개 팀은 3차전이 끝나는 대로 고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16강 진출이 확정된 팀과 16강 진출에 실패한 팀이 3차전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최종 순위를 결정지어야 하기 때문에 3차전까지 모두 치러야 하며, 16강전을 위한 대진표 작성을 위해서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

3차전을 앞둔 각 조의 운명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티켓 16장 중 6장은 이미 정해졌다. 나머지 10장이 이제 남은 4일 동안 그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A조와 G조에는 2장이 모두 분배되었고, C조와 D조에도 1장씩 분배되었다. 나머지 조는 마지막 순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

B조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고 이란까지 3팀에게 기회가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은 모로코와 경기를 치르고, 포르투갈이 이란과 경기를 치른다. 2경기 모두 무승부일 경우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득실차와 페어플레이 점수(누적 카드 수에 따른 감점)로 최종 순위를 결정하며 이란이 탈락한다. 이란은 무조건 이겨야 하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최소 비기면 자력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C조는 프랑스(2승)가 진출을 확정했고 덴마크와 호주가 남은 1장을 놓고 다투는데, 덴마크는 프랑스를 상대해야 하며 호주는 페루를 상대해야 한다. 덴마크는 최소 비겨야 하며, 호주는 다득점을 확보한 뒤 덴마크의 패배를 기원해야 한다.

D조의 경우 크로아티아(2승)가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나이지리아(1승 1패)와 아이슬란드 그리고 아르헨티나(이상 1무 1패)가 1장을 놓고 경쟁한다.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와 비기기만 해도 16강을 바라볼 수 있고,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는 무조건 이겨놓고 다른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E조에서는 승점에서 앞선 브라질과 스위스가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만일 패할 경우 서로 다른 경기의 결과에 기대어봐야 한다. 만일 세르비아가 승리할 경우 브라질과 스위스 둘 중 한 팀은 고국으로 돌아가는 짐을 싸야 할 수도 있다.

H조는 일본과 세네갈이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한데, 일본은 폴란드를 만나고 세네갈은 콜롬비아를 만난다. 일본에게 수적 열세로 패했던 콜롬비아가 탑 시드였던 폴란드에게 3점 차 대승을 거두는 바람에 일본보다는 세네갈에게 좀 더 힘든 3차전이 될 수도 있다.

모두에게 가능성 열린 F조, 대한민국도 희망 있다

[월드컵] 수비하는 장현수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장현수가 공을 걷어내고 있다.

▲ [월드컵] 수비하는 장현수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장현수가 공을 걷어내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2승을 거두고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팀이 있으니, 바로 F조 1위 멕시코다. FIFA 랭킹 1위인 독일에 1-0 승리를 거두고, 대한민국에게 2-1 승리를 거뒀지만, 스웨덴을 상대하는 3차전에서 패할 경우 득실차에 의해 밀려 탈락할 수도 있다. 멕시코가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최소 비기거나 대한민국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에게 승리하고 독일에 역전패했던 스웨덴도 멕시코와의 마지막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자력으로 16강에 올라가려면 무조건 이겨야 하고, 만일 F조의 2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날 경우 동률이 되는 독일과 스웨덴이 세부 요소로 순위를 가려야 한다. 골득실이 같은 독일과 스웨덴에게 승자승 원칙을 적용할 경우 스웨덴에게 승리했던 독일이 16강에 진출한다.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게 일격을 당했던 독일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가 환상적인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간신히 2-1 승리를 거뒀다. 독일은 대한민국과의 3차전에서 다득점으로 승리할 경우 자력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3패를 하고 나머지 3팀이 2승 1패로 맞물릴 경우 독일은 2승 1패를 거두고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한 사례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의 브라질과 2002년 대한민국/일본 월드컵에서의 프랑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의 이탈리아 그리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스페인이 있다.

반대로 멕시코가 3승을 하고 나머지 3팀이 1승 2패로 맞물릴 수도 있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고 대한민국이 독일을 꺾는 경우인데, 이렇게 될 경우 골득실 차이를 계산해야 한다. 32개국 본선 체제(1998 이후)에서 승점 3점으로 16강에 진출한 사례는 1998년 칠레(3무)가 유일하며, 1승 2패로 16강에 간 사례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크로스의 환상적인 프리킥은 독일 국민들만 열광한 것이 아니었다. 멕시코에게 패하여 F조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인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실날같은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된 이유가 바로 크로스의 결승골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은 독일에게 2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둘 경우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단, 멕시코 승리 전제).

B, D, E, G조가 저녁 경기... 16강 상대 미리 알 수도 있어

같은 조의 2경기는 동시에 진행하지만, 16강전 상대가 어떻게 될지 사실상 알고 들어가는 경우는 존재한다. 하루에 4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A, C, F, H조가 낮 경기를 치르고, B, D, E, G조는 밤 경기를 치른다. 낮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밤 11시에, 밤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새벽 3시에 시작된다.

물론 대부분의 조들이 2차전까지 치르고 나면 16강에 어떤 팀이 올라올지 대강 짐작은 할 수 있다. 확실한 대진을 알 수 없을 뿐이지, 일단 낮에 경기를 치르는 팀들은 16강전에서 상대할 팀들을 2팀 정도 예상하고 조별리그 3차전에 임하게 된다. 물론 자력 진출이 확정된 경우만 가능한 방법이다.

밤 경기를 치르는 조들은 16강전 상대 후보가 2팀으로 좁혀진 상태에서 3차전을 치르게 된다. 16강전에서 A조와 B조, C조와 D조, E조와 F조, G조와 H조가 서로 상대하게 되며 같은 조의 1위와 2위는 다시 만나려면 결승전을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B, D, E, G조는 16강전 상대 둘 중 하나를 알고 시작하는 셈이다.

다만 이런 경우 2위로 올라가기 위한 작전상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긴 한데, 조별리그 3차전이 워낙 변수가 많다보니 쉬엄쉬엄 하다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3차전은 마지막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다. 단, A조나 G조처럼 2장 모두 결정된 경우는 일부 주축 선수들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조기 교체할 가능성은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은 6월 25일 밤 11시부터 시작된다. 각 조의 운명이 하나 둘 결정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들은 정상을 향해 더 올라갈 준비를 하는 시간이고, 탈락이 확정된 팀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고국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플레이를 보여줄 시간이다.

사실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 32개국 체제에서 2패를 당한 뒤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며, 독일과의 월드컵 상대 전적도 2전 전패로 좋지 않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2-3으로, 2002년 대한민국/일본 월드컵 4강전에서 0-1로 석패했다.

그러나 그 2경기 패배 과정이 모두 1점 차였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독일과 접전을 벌였다. 게다가 독일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부상 선수와 퇴장 선수가 발생하면서 3차전을 최상의 전력으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F조의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아쉬운 경기 결과에 슬퍼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F조의 다른 팀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을 상대해주길 바라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독일은 아직까지 자력 16강 진출 가능성이 아주 높진 않다.

월드컵에 첫 출전했던 파나마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잉글랜드에게 6점 차로 뒤져있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만회골을 기록하면서 경기장의 관중들과 잉글랜드 선수들에게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F조를 응원하는 많은 팬들도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원하는 것은 그들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F조의 16강 티켓은 그 어느 때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는 모습은 28일 밤 11시 킥오프가 이뤄지는 F조 3차전에서 볼 수 있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대표팀의 투혼이 기적을 불러올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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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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