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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도 활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나이 40대. 날씬하고 예쁜 몸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한 몸, 에너지 넘치는 몸을 만들기 위해 하루 5분, 10분이라도 짬을 내어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저질체력 극복기'를 싣습니다. [편집자말]
40대, 걷는 것만으로도 부족했다

키 170cm. 몸무게 70kg. 두 달 전 내 몸무게다. 40대 중반이 되면서 내 몸무게는 인생 최대치를 찍었다. 큰 아이 임신했을 때보다 더 무거운 몸무게였다. 외형적으로도 이미 배가 나와 있었고, 작년에 샀던 바지도 힘들게 입었다.

사실 몸무게가 이 정도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점심시간마다 2km 정도를 걸었고, 만보기 앱을 이용해 매일 만보를 채우려고 노력했다. 밥도 절반만 먹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회식을 하거나 주말에 두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월요일에 다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오곤 했다.

아이들에게 맛난 간식을 해주며, 내가 한 입도 먹지 않기란 불가능했다. 운동을 하자니, 두 아이 키우며 워킹맘으로 살기 때문에 시간은 늘 부족했다. 거기에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달달한 커피가 생각났다. 노력과 물거품 사이를 오가다 바빠서 잠시 노력을 멈춘 사이 몸무게는 급격하게 불어나 있었다.

바쁘게 살고 있으니 외형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치더라도, 건강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동맥경과 경계 진단을 받았고, 이유없이 발바닥이 아프고, 허리도 아팠다. 몸이 불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밥을 줄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보통 이런 정도의 노력은 한 달만 해도 효과가 있었는데, 전혀 변화가 없었다. 나이가 들면 회복 탄력성이 떨어진다고 했던가? 내 몸은 어느새 뚱뚱한 것에 익숙해졌고, 살이 빠지는 것을 거부했다.

정확하게는 몸의 근력이 떨어져 웬만한 몸의 움직임으로는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살을 빼겠다고 굶었는데, 오히려 아이들에게 짜증만 냈다. 어느새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중년의 아줌마, 그 이상이었다. 살을 빼려는 노력에 변화가 필요했다.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가 필요했다.

다이어트에 필요한 건 3박자

점심 도시락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4회 샐러드를 먹는다
▲ 점심 도시락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4회 샐러드를 먹는다
ⓒ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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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다이어트 2개월, 나는 4kg 정도 감량을 했다. 젊은 시절에 비하면 뭐 그리 큰 감량인가 싶지만, 없는 시간 쪼개어 운동을 하고, 습관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약은 복용하지 않았다. 다이어트 한약 복용의 강력한 유혹이 있었지만, 습관을 고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다이어트엔 3박자가 필요했다.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먹거리였다. 누구나 아는 평범한 3박자인데, 습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힘들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워킹맘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9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며 풀타임으로 일을 해야 하는 일상에 운동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웠다.

가장 만만한 시간은 회사에서 보내는 점심시간, 그리고 새벽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운동으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했다. 점심시간의 걷기 시간을 근력운동으로 변경했다. 회사 근처에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곳을 찾아 6개월 치를 결제했다.

여기에 유산소 운동을 하나 더 추가했다. 바로 등산이었다. 등산은 주말 새벽에 했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는 새벽시간이 내가 운동하기엔 최적이었다. 아는 동생과 매주 약속을 하고 6시에 등산로 입구에서 만나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8시였다. 그리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어느새 주말 등산은 우리에게 힐링의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오르막에서는 숨이 차지만, 내리막에선 둘이서 두런두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주차장 입구에 금방이다. 등산이 습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아는 동생의 힘이 컸다.

마지막으로 먹거리의 변화를 주었다. 사실, 나는 식탐이 많은 편이다. 맛있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폭식을 한다.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살찌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장 주요하게 변화를 준 것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려고 노력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고 와서 먹는 것은 닭 가슴살과 야채였다. 도시락을 주말에 4개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출근할 때마다 가지고 간다. 주 4회의 점심에 변화를 주고 아침과 저녁은 이전대로 먹었다.

주 4회를 하는 이유는 주 1회는 회사 동료들과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혼자만 가는 길이 아니라서 때론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먹어야 한다. 다행히 이미 이렇게 행하고 있는 동료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식이조절을 할 수 있었다.

사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 건 힘들다. 오래 가지도 못한다. 도시락을 싸는 것도 때론 귀찮다. 오래 할 수 있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고민했다. 몇 번 시도 끝에 해결점을 찾은 것은 닭 가슴살과 갓 내린 드립 커피는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것, 야채는 잎채소보다 뿌리채소나 토마토 등이 준비하기 간편하다는 것, 샐러드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도 먹어도 맛나다는 것, 달달한 것이 생각날 때는 고구마와 바나나를 먹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삶은 달걀과 두유를 간식으로 먹으면 허기로 인해 저녁을 폭식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노력 끝에 2개월간 4kg 감량을 했다. 이중 3kg 정도가 체지방 감량이었다. 체지방 감량이 높아 운동하는 곳에서 베스트 회원으로 뽑혀 가방을 상품으로 받기도 했다.

결국은 습관이다

등산 등산 습관은 조금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동지가 있으니까.
▲ 등산 등산 습관은 조금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동지가 있으니까.
ⓒ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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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미 한 몸이 되어버린 습관이 나를 지배해가는 시기가 중년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이 드는 것이 슬프다. 그렇다고 좋은 습관 들이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나이 들수록 조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뿐,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나.

나는 소위 말하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체질이다. 물이 아니라 무언가를 물처럼 먹어서 살이 찌는 것이라고 말해도 분명 같이 먹는데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결국 노력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살찌기 쉬운 체질에 겨우 2달 가지고 습관화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습관을 들였다고 생각하지만, 관성의 법칙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이 습관이다.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어김없이 달달한 커피가 생각나고, 금요일 퇴근 후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도 생각난다. 다행히 계속 운동을 했더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밖에서 식사하는 것, 금요일에 남편과 한 잔 하는 것 정도로 몸무게가 다시 급격하게 늘지는 않았다.

목표는 다시 4kg 정도를 감량, 이후 유지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170cm 키에 62kg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더 빼야 할 몸무게이지만, 나에게는 적당한 고통과 보상을 감내하는 수준인 것 같다. 꾸준한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목표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40대의 다이어트 목표는 누군가에게 예쁘게 보이기 보다는 나에게 만족스러운 그 수준이 딱 좋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혜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틀, 두가지 삶을 담아내다>(http://blog.naver.com/longmami)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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