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통산 최다안타 기록(2천319개)을 세운 박용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기록 달성 후 가진 기념행사에서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 기록(2천319개)을 세운 박용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기록 달성 후 가진 기념행사에서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 기록의 사나이 박용택(LG 트윈스 주장)이 역사를 다시 쓰는 자신만의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박용택은 6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하여 안타 4개를 추가했다. 종전까지 2317안타로 양준혁(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기록에 1개 모자랐던 박용택은 순식간에 2321안타로 양준혁과의 차이를 3개 차로 벌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1979년 생으로 만 39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용택은 올해가 벌써 17번째 시즌이다. 그 17시즌 동안 박용택은 부상으로 결장이 많았던 2008년(96경기)을 제외하고 매 시즌 100경기 이상 꾸준히 출전했으며, 그 해를 제외하고(86안타) 매년 꾸준히 세 자릿수 안타를 쌓아왔다.

꾸준한 활약을 통해 불혹에 접어드는 시점에도 LG의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는 박용택의 기록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진행형인 박용택의 각종 기록 중에서 앞으로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볼 수 있는 기록들이 몇 가지 있다.

2400안타를 넘어 더 높은 기록을 향하여

박용택은 23일 경기까지 LG가 치른 77경기 중 76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144경기 중 142~143경기에 출전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박용택이 벌써 96안타를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재 추세로는 올 시즌 179안타가 예상된다.

다만 박용택이 144경기 체제가 된 후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시즌은 2016년과 2017년 138경기다. 시즌 막판이나 잔여 경기 중 팀에서 체력 안배 차원으로 박용택에게 추가 휴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 80안타 정도를 더 추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박용택은 올 시즌 2400안타까지 바라볼 수 있다. 올 겨울 FA 자격을 얻게 되는 박용택은 아직 현역 연장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4년 계약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페이스로 부상 없이 4년을 더 현역으로 뛸 경우 박용택은 마지막 해에 KBO리그 역대 최초로 3000안타에 도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올해 3000안타 고지를 넘은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를 포함하여 총 32명의 3000안타 타자를 배출했다. 메이저리그가 162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KBO리그에서의 3000안타는 그 만큼 더 많은 시즌이 필요한 기록이다.

박용택 다음으로 현역 중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KBO리그 선수는 정성훈(KIA 타이거즈 2,141안타, 역대 4위)과 박한이(삼성 라이온즈 2,102안타, 역대 5위) 그리고 이진영(kt 위즈 2070안타, 역대 7위) 순이다. 이 선수들이 박용택과 양준혁의 기록을 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역대 3위 이승엽(KBO리그 홍보대사 2156안타)의 기록까지는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타 추가하는 LG 박용택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LG 박용택이 우익수 오른쪽에 흐르는 안타를 날리고 있다.

▲ 안타 추가하는 LG 박용택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LG 박용택이 우익수 오른쪽에 흐르는 안타를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정성훈, 이진영, 박용택이 경쟁하는 최다 출장 기록

역대 최다 출장 기록에서는 23일 경기까지 정성훈이 2,184경기에 출장하며 이 부문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양준혁(2135경기)과 타이 기록을 세운 뒤 LG에서 방출되었던 정성훈은 당초 KIA에 백업 내야수로 기회를 얻었지만, 다른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움과 동시에 체력 안배까지 확실히 분담해주면서 올 시즌 49경기를 출전했다.

정성훈(1980년생)보다 1살 많은 박용택은 23일 경기까지 2017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해까지는 Top 10에 진입하지 못했던 박용택은 올 시즌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하며 Top 10에 들었다(11위 이숭용 2001경기). 현역 중 최다 출장 역대 Top 10에는 정성훈과 이진영(6월 23일 기준 2104경기 역대 4위) 그리고 박용택이 있다.

최근 경기 출장 페이스는 박용택이 가장 빠르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팀에서 백업 역할을 맡고 있지만, 박용택이 여전히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박용택은 올 시즌 장성호(KBS N 해설위원 2,064경기 역대 6위)의 기록까지는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내년에도 현역으로 뛸 경우 역대 5위 전준호(NC 다이노스 주루코치 2091경기)의 기록도 넘을 수 있다.

정성훈과 이진영 그리고 박용택의 격차가 아직은 다소 벌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의 최다 출장 기록 경쟁은 아직 진행 중에 있다. 이들의 순위가 서로 뒤집히게 될 수도 있는 변수 요소로는 올 겨울 이후 선수들이 팀과의 계약 여부이며, 이들이 얼마나 더 현역으로 뛰는지에 따라 기록이 달라질 전망이다.

최근 10시즌 연속 3할, 통산 타율 Top 10도 도전

박용택은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200홈런-300도루 기록을 갖고 있는 호타준족형 타자였다. 물론 부상 이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도루의 빈도가 점점 줄어들어 307도루에서 기록이 멈춰 있지만, 대신 정교한 타격에 집중하면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10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박용택은 2009년에 0.372, 2014년에 0.343, 2016년에 0.346, 2017년에 0.344 타율을 기록하며 통산 타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3일 경기까지 통산 타율 0.310을 기록하고 있는 박용택은 이제 통산 타율에서도 Top 10에 도전하고 있다.

다만 타율에서 Top 10은 다소 경쟁 난이도가 높다. 이 부문 역대 10위는 현재 LG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박용택의 팀 선배 이병규(0.311)이며, 박용택이 넘어야 할 현역 경쟁 상대로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6월 23일 기준 0.312 역대 9위)가 있다. 이대호가 타율도 준수한 클러치 히터인 점을 감안하면 박용택이 이병규의 타율을 넘기 위해서는 현재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타율 부문 역대 1위는 고(故) 장효조(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로, 현재까지 유일하게 0.33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통산 타율 0.331). 양준혁 해설위원이 통산 타율 0.316을 기록했는데, 박용택이 양준혁의 기록을 넘을 가능성까지는 아직 남아 있다.

이 부문에서 현역 선수들 중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0.327), 김태균(한화 이글스 0.325), 김현수(LG 트윈스 0.321), 최형우(KIA 타이거즈 0.318),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0.316) 등이 양준혁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김태균(1982년생)과 최형우(1983년생)가 30대 후반에 들어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박용택의 타율 Top 10 진입에는 손아섭(1988년생)과 김현수(1988년생), 서건창(1989년생) 등과 다른 젊은 타자들의 페이스도 어느 정도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령 출장 기록 도전 가능성은?

박용택이 올 겨울 FA 다년 계약을 통해 선수 생활을 연장한다면 또 하나의 기록을 바라볼 수 있다. 바로 역대 최고령 선수 출전 기록인데, 이 부문은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1966년 2월 16일 생)가 만 42세 11개월 15일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현재 KBO리그 최고령 선수는 박정진(한화 이글스)인데, 1976년 5월 27일 생인 박정진은 6월 24일 기준으로 만 42세 28일이 되어 송진우의 기록을 11개월가량 앞두고 있다. 일단 박정진은 내년에도 현역으로 풀 타임을 뛸 경우 송진우의 역대 최고령 선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박정진보다 3살이 젊은 박용택이 이 기록에 도전하려면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최소 4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보장받아야 한다. 일단 박정진은 한화와 2019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으며, 동갑내기 선수로 1년 계약이 되어있는 임창용(KIA 타이거즈, 1976년 음력 6월 4일 생)이 있다.

이들의 현역 활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박용택이 이 기록에 도전할 가능성이 달라진다. 일단 박용택은 FA 자격을 얻기 전 마지막 해인 올해에도 꾸준히 출전하며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변수는 연령에 따른 FA 시장에서의 가치인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박용택이기에 LG에서도 그를 변함없이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사실 최고령 출장 기록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이승엽(1976년 10월 11일 생)도 2017년 10월 3일에 은퇴전을 치르면서 만 40세 11개월 23일 기록에서 멈춘 적이 있다. 만일 당시 삼성 라이온즈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면 이승엽이 만 41세까지 기록을 연장했을 수도 있었다. 생일이 봄에 있는 선수가 기록 도전에 유리하고, 팀이 포스트 시즌 출전까지 도와줘야 최고령 출장 기록 달성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4월 21일 생인 박용택은 이러한 점에서 다소 유리하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 4년 이상의 계약을 따낸다면 만 43세 시즌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의미 있는 기록을 위해서 박용택은 지금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며 기록의 길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금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기록의 사나이' 박용택이 KBO리그 역사에 얼마나 더 많은 발자취를 남기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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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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