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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교육과정학회 학술대회 장면.
▲ 교육과정 학술대회 23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교육과정학회 학술대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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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아래 IB)를 국내 공교육에 도입하기 위한 3단계 방안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학회는 23일 'IB 교육과정의 우리나라 도입 방안'을 주제로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학술대회를 열었다. 학회 회장인 홍후조 교수(고려대 교육학과)가 좌장을 맡고, 이혜정 소장(교육과혁신연구소), 박하식 교장(충남 삼성고), 강현석 교수(경북대 사범대), 박윤배 교수(경북대 사범대)가 주제발표를 했다. 토론에는 김성백 교수(제주대 사범대), 임영구 교사(국제학교), 이강식 장학사(제주교육청)가 나섰다.

이날 'IB 교육과정의 국내 적용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이혜정 소장은 ①IB 교육과정의 한글 번역, ②IB 시범학교 지정, ③KBO(가칭, 한국 바칼로레아 본부) 설립 등 IB의 국내 공교육 도입을 위한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IB 교육과정 도입을 추진 중인 충남삼성고의 조별 발표 수업 장면.
▲ "이미 IB 방식으로 수업" IB 교육과정 도입을 추진 중인 충남삼성고의 조별 발표 수업 장면.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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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서울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의 교육정책 연구팀에서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방안이다. IB 본부에서 빠르면 이달 중 IB의 한글번역 허용을 전격 발표하면, 교육청 별로 '3단계 IB 도입 방안'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주관하는 논술형 교육과정으로, 주입식 암기식 교육 대신 토론과 논술을 중심으로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소장은 "국내의 모든 학교가 한꺼번에 IB 교육과정을 도입할 필요는 없고 그렇게 급히 바뀌는 것이 현실적이지도 않다"면서 "각 시도 교육청 혹은 지원청 별로 시범학교를 운영하여 인근 학교로 파급 효과(수업혁신, 평가혁신)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교육혁명은 일자리 문제, 미래산업 동력 문제, 양극화 해소 문제 등 국가 차원의 중대 쟁점들과 직결되어 있다"며 "일본은 이와 같은 교육 대혁명이 문부과학성(교육부) 차원이 아닌, 각의(국무회의) 결정이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국무회의에서 국가 전략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이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키우는 일'이기 때문에 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은 교육의 틀(패러다임)을 바꾸는 문제"라면서 "각 시도 교육청에서 IB를 도입하려고 할 때, 교육부에 막혀서 못하는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교육부에서 지원과 협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정책 연구팀.
▲ "교육정책 연구" 서울시교육청의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정책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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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대회는 IB 교육과정의 국내 적용 방안을 학술 차원에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행사로, IB 도입을 추진 중인 각 시도 교육청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에 성공한 서울, 제주, 충남 등 전국 9개 교육청의 현 교육감과 대구교육청의 새 교육감(강은희)이 IB 도입을 추진하거나 IB 도입방안을 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도 교육청들은 이미 운영 중인 혁신학교들 중에서 IB 시험학교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낮 12시 10분까지 열기로 한 학술대회는 시간을 초과해 12시 40분에 끝났다. 특히 점심 식사 시간이 되어도 단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경청하는 등 IB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혜정 소장이 23일 한국교육과정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해 본다.

23일 한국교육과정학회 학술대회에서 IB의 국내 도입 3단계를 발표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
▲ "IB 도입 위한 3단계 필요" 23일 한국교육과정학회 학술대회에서 IB의 국내 도입 3단계를 발표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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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를 한글로 번역하여 교사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해야"
▲1단계: IB 번역=일본이 IBO와 제휴를 맺고 첫 번째 시작한 일이 IB 교육과정의 일본어 번역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가 한꺼번에 IB 학교가 될 수도 없고, 모든 학교가 한꺼번에 IB형 교육으로 급히 바뀌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그러면 시스템이 바뀔 때까지 모든 교사들은 손놓고 있어야 하는가. IB 교육과정 관련 자료들을 최대한 번역해서, 의지와 열정이 있는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과 평가에 이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에서, IB 번역자료를 들여다보고 참고할 수 있게 하면 된다.

"시도 교육청 별로 IB 시범학교 지정 필요"
▲2단계: IB 시범학교 지정=IB 교육과정 전체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각 권역별로 몇 개의 시범 인증학교를 도입해서 공교육에 파급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전체 교육과정 번역 및 인증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당국에서 나서서 해 주어야 한다. 또, 교사들이 이것을 적용할 수 있도록 공립학교에 통째로 그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공교육에 스며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은 일본이 2013년부터 준비하여 착수한 일이다. 권역별로 시범 인증학교를 만드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전국의 모든 학교가 IB 인증학교가 될 필요는 없다.

"한국형 IB 운영하는 관리기구와 채점본부 필요"
▲3단계: KBO(가칭) 설립=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공교육 전체의 틀(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한국형 바칼로레아를 우리가 직접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교육과정과 시험 개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교육과정의 운영을 점검할 관리기구와 채점본부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IBO(IB Organization; IB본부)의 역할을 하는 KBO(가칭) 같은 기관을 설립하여 채점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지원을 하게 하는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

평가혁명은 단순히 시험문제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제도, 철학, 패러다임의 문제다 보니, 기존 틀에 있던 담당자들이 단시간에 한국형 바칼로레아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장기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효율성 면에서 일본 역시 그러한 자국형 바칼로레아를 즉시 만드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보았다. 자국의 역량이 성숙할 때까지는 먼저 IB 인증학교를 본보기로 도입하고 그것을 참고하여 자국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 히딩크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위의 1, 2, 3단계를 동시에 병행 추진해야 한다. 평가 역량이 성숙할 때까지 기존 IB를 운용하며 이를 참고하여 한국형 바칼로레아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결국 수능, 내신 등의 대입 체제를 혁신해야 한다. 위의 2단계와 3단계는 상호보완적이다. 2단계 없이 3단계가 불가능하고 3단계가 없으면 2단계만으로는 국가 전체의 교육혁명으로 가기에 효율적이지 않다. 그래서 국가 차원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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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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