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일본과 콜롬비아의 경기 장면. 이날 일본은 2-1로 콜롬비아를 꺾고 1승을 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일본과 콜롬비아의 경기 장면. 이날 일본은 2-1로 콜롬비아를 꺾고 1승을 올렸다. ⓒ AP/연합뉴스



[G조 잉글랜드 vs. 파나마 24일 오후 9시] 16강 조기 확정하려는 축구종가

역대 A매치 119경기에 출전해 53골을 넣은 웨인 루니(에버튼)는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의 뒤를 잇는 잉글랜드의 대표 공격수였다. 하지만 루니는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총 3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단 한 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루니가 맨유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월드컵에서 만큼은 끝내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루니의 자리를 물려받은 해리 케인(토트넘)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다.

하지만 케인은 자신의 첫 월드컵 본선무대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축구종가 스트라이커'의 부담을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케인이라는 원톱이 흔들림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잉글랜드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남은 경기에 임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경기 상대가 난적 벨기에임을 고려하면 잉글랜드는 파나마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보태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32개국 중 가장 극적으로 본선무대를 밟은 파나마는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하필이면 너무 강한 상대인 벨기에를 만났다. 파나마는 전반45분을 0-0으로 끝내며 선전했지만 후반에만 내리 세 골을 내주며 월드컵 본선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그래도 파나마는 5장의 옐로카드를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벨기에의 공세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파나마에게 있어 잉글랜드는 벨기에만큼 부담스러운 상대다. 잉글랜드에게마저 승점을 따지 못하면 조별리그 탈락이 사실상 확정되는 만큼 마냥 소극적인 경기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잉글랜드 같은 강국에게 쉽게 전진을 했다간 역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나마가 '닥치고 공격'을 할 수는 없는 노릇. 과연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파나마는 축구종가를 상대로 선전을 펼칠 수 있을까.

[25일 H조 일본 vs. 세네갈 25일 오전 0시] H조 최대 돌풍국은 어디일까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일본의 분위기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하비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월드컵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전격 경질됐고,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 내용도 썩 좋지 못했다. 게다가 조별리그 첫 상대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일본에게 1-4 대배를 안겼던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 일본이 가질 만한 요소는 많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2-1로 꺾고 4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덴마크전 승리 이후 8년 만에 맛보는 본선무대 승리였다. 물론 전반 3분 만에 카를로스 산체스(RCD에스파뇰)이 퇴장 당하는 큰 변수가 있었지만 일본이 이번 대회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던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낼 거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일본 언론과 축구팬들의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호의적으로 변했다.

세네갈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 5개국 중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한 나라다. 상대도 다름 아닌 H조 1포트를 받았던 강호 폴란드였으니 기세는 더욱 올라 있다. 특히 후반14분 부상을 당해 경기장 밖에서 치료를 받았던 음바예 니앙(토리노)이 그라운드에 들어가자마자 그 쪽으로 공이 날아와 추가골로 연결된 장면은 '우주의 기운'이 세네갈을 도왔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세네갈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2002년 이후 16년 만에 돌풍을 일으킬 적기라고 보고 있다. 일본 역시 2002년부터 이어진 '16강 8년 주기설'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패배를 당한 콜롬비아와 폴란드가 어느 시점에서 경기력을 회복해 화려하게 부활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일본과 세네갈이 첫 경기 승리의 기쁨에 마냥 도취돼 있을 수 없는 이유다.

[H조 콜롬비아 vs. 폴란드 25일 오전3시] 이변의 희생양들, 이제 물러설 곳 없다

콜롬비아는 일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물론 연습도중 당했던 종아리 부상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4년 전 조별리그 경기에서 4-1로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던 '약체' 일본을 상대로는 하메스 없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 향후 어떤 시점에 닥칠지 모르는 하메스 부재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은 아주 적당한 '테스트 파트너'였다.

하지만 콜롬비아의 '실험'은 전반 3분 만에 악몽이 됐다. 산체스가 핸드볼 파울로 퇴장을 당하면서 선제골을 허용한 콜롬비아는 후안 퀸테로(리버플라테)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28분 오사코 유야(FC퀼른)에게 헤더골을 허용하면서 1-2로 패했다. 일본전에서 퇴장을 당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산체스는 경기가 끝난 후 SNS를 통해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다. 그만큼 콜롬비아에게 일본전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첫 경기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은 것을 폴란드도 마찬가지였다. 폴란드는 세네갈과의 첫 경기에서 볼 점유율 57%-43%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티아고 시오넥(스팔2013)의 자책골과 부상 선수 투입이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추가골을 허용하며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후반41분 그제고슈 크리호비악(웨스트브로미치)이 헤더골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폴란드에게는 시간이 부족했다.

첫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콜롬비아와 폴란드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패하면 16강 진출이 가능한 '경우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16강에 대한 절실함은 32년 만에 16강을 노리는 폴란드가 더 강하겠지만 월드컵 부진이 선수 살해로 이어졌던 끔찍한 기억이 있는 콜롬비아도 두 번 다시 그런 악몽을 자국의 축구팬들에게 안겨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콜롬비아-폴란드전은 조별리그 2차전 경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단두대 매치'가 예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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