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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마음이 들떠서 두근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린 시절 소풍 가기 전날, 가슴 설레며 밤을 설치는 일 같은 것 말입니다.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과 그에 대한 기대는 가슴을 부풀게 합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여행할 이베리아반도의 스페인, 포르투칼 여행지도
 우리가 여행할 이베리아반도의 스페인, 포르투칼 여행지도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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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이 준비해준 이베리아반도 여행. 이베리아반도는 유럽 남서부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내와 나는 설레는 마음 가득합니다.

"아버지, 공항까지 제가 배웅해드릴게요."
"그럴 것 없어! 한두 번 가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찾아다닐 수 있어!"
"그래도 제가 모셔드리고 싶어 그래요!"

아들 녀석은 일주일 전부터 짐 보따리를 챙겨주고, 요모조모 여행정보도 알려주었습니다. 굳이 공항까지 따라 나서지 않아도 된다 해도, 차를 몰고 배웅을 자청했습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여행사 근무 경력이 있는 아들 덕분에 출국 절차며 짐까지 실어주어 공항을 빠져나가는 일이 한결 수월합니다. 아들은 여행 기간 건강에 유의하여 잘 다녀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합니다.

카타르 도하공항은 볼거리가 참 많다

6박 8일간의 여행. 우리는 11일(월) 0시 45분, 처음 타보는 카타르항공을 이용하여 도하국제공항 연결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카타르(Qatar)는 아랍에미리트 인근 반도 국가이고, 산유국으로 경제적 부를 누리는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하공항이 유럽 여행길 허브공항이라는 건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도하공항 내부. 널찍한 공간에 편리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도하공항 내부. 널찍한 공간에 편리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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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공항 철길. 아름다운 구성이었습니다.
 도하공항 철길. 아름다운 구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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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30분의 긴 비행 끝에 도착한 카타르 도하국제공항. 정식 명칭은 도하하마드국제공항입니다. 카타르는 인구 220여만 명에 우리나라 경기도 면적에 불과하나, 도하공항은 세계 10대 공항으로 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뽑혔다고 합니다.

작은 나라 카타르이지만, 1인당 GDP가 6만 달러가 넘는 부자국가입니다. 이날 돌아본 도하공항은 시설이며 널찍한 공간, 친절한 안내 등에서 세계적인 공항으로 손꼽히는데,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하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며 편안하게 쉬고 있는 여행객들.
 도하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며 편안하게 쉬고 있는 여행객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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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공항은 카타르가 야심차게 건설한 허브공항이어서 그런지 새벽시간인데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로 크게 북적였습니다. 공항에 들어서자 노랑색깔의 큰 곰돌이가 눈에 크게 들어옵니다. 곰돌이는 공항을 찾는 사람들에게 안녕하며 반기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가봤습니다. 높이 7m, 몸무게 16톤의 곰돌이는 크기가 엄청납니다.

카타르 도하공항에서 만난 '테디 베어(Teddy Bear). 엄청난 크기에 놀랐습니다.
 카타르 도하공항에서 만난 '테디 베어(Teddy Bear). 엄청난 크기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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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가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축 처져있습니다. 곰돌이는 스위스 설치미술가 어스 피셔(Urs Fischer)의 작품으로 '테디 베어(Teddy Bear)', 즉 '우울한 곰돌이'라 합니다. 테디 베어는 천으로 만들었을 것 같은데, 동으로 만들었다니 동상이라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하필 우울한 곰돌이일까? 이유를 알아보니 그럴 듯합니다. 어스 피셔는 전 세계 많은 어린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잇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곰돌이가 슬퍼하고 있다는 걸 형상화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우울한 곰돌이 머리 위로 엄청난 크기의 책상 스탠드 등에서 강렬한 불빛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열심히 공부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비쳐주는 희망의 불빛처럼... 희망의 불빛을 보면서 공존만이 희망임을 생각합니다.

아내가 화장실을 갔다 오며 내 손을 잡아끕니다.

"여보, 당신 피노키오도 봤어요?"
"피노키오라니!"
"곰돌이만큼 어마어마한 큰 키의 피노키오도 있던데요."
"어디에?".

도하공항에 설치된 대형 피노키오 인형, 어린아이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습니다.
 도하공항에 설치된 대형 피노키오 인형, 어린아이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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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를 따라 피노키오 인형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피노키오 크기가 대단합니다. 피노키오 앞에는 특히 어린아이들이 사진 찍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 피노키오. 목각인형 피노키오는 요정이 마법을 부려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설정은 지금까지도 여러 미디어에서 패러디가 되고, 세계 많은 어린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도하공항은 곰돌이나 피노키오와 같은 큰 인형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좋은 사진 스팟이 되고, 어린이한테 추억거리를 제공할 것 같습니다.

우리 여행의 시작점, 바르셀로나로 향하다

오랜 비행시간에서 오는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내가 의자에 몸을 의지하여 꾸벅꾸벅 졸고 있는 동안, 아내는 면세점 구경을 하고 온 모양입니다.

"면세점 구경할 만 해?"
"정말 있을 건 다 있고, 깔끔하고 고급스런 것들이 많더라구요!"

아내는 백화점 같은 면세점을 둘러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말합니다.

한참을 쉬다 우리는 색다른 설치물이 눈에 띄어 그곳으로 가봤습니다. 두 개의 큰 면에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사진을 오려붙여 모자이크 그림처럼 꾸며 놓은 곳입니다. 가까이 가보니 죄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사람들 얼굴입니다. 한쪽 면은 남성들, 또 다른 면은 여성들이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하공항에서 얼굴사진을 오려붙인 대형 모자이크화가 이색적입니다.
 도하공항에서 얼굴사진을 오려붙인 대형 모자이크화가 이색적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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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얼굴사진 모자이크화가 걸린 두 개면 사이에는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상점이 있습니다.
 대형 얼굴사진 모자이크화가 걸린 두 개면 사이에는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상점이 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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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면 사이에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이색적인 설치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지혜가 독특합니다.

도하공항에서 머무는 세 시간이 금세 지나갑니다. 우리는 탑승시간에 맞춰 이번 여행의 시작점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유월의 뜨거운 태양이 우리를 기다릴 이베리아반도. 그 반도에 위치한 스페인, 포르투갈은 오랜 세월 다양한 문화권과 교류하여 고유의 건축과 미술, 문화를 형성하였다고 합니다. 아내와 나는 그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 갈 기대감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유럽여행을 떠납니다.

덧붙이는 글 | 지난 6월11일부터 18일까지 다녀온 스페인, 포르투칼 여행기입니다. 몇 차례 나누어 연재합니다.



태그:#카타르, #도하공항, #테디 베어, #스페인, #포르투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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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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