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션스8>의 포스터.

영화 <오션스8>의 포스터.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어찌보면 도전이다. 아직 흔하지 않은 시도이기에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케이퍼 무비(Caper movie)'는 영화 <오션스8>만의 강점이다. 편견을 뛰어넘는 색다른 실험이다. '여자들만으로 어떻게 사기를 치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남자들만 사기 치는 영화'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사고방식에 변화를 주는 영화다.

그런 <오션스8>의 매력을 한층 더 높여주는 요소는 음악이다. 앞서 영화 <스티브 잡스> <올 더 머니> 등의 영화에서 음악을 맡은 작곡가 다니엘 펨버튼(Daniel Pemberton)은 긴박감을 주는 배경음악을 이 영화에도 심어주었지만, 그 외에도 귀를 기울이면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혹은 새롭게 들려오는 음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일부를 살펴보도록 하자.

알고 들으면 더 신나는, <오션스8>의 삽입곡들

1.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Hynotize' (1997)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Life After Death> 표지.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 Life After Death > 앨범 커버. ⓒ Warner


"Sometimes your words just hypnotize me. (가끔 너의 말은 내게 최면을 걸어​)
And I just love your flashy ways. (그리고 너의 화려한 스타일 마음에 들어​)
Guess that's why they broke, and you're so paid. (그래서 그들이 궁핍하고, 넌 부유하지)"


거리에서 내기게임으로 돈 벌어먹고 사는 사기꾼 콘스탄스(아콰피나 분)를 섭외하기 위해 데비(산드라 블록 분)와 루(케이트 블란쳇 분)가 찾아가는 장면에서 삽입된 곡이다.

흔히 '비기(Biggie)'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1990년대 미국 동부힙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명곡 중 하나. 1997년 발매된 2집이자 유작인 <Life After Death> 의 타이틀곡이다. 비트가 워낙 유명해서 비트만 따로 방송에 나올때도 있다. 해당 앨범은 롤링스톤지가 선정한 500대 명반에 랭크되기도 할 정도로 전설적인 앨범으로 꼽힌다.

2. 소피 터커, 'Best Friend' (2017)

 소피 터커 <Best Friend> 커버.

소피 터커 < Best Friend > 앨범 커버. ⓒ Sony Music


"Wanna be my new friend? (내 새 친구가 되고 싶어?)
We got a lot in common. (우리는 공통점이 많은데)
We can talk 'bout nothin' (아무 얘기 하지 않아도 괜찮아)
Shoot the shit, we got shit to shoot. (할 게 있으니까, 우린 할 게 있으니까)"

클럽에서 보드카를 물로 바꿔치기 해서 팔아먹는 걸로 삶을 영위하는 사기꾼 루 일행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곡. 데비나 루나 사기 치면서 사는 환상의 콤비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넣었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인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스물일곱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생전에 단 두 장의 앨범밖에 내지 못했다. 그중 2006년 발매된 2집 < Back To Black >의 수록곡이다. 해당 앨범은 2008년 그래미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상을 받았다. 곡명에 Mr. Jones는 래퍼 나스(Nas)를 일컫는다. <오션스8>에서 데비 오션(케이트 블란쳇 분)은 전 남친 클로드(리차드 아미티지 분)의 배신으로 감옥에 가게 되기 때문에, 데비가 클로드에 대한 나름의 복수 차원에서 일을 진행했던 것도 있음을 감안하면 본인에게 특별한 존재가 더 이상 아닌 너(You)를 클로드에 빗대기 위한 선곡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33. 페티 페이지, '(How Much Is That) Doggie In The Window' (1952)

 페티 페이지 <(How much is that doggie in the window?> 싱글 커버.

페티 페이지 < How much is that doggie in the window? > 싱글 앨범 커버. ⓒ Mercury


"How much is that doggie in the window? (창가에 있는 저 강아지 얼마예요?)
The one with the waggly tail. (꼬리 흔드는 저 강아지요)
How much is that doggie in the window? (창가에 있는 저 강아지 얼마예요?)
I do hope that doggie's for sale. (저 강아지 팔았으면 좋겠네요)"

해커 역할을 맡은 나인 볼(리한나 분)이 메트로폴리탄 갈라쇼를 담당하는 경호업체 감시카메라 담당자의 컴퓨터를 해킹한다. 그때 그가 좋아하는 강아지 관련 포스터를 전송하는데, 그걸 클릭했을 때 흘러나오는 노래.

페티 페이지는 1950년대 컨트리 음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미국의 가수이다. 전통 민요를 편곡해서 페이지가 불렀고,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기도 했다. 이후에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고, 당시 아이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영어 동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4. 켈리스 (Kelis), 'Bossy' (2006)

 켈리스 4집 < Kelis Was Here > 앨범 커버.

켈리스 4집 < Kelis Was Here > 앨범 커버. ⓒ Universal


"I'm bossy I'm the bi**h ya'll love to hate. (난 보스 같지 네가 정말 싫어할 만한 여자지)
I'm the chick that's raised the stakes. (나는 위험한 여자야)
I told John Sterling he should switch debate. (젊은 남자들에게 주의하라고 말해줬어)"

아미타(민디 캘링 분)와 로즈(헬레나 본햄 카터 분)가 카르티에로 보석을 보러 갔을 때 나오는 곡. 여기서 로즈는 특수 안경을 통해 보석의 본을 뜨는 사기를 치게 된다.

1999년 데뷔한 미국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겸 셰프. Bossy는 2006년 발매한 4집 의 타이틀곡으로 해당 앨범은 빌보드 200 차트에서 10위까지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2007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컨템포러리 알앤비 앨범 후보에 오른 바 있다.

5. 낸시 시나트라, 'These Boots Are Made For Walking' (1966)

 낸시 시나트라 'These Boots Are Made For Walking' 앨범 커버.

낸시 시나트라 'These Boots Are Made For Walking' 앨범 커버. ⓒ Universal Music


"You keep playing where you shouldn't be playing.
(당신은 연기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연기하고 있어요)
And you keep thinking that you'll never get burnt.
(당신은 절대로 타버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군요)
I've just found me a brand new box of matches.
(난 새로운 성냥 한 박스를 찾았어요)
And what he knows you ain't had time to learn."
(그리고 당신에겐 배울 시간이 없을거라는 거죠)

메트로폴리탄 갈라에서 보석 목걸이를 훔치는 데 성공한 데비 오션 일당이 거사를 끝내고 의기양양하게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에서 나오는 곡.

1966년 데뷔를 한 낸시 시나트라는 영국과 미국에서 데뷔엘범으로 각각 차트 12위, 5위를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을 한 바 있다. 해당 앨범에 수록된 이 곡은 여러 버전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이후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 인기를 끌었고 <오션스 8>에 다시 삽입된 것.

#오션스8 #사운드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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