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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인천가족공원 추모의 집에서 이틀 전 숨진 중증장애인 권오진(향년 46세)씨의 추모제가 열렸다. 그는 장애인시설 밖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들의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사업 재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고, ‘장애인을 도우며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인천가족공원 추모의 집에서 이틀 전 숨진 중증장애인 권오진(향년 46세)씨의 추모제가 열렸다. 그는 장애인시설 밖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들의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사업 재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고, ‘장애인을 도우며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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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인천가족공원 추모의 집에서 이틀 전 세상을 떠난 중증장애인 권오진(향년 46세)씨의 추모제가 열렸다.

권씨는 20대 중반이던 1996년 뺑소니 사고로 경추 손상을 입고 척수장애인이 됐다. 이후 장애인시설에서 생활하다가 반인권적 처사에 부당함을 느끼고 2011년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입주했다.

중증장애인이 시설 밖에서 생활하는 게 매우 힘들었지만, 동료들과 함께 요구해 얻어낸 인천시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로 자립생활에 정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2015년 9월에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에 따라 시는 복지예산 삭감과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가 지자체 복지사업 중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겠다고 내놓은 정책이었다. 이에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시청을 점거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그 결과 시의 예산삭감 계획은 철회됐다.

하지만 시는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한 결과 폐지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결국 2016년 2월에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는 중단됐다. 당시 권씨는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기도 했다. 그의 피켓엔 '불이나면 119에 누가 전화해줄 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됨으로써 권씨는 매일 9시간가량을 활동보조인 없이 혼자서 지내야했고, 욕창이 심해지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새벽 2시 30분, 4시 30분, 6시 30분에 오는 활동보조인의 야간 순회 서비스는 도움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수면과 휴식을 방해하기도 했다.

권씨는 올해 5월 호흡곤란으로 병원 입원했고, 몇주 후 요양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폐혈증이 심해져 사망했다.

권씨는 자립생활을 시작하고 쓴 소감문에서 "시설마다 장애인에게 찾아가 자립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새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앞으로는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겠다. 그것이 내 꿈이다"라고 했다.

동료들은 그를 '누구보다 자유를 사랑하고, 인정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정부와 시가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이라는 이름으로 권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다시는 탁상행정과 적폐관료집단이 중증장애인의 삶을 흔들지 못하게 결사투쟁 할 것이다. 인간답게 살 권리가 중복이나 낭비로 불리는 적폐를 뿌리 뽑겠다. 그것이 권오진 동지를 향한 우리의 추모다"라고 했다.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대표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대표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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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서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대표는 "권오진 동지가 떠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오진 동지의 꿈이 전국을 다니며 시설 장애인들에게 자립생활의 꿈을 전파하는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 꿈이 이제는 우리의 몫이라 생각하고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전임 정부에서 중단된 장애인 관련 사업들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등을 다시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정부에 보고했고, 최근 시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현재는 세부계획이나 재원 확보 등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게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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