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EP < Indie Rock&Roll >을 발표하며 데뷔한 블랙 언더그라운드(The Black Underground)는 지난 3년간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2016년 1집 < The British Indie >, 2집 < The Anti Star >, 3집 < The Darkwave Disco >다. 블랙 언더그라운드만의 아웃사이더 기질을 인디, 펑크, 노이즈에 담아냈다. 아름답고 섬세하며 이글거린다. 그들은 라이브 공연을 하지 않는다.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고 오로지 음악만으로 이야기한다. 이 인터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닌 3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을 뿐이라고 했다.

"시인, 소설가가 글을 쓴다고 해서 굳이 낭독을 따로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이나 사상을 곡에 담으면 되지 풀어서 대중을 즐겁게 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Biba ost)

블랙 언더그라운드는 런던퍼즈(London Fuzz)에서 활동한 Biba ost와 Julian osy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Biba가 전곡을 작사 작곡 연주했고 Julian이 Biba와 함께 공동 프로듀서를 맡았고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블랙 언더그라운드의 정신은 초월이다. 

"상징하는 게 많아 하나로 꼽기가 너무 힘든데, 가장 중요한 것은 초월이죠. 무의미, 무의함도 있고요. 실존, 펑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굳이 하나를 뽑는다면 초월. 초월 안에 다 들어있기 때문이죠."(Biba ost)

지난 5월, 네 번째 EP < Pop Power >를 발표했다. '비치 보이스의 < Pet Sounds >와 시드 배릿의 < The Madcap Laughs > 앨범 다음으로 가장 완벽한 팝 앨범'이라고 자평한 이번 EP에서 블랙 언더그라운드는 자신들을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장난꾸러기'라고 적었다. 무저항의 저항을 지향하는 블랙 언더그라운드는 말한다.

"팬이 되지 말고, 동지가 되자. 같은 마인드로 같이 가는 동지가 되자. 나를 올려다보지도, 깔보지도 말고 같은 동지가 되자."

스스로 깨어난 왼편처럼 탕진할 수 있겠니 묻고 있는 듯한 철학을 가진 블랙 언더그라운드를 6월 7일 종로구 익선동에서 만났다.

작가주의 예술을 온몸으로 실현

 Biba ost와 Julian osy

Biba ost와 Julian osy ⓒ 김광섭


- 팀명의 시작은?
Biba ost :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단어를 고르라면 1위가 블랙이고 2위가 언더그라운드죠. 두 개를 합친 거죠.

- 런던퍼즈에서 블랙 언더그라운드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Biba ost : 런던퍼즈 활동하다가 둘 다 정신적인 한계점에 도달한 적이 있어요. Julian은 여기저기에서 프로듀서를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려 했고요. 저는 제 음악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가 약간의 휴식기를 가졌고요. 그리고 블랙 언더그라운드로 함께 활동하게 되었어요.

- 작곡, 작사는 Biba가 했고, 뮤직비디오는 Julian이 만들었어요.
Biba ost : 저는 블랙 언더그라운드 한 우물만 파고 있지만 Julian은 워낙 하는 게 많아요. 그래서 제게 끌어들일 수가 없습니다.

- 어떤 것을 하는데요?
Julian osy : 다른 밴드 음악을 하고 있어요. 에코 앤 더 머신(Echo And The Machine), 신디 중심인 성향이 다른 것을 하고 있어요. 사진과 영상을 하고 있고요.  

- 2015년 9월, EP < Indie Rock&Roll >을 발표하며 데뷔를 했는데,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어요.
Biba ost : 음… 런던퍼즈 때는 앨범은 거의 안 내고 공연 위주로 했어요. 헬로루키에도 나가 고요.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블랙 언더그라운드부터는 영혼을 소비하는 행위를 좀 자제하자 해서 앨범 위주로 활동해요. 공연 한 번 할 때마다 체력적으로 빠져나가는 영혼이 엄청 많기 때문이죠.

- 3년 전, 3집이 나온 뒤에 인터뷰하겠다고 했는데?
Biba ost :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지금 이곳에 나온 곳도 3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온 것이지 사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닙니다.

- 라이브 공연은?
Biba ost : 은퇴 전에 딱 한 번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어디에서 어떻게 할지는 미정입니다. 딱 한 곡만 갑자기 버스킹할 수도 있고 많은 사람을 끌어모아서 성대하게 할 수도 있는데, 아직은 결정 못했습니다.

- 첫 EP 소개 글에 '완벽한 작가주의 예술을 이룩'하기 위한 신념에서 시작했다고 밝혔어요.
Biba ost : 핑계로 들릴 수도 있지만, 초반에 레이블 제안을 다 거절했어요. 타인 간섭을 0.1%로도 받지 않으려고요. 마지막 은퇴하는 순간까지 저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완성하려고 해요.

-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나요?
Biba ost : 어떤 음악이기보다는 태도를 말씀드리자면,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모든 앨범을 다 내는 그 순간까지, 절대 유명해지지 않겠다가 첫 번째였어요.

- 두 번째는?
Biba ost : 딱 다섯 명의 진정한 팬만 만들자. 이미 다섯 명이 넘어서 그건 실패했습니다.

- 3년간,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내고 EP 네 장을 발매했는데, 단시간에 앨범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Biba ost : 이것을 밝히는 건 처음인데, 거의 2500곡 정도가 20대 때 만들어졌었어요. 스크레치까지 포함하면 3000곡 가까이 만들었죠. 그것을 줄여나가는 데 3년이 걸렸어요. 추리는 과정에서도 또 다른 음악이 계속 만들어지고요. 지금도 이미 기획한 곡이 있지만, 집에 가면 어떤 곡이 만들어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 반복되는 거죠. 기존 곡과 새로 만들어지는 곡 중에서 콘셉트에 맞는 곡을 뽑아서 앨범을 만드는 거죠.

- 100곡을 목표로 했던 것 같은데, 맞나요?
Biba ost : A사이드는 100곡으로 만들어질 거고, B사이드, C사이드해서 훨씬 더 많은 곡이 공개될 거예요.

- 작곡은 어느 부분에 신경을 쓰는지?
Biba ost : 곡을 정신없이 쓰고, 한 시간 뒤 다시 들으면 내가 어떻게 만들었지? 그런 식이라서, 정확히 무언가에 중점을 두고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작사 작곡 믹싱까지 1시간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Skinny Ohio'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는 어떤 여인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통기타로 3시간 만에 마스터링까지 끝냈어요. 정신없이 만들어서 어디에 초점을 두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 곡 작업은 어떻게 진행?
Biba ost : 길거리를 가다가 이상한 춤을 추는 사람을 보게 되면 그게 뇌리를 스쳐요. 집에 가서 기타를 치면서 생각해요. 이렇게 말하면 웃길 수 있는데, 저절로 나와요.

- 트랙의 순서는?
Biba ost : 곡을 만드는 건 얼마 안 걸리는데 거기서 시간이 많이 걸려요. 곡은 3시간 만에 쓰는데 트랙 순서는 3개월이 걸리고요.

- 프로듀싱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Biba ost : 폼이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죠. 모든 사람을 이해시킨다기보다는 이해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게 폼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나올 음악을 이야기한다면?
Biba ost : 인디, 펑크, 노이즈, 팝, 블루스 중 팝까지 왔어요. 올해 팝 앨범이 나오고, 내년에는 5집 블루스 음악이 나올 거예요. 그 뒤 계획된 것은 비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장난꾸러기

-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Biba ost :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실존주의? 직설적으로 말하면 내가 제일 잘났다. 그렇게 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 잘났나요?(웃음)
Biba ost : 충분히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 음악과 뮤직비디오에서 지저스 앤 메리체인과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연상되는데.
Julian osy  : 심플하고 가장 명료하게 찍으려고 해요. 공연으로 영혼이 깎인다고 했잖아요? 앨범을 내거나 뮤직비디오를 찍는 행위를 함으로써 영혼이 깎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심플하게 해요. 뮤직비디오들이 거의 원테이크, 촬영시간은 한두 시간이 안 되죠.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이기도 하지만 벨벳이나 지저스를 모방하거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그 밴드들도 가장 심플하고 원초적이 것을 지향하고 있어 같은 맥락이에요. 음악도 가장 심플하고 원초적인 것을 지향하는 것처럼 뮤직비디오도 같은 맥락에서 연장선이죠."

- 촬영은 주로 어디에서 했나요?
Julian osy : 한강 다리 쪽에서 많이 한 것 같아요.
Biba ost  : 동물원도 가고요. 지나가다 아무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찍어요. 굳이 영상에서 영향을 받았다면 앤디 워홀이죠. 그냥 지나가다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찍어도 작품이 될 수 있는 것.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추구하죠. 스토리를 만들어 각본대로 찍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면 그게 의미가 되는 거죠.

- 촬영 에피소드를 봤더니, 친구들에게 그냥 한번 와서 찍자 해서 찍기도 했는데?
Biba ost  : 찍기도 하는 게 아니고 거의 그런 식입니다. 일반인 위주로 해서요.

- 감사가 크겠어요? 아니면 출연한 그들이 영광인가요?(웃음)
Biba ost : 그렇죠. 실제로도 영광스러워하고 있고요.

- 5월에  EP < Pop Power >를 냈어요. 곡 소개를 한다면?
Biba ost : 지금에서야 고백하는 것이지만 Julian에 대해 쓴 곡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형도 처음 듣겠지만 'Roomer'는 Julian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여인이 있는데 두 사람에게 영감을 받아 쓴 곡이에요.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에 대한 이야기죠. Julian이 정신분열증에 걸렸다는 말은 아니고요. 'Pop Power'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 그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곡이에요. 'Every World Want Me'도 결은 다르지 않아요. 현실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의미를 담고 있어요. 'Merry! Merry! Merry!'는 여인 메리에게 다 때려치우고 싶다고 응석 부리는 의미죠. 물론 더 깊은 의미와 다른 의미도 있겠지만, 그것까지는 말씀을 드릴 수 없네요.

 EP <Pop Power> 자켓

EP 자켓 ⓒ 블랙언더그라운드


-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장난꾸러기라고 소개했는데?
Biba ost : 지금 저희 모습이 딱 그런 모습 아닌가요? 정확히 말하면 저희와 연관되는 사람들… 선지자도 그렇고 저희에게 앞으로 영향을 받을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저 사람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게 딱 떠오르는 사람들이죠. 저는 루 리드를 아직도 모르겠거든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그런 사람들을 재미있게 표현한 거죠.

- 그 점이 선글라스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 같아요.
Biba ost : 저희가 하는 음악 계보 특징이 소위 말하는 폼을 많이 잡는? 안 좋게 보면 개폼을 잡는 그런 사람들인데요. 밴드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들도 폼을 많이 잡거든요. 폼 잡으려고 하죠.
Julian osy : 저항을 위한 무저항?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저항적인 또 다른 무저항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계보에 있는 뮤지션들이 선글라스를 썼던 이유는… 저희가 뜨겁게 저항하지 않잖아요? 그렇다고 저항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고요. 그런 점에서 저항을 위한 무저항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 '고뇌하는 아웃사이더와 함께 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일상은 어떤가요?
Biba ost : 99% 예술에 빠져 산다고 봐도 되겠죠. 현실적인 일도 할 수 있고요. 취미가 아르바이트예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감을 느껴요. 그것도 예술적인 삶의 연장선으로 봐요. 예술적인 생각이 아니면 우습게 보는 건방진 일상을 살고 있어요.

- 같은 삶을 살고 있나요?
Julian osy : 네.
Biba ost : 저보다 아마 더 할 거예요.

- 돈은?
Biba ost : 음원으로 수익이 없어요.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모두 죽을 거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가장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발산할 수 있는 것을 세상에 남기고 가는 거죠. 돈을 주고서도 기록을 남기는 거죠.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 레이블에 보냈겠죠. 크게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어요.

- 이런 삶의 태도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Biba ost : 고등학교 1학년 때? 시드 배릿, 마크 볼란, 69년 우드스톡 라이브를 볼 때부터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고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아요.

- 그때부터 음악가가 되어야겠다?
Biba ost :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10대 시절은?
Julian osy : 예술을 좋아했기 때문에 음악 듣고 만들고 관련된 것을 공부하고 봤던 것 같아요.
Biba ost : 헤비메탈에 빠져있었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실제로 친척 사촌 어르신들에게도 메탈을 모르면 쓰레기라고 했어요. 그 정도로 극단적이었고 반예술적이거나 예술이 아닌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았어요. 지금은 많이 누그러들었지만, 완전 삶 자체를 예술로 생각했어요.

- 롤모델이 있다면?
Biba ost : 그 당시 이소룡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프로레슬러 숀 마이클스. 그 두 명을 좋아했어요. 

허무주의 로큰롤

- 음악을 처음 시작한 때는?
Biba ost :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기타를 쳤어요. 일렉기타를 선물 받았어요. 밥 딜런 노래한다고 밴드부를 만들려고 사람들을 모았는데, 학교에서 절대로 안 된다고 했어요. 학교에서는 나름 지방에서 명문고등학교라서 이런 것을 하면 안 된다고 했죠. 학교 밴드부를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사람들을 모았어요. 드럼과 베이스 없이 기타만 세 명 있어서 안 되겠다 싶어 저 혼자 하다가 대학교에 간 거죠.
Julian osy : 10대 때 베이스를 샀었는데, 베이스를 사기만 하고 방치해 그때는 음악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다른 예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20대 중반 즈음 Biba를 처음 만났을 때가 시작인 것 같아요.
Biba ost : 처음 만났을 때, 정확히 말하면 기타 C코드밖에 못했어요.

- 20대 중반 때가 첫 인연인가요?
Biba ost : 스물한 살, 스물두 살 때요.

-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Biba ost : 뮬?

- 중고악기 판매사이트요?
Julian osy : 네. 아직도 메일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과 비슷한 메시지를 그대로 썼어요. 제가 처음 구인 글을 올렸는데, 메일이 왔더라고요. 자기는 허무주의 로큰롤 음악을 하는데 같이 할 생각이 있냐고. 처음 만나서 합주한 곡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헤로인이었어요. 시드 배릿 기일 즈음에 만나서 그 이야기하다가 바로 다음 주에 공연하면 어떠냐고? 해서 살롱바다비에서 공연을 했어요. 저는 드럼을 쳐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공연하자고 하더라고요.
Biba ost : 만나서 한번 보고 공연했어요. 만난 지 일주일만이죠.

- 10년 이상의 인연인데, 처음 봤을 때와 지금 어떤가요?
Biba ost : 지금도 비호감이지만 처음 봤을 때도 비호감이었어요.

- 동의하나요?
Julian osy : 네.(웃음)
Biba ost : 제게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Biba ost

Biba ost ⓒ 김광섭


 Julian osy

Julian osy ⓒ 김광섭


- 어떤 것들에 영향을 받아서 지금의 정신을 갖게 되었는지.
Biba ost : 10대 때부터 저희는 밤잠도 안 자고 10년 정도 모든 예술을 접했어요. 보통 사람들은 30년 걸릴 것을요. 그런 게 합쳐져 지금의 저희가 되지 않았나.

- 어떤 예술인가요?
Biba ost : 저는 고전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30~40년대 영화요. 특히 고전 영화에서 고전 배우들. 루이스 브룩스, 그레이스 켈리. 그런 배우에게서 영감을 받아요. 작품 자체도 영향을 받고요. 잉그마르 베르히만. 그런 영화를 본 자체가 경이죠. 내가 보고 있다. 그 자체가 살아있는 이유를 느끼기 때문이죠. 느낄 줄 아는 사람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생각해요. 
Julian osy : 비트 제너레이션에 영향을 받았어요.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요. 그런 쪽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극단적인 대자연, 절정 여행의 끝에 있는 정신적 수행에 관심이 많아요. 히말라야를 가고 싶거든요.

- 블랙 언더그라운드를 기쁘게 하는 건?
Julian osy : 넓은 의미의 기쁨인데, 수많은 노래를 작업한 것, 이펙터를 사고 팔고 테스트하고  자기 톤 찾아가고 믹싱도 끝없이 하면서 앨범을 내가는 과정, 기록들. 우리는 이것을 숙명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숙명적으로 기록을 쌓아가는 경과가 기쁨인 것 같아요.

- 블랙 언더그라운드 최후에 무엇이 남았으면 좋겠는지?
Biba ost : 무엇이 남겨지기보다는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는 것을 선호합니다. 고민 중인 게 은퇴한 다음에 음원을 비롯한 모든 것에서 저희 기록을 모두 지워버릴까 고민 중입니다.

- 앨범 낼 때마다 200장만 내는 것과 상통하나요?
Biba ost : 앨범을 내고 누가 가지는 게 사실 큰 의미는 없어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도 해요.  즐겁다, 기쁘다, 기쁘게 하는 것이 많다, 슬프게 하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결국 모든 게 의미가 없죠. 공허?
Julian osy : 무의미의 의미.
Biba ost : 어떻게 보면 그것을 알리고 싶은 거죠.

처음이자 마지막 인터뷰

- 앞으로의 음악 활동은?
Biba ost : 정확한 은퇴 시기를 말씀드릴 수 없지만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을 100%라고 본다면 20%가 남았어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30대가 넘어서도 100%가 남아있다고 하면 제가 볼 때는 거짓말 같아요. 양심적으로 20%가 남아 있는데 최대한 아껴 쓰고 있어요.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을 것 같아요.

- 그 이후의 삶은?
Biba ost : 아직까지는 비밀입니다. 아마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예술과는 완벽하게 인연을 끊고 제3의 자아가 태어날 겁니다. Biba도 아니고 Bobby도 아닌 다른 자아가 태어나서 다른 삶을 살 것 같아요.

- 블랙 언더그라운드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곡을 소개한다면?
Biba ost : 두 곡이 있어요. 한 곡은 2집 < The Anti Star > 앨범에 있는 'Old Attitude Teenage Mind'요. 즐거움, 쾌락의 부분. 나 잘났네. 그런 포인트가 모두가 들어있고요. EP < Indie Rock&Roll >에 있는 'Honey Twister'.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절망이나 죄의식, 자살. 그런 어두운 모든 부분을 함축한 곡이라서 양극단의 있는 두 곡을 추천하고 싶어요.
Julian osy : 'Roomer'를 추천하고 싶어요. 21세기 가장 완벽한 곡이다. 팝과 노이즈 모든 부분에서, 밸런스라든가, 음악이 주는 이미지, 심상이 가장 완벽한 곡이다.

- 하고 싶은 말은?
Biba ost : 블랙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을 굳이 안 들어도 상관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어요. 하지만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록은 무엇일까?
Biba ost : 'Sweet Sixteen'을 연주할 때 비비 킹의 표정이 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록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어요.
Julian osy : 록은 도그시라템(DOGSILATEM)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솔로 활동했을 때 이름이에요. 뒤집어서 하면 '메탈은 신이다(METAL IS GOD)'거든요.

- 처음이자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 같다고 했는데.
Biba ost : 그래서 굳이 공개하지 말아야 할 것도 다했어요. 아마 앞으로는 없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7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vX-stucISas
블랙언더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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