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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2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은 물론이고 청와대와 각 부처,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감찰과 사정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통령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민정수석실에서 열심히 감시하고, 민정수석이 중심이 돼서 청와대와 정부 감찰에서도 악역을 맡고, 지방권력이 헤이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지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날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 방안'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다음에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처음으로 생중계됐다. 김의겸 대변인은 "실시간 중계로 국정철학과 대통령 지시사항, 논의 내용을 폭넓게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처음으로 생중계됐다. 김의겸 대변인은 "실시간 중계로 국정철학과 대통령 지시사항, 논의 내용을 폭넓게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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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석은 이날 보고에서 "지방선거 승리 이후 새로 구성될 지방정부의 부정부패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미 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 토착비리를 근절하기로 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하반기에 지방정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보고했다.

감찰 대상과 관련해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새로 바뀐 지방정부와 자치단체장, 지방의회를 아울러 얘기한 것이다"라며 "승리감에 도취돼 해이해지거나 쉽게 긴장감이 풀어질 수 있어 사전에 다잡고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감찰주체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여하는 검찰과 경찰, 국세청, 관세청, 감사원이 모두 포함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사정기관을 동원해 대대적인 감찰과 사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만한 심리가 내부권력투쟁으로 발현될 수 있어"

또한 조국 수석은 이날 보고에서 과거 정부 국정상황이 주는 교훈을 ▲ 집권세력 내부의 분열과 독선 ▲ 긴장감 해이로 인한 측근.친인척 비리 발생 ▲ 혁신동력 저하에 따른 관료주의 국정운영과 관성적 업무 태도 등으로 분석했다.

조 수석은 "내부분파적 행태, 국민을 대상화하거나 계몽주의적 태도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긴장감 해이로 측근비리나 친인척 비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서 민생 성과는 미흡하고 갈등국면으로 들어가면서 국민피로감이 가중됐다"라고 지적했다.

조 수석은 "자기혁신 미흡으로 혁신동력이 떨어지고, 관료주의 국정운영과 관성적 업무태도로 정부에 거는 기대감을 잃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 2기가 직면한 상황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국민들의 기대심리가 대단히 높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 여당의 오만한 심리가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에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수석은 "특히 민생분야에서 국민들이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성과를 기대한다"라고 짚으면서 "오만한 심리는 독선과 독주를 낳고, 긴장이완을 낳고 그로 인해 본격적인 내부권력투쟁으로 발현될 수 있다"라고 문재인 정부 2기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겸허하고, 민생에서 성과내고, 혁신하는 정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조 수석은 ▲ 겸허한 정부 ▲ 민생에서 성과를 내는 정부 ▲ 혁신하는 정부를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조 수석은 "첫 번째 겸허한 정부로 분열을 막아야 한다"라며 "집권세력의 내부 원심력이 강화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오만과 아집, 자신만 옳다는 독선을 버릴 필요가 있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정신을 늘 되새기고, 부정부패를 멀리 하며,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 됐던 초심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민생에서 성과를 내는 정부'와 관련, 조 수석은 "일자리, 소득 증가 등에서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는 점에 유념해서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투입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조 수석은 "청와대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신념윤리가 아니라 책임윤리다"라며 "청와대와 부처, 부처 상호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책 혼선과 엇박자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러한 보고서를 6.13 지방선거 이전부터 준비해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민정수석실, #조국, #수석.보좌관회의,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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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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