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조 대한민국 vs. 스웨덴 18일 오후 9시] 최약체지만 승리 위해 달린다

 신태용 감독은 U-20 월드컵과 리우 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는 언제나 통과했다.

신태용 감독은 U-20 월드컵과 리우 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는 언제나 통과했다. ⓒ 러시아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아본 팀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도 아시아에서는 오직 대한민국 뿐이다. 이는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도, 월드컵 예선마다 한국을 그토록 괴롭히던 이란도 감히 넘보지 못한 영역이다. 한국은 월드컵사에서 '아시아의 자존심'으로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훌륭한 업적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맞는 한국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지 않다. 가뜩이나 힘들게 본선에 진출해 월드컵 열기가 예년 만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독일,멕시코,스웨덴 같은 강자들과 한 조에 편성됐다. 최상의 전력으로 맞붙어도 하나 같이 쉽지 않은 상대들인데 한국은 수비수 김민재와 김진수(이상 전북현대), 미드필더 권창훈(디종), 공격수 이근호(강원FC)가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스웨덴은 유럽 예선에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팀 네덜란드와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를 꺾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것도 스웨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 없이 해낸 성과다. 최종 엔트리가 정해진 후에도 즐라탄의 선발 여부로 갑론을박이 있지만 뛰어난 피지컬을 앞세운 스웨덴의 강한 압박은 멕시코와 한국은 물론, 최강 독일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럽다.

한국의 신태용 감독은 일찌감치 스웨덴전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국이 스웨덴전에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조별리그를 통과할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독일은 말할 것도 없고 멕시코 역시 한국에게는 스웨덴 이상으로 까다로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웨덴에게도 한국은 조별리그를 원활하게 치르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한국은 스웨덴을 제물로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 승리를 노리고 있다.

[G조 벨기에 vs. 파나마 19일 오전 0시] 숨어 있는 우승후보의 실력은?

 벨기에 대표팀의 핵심 아자르는 더 강해진 동료들과 함께 8강보다 더 높은 성적을 노린다.

벨기에 대표팀의 핵심 아자르는 더 강해진 동료들과 함께 8강보다 더 높은 성적을 노린다. ⓒ 러시아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벨기에는 통산 12번 월드컵에 진출했을 정도로 본선 무대 단골손님이지만 1986년 멕시코 월드컵 4강 이후에는 번번이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과 1-1로 비긴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3무라는 지나치게 꾸준한(?)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유소년 시스템에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소위 '황금세대'가 출전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벨기에는 브라질 월드컵 8강의 주역인 에덴 아자르(첼시), 로멜로 루카쿠(맨유),뱅상 콤파니(맨시티) 등이 건재한 가운데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 무사 뎀벨레(토트넘),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등의 기량이 더욱 무르 익었다. 잉글랜드를 제외하면 딱히 부담스러운 상대가 없는 조편성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 혹 잉글랜드에게 밀려 조2위가 된다 하더라도 16강에서 독일이나 스페인,브라질 같은 우승후보들을 만날 일도 없다.

파나마는 작년 10월 북중미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본선진출을 확정한 코스타리카에게 승리를 거두고 미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경기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과는 미국의 1-2패배. 파나마는 40년의 도전 끝에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대통령은 임시공휴일을 선포했다. 그만큼 파나마에게 월드컵 출전은 그 자체 만으로도 커다란 기적이고 축복이다.

파나마 대표팀은 루마니아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장 골키퍼 제이미 페네도(디나모)를 제외하면 대부분 남미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런 파나마가 이번 대회 숨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벨기에를 상대로 승점을 챙길 거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극적으로 본선진출에 성공한 파나마가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본선 무대에서 어떤 경기를 보여줄 지는 꽤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G조 잉글랜드 vs. 튀니지 19일 오전 3시] 무너진 '축구 종가' 자존심 살릴까

 토트넘의 득점기계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애국자 스타라이커'로 도약하려 한다.

토트넘의 득점기계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애국자 스타라이커'로 도약하려 한다. ⓒ 러시아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잉글랜드는 유럽 3대 빅리그인 프리미어 리그를 보유했고 축구 종가라는 이유로 월드컵에서 언제나 많은 주목을 받곤 한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데이비드 베컴,프랭크 램파드,스티븐 제라드,리오 퍼디난드, 존 테리,웨인 루니, 마이클 오언 등 초호화 멤버를 앞세워 우승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이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대회 잉글랜드는 엔트리 전원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로 채웠지만 과거와 같은 화려한 미드필드 진용은 갖추지 못했다. 대신 걸출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델리 알리(이상 토트넘), 라힘 스털링(맨시티), 제시 린가드(맨유)가 이끄는 공격진은 파괴력과 스피드를 두루 갖춘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 유럽 예선에서 8승2무를 기록했던 안정된 경기력을 본선에서도 이어간다면 연속으로 조기 탈락의 아픔을 겪을 확률은 썩 높지 않다.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아프리카 팀들 사이에서 선 굵은 유럽식 축구를 선보이는 튀니지는 진짜 유럽의 강호들을 만난 통산 4번의 월드컵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튀니지는 12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민 2세 와비 카즈리(스타드 렌), 바셈 사르피(니스) 등을 불러 들였다. 이번 대회 튀니지의 전략은 4년 전 한국에게 큰 아픔을 남기고 16강에 올랐던 알제리의 그것과 비슷하다.

잉글랜드가 정통 유럽형 축구를 구사한다면 튀니지는 기존의 유럽형 축구에 남미식 테크닉을 가미한 '변칙 유럽형 축구'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첫 경기 승리는 어느 팀에게나 중요하지만 벨기에를 만나기 전에 승점3점을 챙기고 싶은 마음은 잉글랜드가 더 강하다. 과연 잉글랜드는 베일에 싸인 튀니지의 반란을 진압하고 '축구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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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프리뷰 대한민국 벨기에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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