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선영 정의당 충남도의회 비례대표 당선인. 지난 14일 충남 당진에서 그를 만났다.
 이선영 정의당 충남도의회 비례대표 당선인. 지난 14일 충남 당진에서 그를 만났다.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딱 1%의 틈이 벌어졌다. 그 틈으로 정의당이 들어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충남도당은 비례에서 7.7%의 지지를 얻고 충남도의회에서 의석 하나를 확보했다.

충남도의회의 비례 의원은 총 4석이다. 충남도 의회는 정당 지지율 52%를 얻은 더불어 민주당 2석, 31%의 지지를 받은 자유한국당이 1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석을 놓고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이 경쟁했다. 그 결과 정의당이 '판정승'을 거뒀다. 정의당은 6.4%의 지지를 얻은 바른미래당을 1.3% 포인트 차로 앞선 것이다. 충남 최초의 정의당 도의원은 그렇게 탄생했다.

정의당 후보로 나섰던 이는 이선영(43)씨이다. 그는 충남공립학교 호봉제회계직(충공호) 노조의 수석부위원장 출신이다. 이력이 길고 거창해 보이지만 그는 현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은 이선영 당선인은 "이번 달 말까지는 학교에 출근해야 한다"면서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14일 충남 당진시의 한 카페에서 이선영 당선인을 만났다.    

-  여성으로서 뿐 아니라, 정의당 당원으로서도 충남에서는 처음으로 비례 대표 의원에 선출되었다. 소감은?
"지난 2006년 정의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서 아산시 의원(임광웅)을 배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충남에서 정의당의 이름으로 도의원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겁다.

촛불혁명 이후에 개혁을 원하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충남 인권조례 폐지의 경우에도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결정됐다. 이런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도민들의 열망이 분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충남은 진보정당들에겐 무덤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정의당으로 출마할 생각을 한 것도 대단한 것 같다. 정치를 하고자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
"노동조합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서민들은 정치인들이 법을 만들면 그것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에 진출해서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 잘 아시겠지만 사실 나도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학교에 근무하던 초기에는 우리도 공무원과 다를 바 없는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갈수록 학교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처우가 열악해졌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다는 것도 2012년 무렵에야 알았다. 처우가 점점 더 나빠지는 상황에서 노농조합에 가입하고,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 했지만 역시 한계가 있었다. 교섭을 통해 어렵게 협상을 하더라도 상황이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것이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정치를 통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정당의 틈바구니에서 정의당이 1당 100으로 싸워야 할 수도 있는데.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내 뒤에는 나를 지지하는 많은 유권자들이 있다. 노동조합과 정의 당원, 그리고 지지자들을 믿고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 또한, 그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

선거운동 중인 이선영 당선인.
 선거운동 중인 이선영 당선인.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 충공호 노조에서도 활동하고 계신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첫 번째 과제는 차별을 없애는 일이다. 지금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심하다.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차별이 있다. 그런 격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학교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과정에서도 기관마다 해석이 다르고 자의적 경우도 있었다. 공공기관의 이런 행태를 감시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 같다.

- 혹시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에 들어갈 생각인가. 
"그렇다. 학교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 (당진)순성중학교에서 만 21년을 근무했다. 교육위원회에 들어가서 학교에서 근무한 현장 경험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

"충남인권조례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선언, 반드시 다시 제정돼야"

- 충남인권조례 문제를 빼놓을 수 없을 같다. 대법원에 제소가 되긴 했지만 충남인권조례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시나.
"인권조례는 당연히 꼭 필요한 것이다. 인권조례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선언하고 있다.물론 인권 보장은 헌법에서도 규정한 것이다. 인권조례를 발전시키지는 못할망정 폐지한 것은 시대를 거스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권 조례는 반드시 다시 제정되어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도 TV토론을 통해 인권조례를 다시 제정할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 확실하고 말끔한 인권조례를 제정 한다면 기꺼이 동참할 생각이다."

- 끝으로 충남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없나. 
"충남도의회에 진보정당이 최초로 입성했다. 진보정당의 첫 모습이다. (의회가) 바뀌는 모습,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는 지 꼭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 도민들의 관심이 도의회가 나태해지는 것을 막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태그:#이선영 , #정의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