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양승태 대법원 철저 수사하라" ‘양승태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강정-밀양 공동기자회견’이 8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앞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대책위 주민과, 송전탑저지 경남 밀양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양승태 대법원 철저 수사하라" ‘양승태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강정-밀양 공동기자회견’이 8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앞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대책위 주민과, 송전탑저지 경남 밀양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지난 5월 28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3차 발표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을 설치하기 위해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거래 대상으로 의심되는 사건은 KTX 여승무원 해고 무효 소송과 전교조 법외노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사건 등이다.

관련 재판 당사자들은 크게 분노했고, 판사들도 잇따라 회의를 열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를 사법 농단으로 규정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와 해결방안을 듣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교대역 근처 민변 사무실에서 민변 사무차장인 김준우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5월 28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3차 발표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의혹을 제기했어요. 2주가 지났는데 일련의 흐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사건뿐만 아니라 재판거래를 비롯해서 더 광범위한 사법행정권 남용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민변에서는 이를 사법 농단 사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공개된 각종 문건에서 드러난 다양한 피해 당사자나 단체를 비롯하여 각계각층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초 조사단 보고서 공개 후 외부 반응이 격렬하니까 대법원에서는 몇 개의 문건을 더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법원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는 거 같고요. 오늘(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연수원에서 열리고 있는데 회의 결과가 법원 의견을 형성하는 데 크게 작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법원은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는데 민변을 비롯한 피해 당사자 단체들과 변호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법원이 머뭇거리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일단 한 측면에서는 검찰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검찰 조직이 법원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수사를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죠. 다른 측면으로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 내에 승진하거나 발탁된 인사들이 있는데, 그분들 같은 경우 자신들과 관계된 사항에 대한 처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반대여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우려 말씀하셨는데 영장청구는 검찰이 하더라도 영장 발부는 법원이 하는 거 아닌가요?
"네 그렇죠. 그런 지점이 법원을 곤혹스럽게 하는 부분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법원에서 검찰 수사를 의뢰하게 될 경우에 영장 발부를 법원이 심사하게 되는 모순, 법관들이 동료 법관들에 대한 영장 청구를 심사하게 되는 문제 등이 있습니다. 심사과정 및 결과의 정당성에 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문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대표적 재판거래 사래로 떠오르는 게 KTX 여승무원 해고 무효 판결입니다. 다른 사건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사건이 있나요?
"현재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서 가장 대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정지 사건, 통합진보당의 지방 의원의 의원직과 관련된 사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현재까지 각종 문건에 거론된 사건들이 전부 재판거래라고 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건은 법원이 법리대로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서 자료를 만들던 중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좋아할 결론이 난 사건들을 모아서 자료에서 인용하여 썼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재판거래가 이뤄졌는지 아닌지는 조금 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문건에 거론된 모든 사건이 똑같은 방식으로 청와대와 교감하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익 추구 떠나서 사법부 자체가 해서는 안 될 일"

 김준우 민변 사무차장
 김준우 민변 사무차장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 재판거래는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원해서 한 것으로 알려졌잖아요. 단지 상고법원 설치만 위해 했을까란 의심도 해보는데.
"그런 의심을 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그 외에는 (이유가 있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워요. 그러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이런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부당하고 위법하고 불법이에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호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사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활동한 것뿐이기 때문에, 그게 불법이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분명히 불법입니다. 사익을 추구했건 안 했건 그건 중요치가 않아요. 사법부 자체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구체적으로 재판 결과가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반박들도 있는데요. 순순히 청와대 입맛에 맞게 결론을 내린 것만이 재판거래가 아니거든요.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누출됐다든지, 재판 결과를 일부러 늦춘다든지 등 절차적인 부분에서의 부정의도 재판거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승·패소 여부를 가지고 양승태 대법원장 체재에서 재판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 내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 같은데.
"글쎄요.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지만 예를 들어 법관 블랙리스트 사태 정도였으면 백번 양보해서 법원 내의 문제로 생각할 수도 있겠죠. 왜냐하면 법관은 법관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 사태는 법관의 독립성 그리고 재판의 독립성을 대법원장이 스스로 훼손시킨 일이고, 삼권분립의 한 축의 근본을 흔든 것이기 때문에 법원 내부의 문제라고 절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 거래 의혹을 전면 부정했는데.
"양 전 대법원장은 당연히 재판거래 의혹을 전면 부인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뭔가를 인정하면 본인이 자칫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걸 긍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죠. 게다가 상고법원 설치가 실제로 안 됐고 양 전 대법원장이 사익을 추구한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이야기도 하겠죠.

그러나 현재 공개된 문건만 보더라도 도대체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는 판사들이 이런 문건을 왜 작성했는지 그 자체가 이해가 안 되거든요. 그런 문건은 있었지만, 별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겠지만, 그 문건들이 작성된 자체가 위법한 것이고요, 그 문건을 분명히 봤는데 그걸 제지하거나 말리지 않았다면 그 자체도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양 전 대법원장이 전면 부인한 건 자신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 변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그럼 직무유기로만 처벌할 수 있나요?
"전반적으로 보면 본인이 사법 농단 사태 전반에 관여했을 것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요. 근데 어쨌든 법리적으로 정확히 어떤 범죄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수사나 조사가 이뤄졌을 때 가능한 부분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나 그 당시 대법관 몇 명 같은 경우는 서면 조사로 대신하거나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어떤 범죄로 기소와 처벌이 가능할지 확실히 말하는 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 국회에서 재판거래 의혹을 국정조사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국정조사가 조사와 수사의 '끝'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장 현재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이 되는 측면도 있고 그래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특검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당장 검찰이 수사하는 것에 대해 조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면 국정조사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국정조사는 수사권이 없는데 나올 게 있을까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도 국정조사를 했잖아요. 그때도 강제 수사권은 없었지만, 어느 정도 새로운 이야기와 증인들이 나오면서 밝혀진 사실이 조금은 있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법원 내부에서만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국회에서 조사하면 조금이라도 더 밝혀지는 게 늘어날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법원에서는 검찰이 수사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또 문제는 검찰도 믿을 수 없을 거 같은데.
"그래서 특별검사 통해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민변 차원에서도 내부 논의 중입니다.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에 관해서요. 단순히 어떤 범죄로 처벌하느냐의 문제를 넘어서 진상규명을 위한 기록들을 남기기 위해서 특별조사위원회가 좋다는 의견도 있어요. 이 부분은 조금 더 숙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공수처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특검 대신 공수처로 해결할 수도 있죠. 이번 사안을 통해서도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입장의 타당성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수처도 입법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해결책이 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특검이 빠르고, 공수처를 도입하려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립니다."

"승·패소 바꾼 증거 없으니 재판거래 없다? 논의 방향 왜곡"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 설치된 양승태 전 대법관의 사법거래 규탄 법률가 시국 농성장에서 법률들이 원인과 해법에 대해 좌담을 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 설치된 양승태 전 대법관의 사법거래 규탄 법률가 시국 농성장에서 법률들이 원인과 해법에 대해 좌담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 전국 법원장들은 7일 긴급 간담회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데 뜻을 모았는데.
"이걸 이야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아직 많은 문건이 비공개 상태거든요. 그러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이나 전교조 재판을 보면 재판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에 합리적 근거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혹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결과를 놓고 거래한 건 아니다'라는 주장일 거예요. 즉 '승소할 걸 패소 시키거나, 패소할 걸 승소 시키는 정도로 재판 결과를 뒤바꾼 결정적 증거는 없지 않으냐'는 측면에서 재판거래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거겠죠. 그건 '재판거래'라는 개념을 좁게 설정해서, 논의의 방향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 비공개 문건이 있잖아요.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저희는 한시바삐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고, 정보공개청구도 했습니다. 특히 민변 같은 경우 '민변 대응전략문건'이라는 문서가 그 중에 있다고 해서 먼저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신청이 기각돼서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사법개혁 이슈는 많은 국민에게 중요한 일인데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일반 시민의 경우 평생 재판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관심을 덜 가질 수도 있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검찰이 어떻게 권력에 충성하여 권한을 남용했는지에 따라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망가졌다는 걸 알 수 있었잖아요. 법원도 마찬가지로 그만큼 우리 삶과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때문에 이는 중요한 의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시민들이 지속적이고 끈질기게 이게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굉장히 구체적이고 복잡한 법리적인 문제들, 법률적 쟁점들이 많기 때문에 이 사안에서 비교적 전문가인 변호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국회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고요. 현재 김명수 대법원장도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마시고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적 조치를 과감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할 거 같은데.
"일단 법관 인사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지금 문제가 돼온 법원 행정처 같은 경우는 판사들이 가급적 근무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법행정에 대한 개혁, 법관 인사에 대한 개혁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재판제도가 국민에게 친근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물론 더 구체적인 방식과 형태에 대해 더 많은 토론과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언급된 판사들 업무 배제해야 한단 주장도 있는데.
"네, 현재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 중에 하나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판사들의 경우 당장 일선 재판 업무부터 배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저희 주요한 요구사항으로 담아서 성명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법률가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정말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요. 이렇게 해서는 도대체 누가 재판과 법을 신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무엇도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이 될까 봐 우려스러워요. 그래서 이번 일에 대해 법률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 책임감만큼 이번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구제 그리고 사법개혁을 통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